'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피라미도 (Pyramido)」
3인플 수회
여름 보드게임콘에서 구입한 게임이고, 지금도 그 구매에 매우 만족하고 있는 게임이고요.
도미노 형태의 타일을 모아서 피라미드를 쌓아가는 게임입니다. 한 층을 완성할 때마다 점수 계산을 하는데, 토큰이 놓여 있는 구역에 있는 아이콘 숫자만큼 점수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 층에서 받은 점수 중 가장 적은 점수를 받은 토큰으로는 점수를 한 번 더 받고요.
다만, 자기 차례에 가져온 타일에 토큰을 놓을 수 있다면 반드시 놓아야 한다는 부분 때문에, 가지고 가면 곤란한 타일을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는 딜레마가 매력인 게임입니다.
(모임 후기에 작성했던 내용을 약간 다듬었습니다.)
타일이 매우 많이 사용되는 4인플을 아직 못해본 것이 아쉽네요.
「오라파 마인 (Orapa Mine)」
출제자는, 가림막 뒤에서 블럭들을 규칙에 맞게 배치합니다. 그 외의 플레이어들은 참가자가 되어, 자기 차례가 될 때마다 특정 지점으로 파장을 쏩니다. 그 파장이 블럭들을 만나서 반사되면서 경로가 바뀌고 파장의 특징(게임에서는 색으로 표현)이 달라집니다. 그렇게 출제자는 참가자가 어떤 지점으로 쏜 파장이 어떤 지점에서 무슨 색으로 나오는지를 답하고, 참가자들은 이 답을 통해서 블럭들의 위치를 추리하게 됩니다.
2인플이면 두 플레이어가 서로 출제자이자 상대편에 대한 참가자가 되어 먼저 맞추기를 경쟁하고요.
기하학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디덕션 게임이라서 이 부분에 대한 호불호는 있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면 휴대성 좋고 훌륭한 디덕션 게임입니다. 생각보다 짧기도 하고요.
다만 가림막 뒤에 규칙 요약 같은 걸 넣을 수 있을 텐데도 안 넣어준 점, 검은 물질을 넣지 않으면 추리가 너무 쉽다는 점은 좀 아쉽네요.
2인플을 아직 못해본 게 아쉽고, 검은 물질을 슬슬 넣어보고 싶네요.
Unlock!: Short Adventures – The Awakening of the Mummy
Unlock!: Short Adventures – Secret Recipes of Yore
게임은 실망스러웠고 저희 어머니는 건강히 잘 계시며 저희 가족은 화목합니다.
「스카이팀 (Sky Team)」
두 플레이어는 한 명이 기장, 한 명이 부기장이 되어 비행기를 안전히 착륙시켜야 합니다. 각자 가림막 뒤에서 주사위를 굴리고, 라운드별로 정해진 플레이어부터 번갈아 주사위를 놓습니다. 매 라운드마다 반드시 놓아야 하는 칸이 있고, 그 외의 칸들도 게임이 끝나기 전까지 달성해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시나리오라 할 수 있는 공항별로 다양한 추가 상황이 존재하고요.
일부 정해진 시간에만 대화가 가능하기에 협력 게임의 재미가 줄어들었다는 의견도 있던데, 저는 그 정해진 시간에 나눈 대화를 실현시키면서 느껴지는 협력 게임의 카타르시스는 충분하다고 보네요.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짧게 한 공항에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끼는 요즘이라 겨울 동안에는 꾸준히 즐길 것 같습니다.
「세티 : 외계 지성체 탐색 (SETI :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3인플 1회
제목 그대로, 외계 지성체를 찾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표현한 게임입니다.
탐사선을 발사하고, 다른 행성으로 보내서 그곳의 궤도나, 행성표면, 혹은 위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킬 수 있습니다. 아니면 우주 전파를 분석하여 데이터를 얻고, 그 데이터를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과학 프로젝트를 묘사하는 카드를 사용하고, 특별한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물론 우주적인 일들을 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그동안 태양계의 행성들은 공전하며 위치가 달라지기에, 탐사선의 이동이나 전파 감지에는 면밀한 계획도 순간적인 대응력도 필요할 거고요.
이 과정에서 외계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게임은 극변하게 됩니다. 게임 시작 시 외계종 둘을 무작위로 정하여 비공개로 게임을 준비하고, 게임중 특정 조건이 만족하면 앞면으로 공개합니다. 이때부터 기본 카드보다 강력한 효과를 가진 외계종 카드가 게임에 포함되고, 외계종마다 조금씩 다른방식으로 게임 규칙에 변화를 줍니다.
자원 운용 면에서는 「잊혀진 유적의 아르낙」의 짧은 라운드 동안 적은 수의 자원을 쥐어짜내서 점수를 내는 느낌을 받았지만, 게임의 복잡도는 아르낙보단 높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점수를 낼 수단의 다양성이나 점수의 단위는 아르낙보다 훨씬 후한 편이라서 「버건디의 성」 등으로 대표되는 포인트 샐러드 장르라는 인상도 같이 받았습니다. (저는 첫플인데 160점 정도가 나왔습니다.)
제가 올해 가장 재밌게 한 게임은 「뉴클리엄」이었는데, 지금은 「SETI」가 제 올해 최고의 게임입니다. 한국어판이 나오면 반드시 구매할 거에요.
p.s.
다른 언어 판본은 게임보드가 영어로 나오는데, 한국어판은 보드도 한국어로 나온다고 합니다. 카드 효과에서 보드의 행성 이름들을 자주 참조하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보네요.
「이베큐에이션 (Evacuation)」
카드 사용하는 2인플 1회
상당히 먼 미래, 기존 행성은 더이상 미래가 없기에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내용을 다룬 게임입니다.
테마에서 알 수 있듯이, 플레이어의 자원이나 건물 등은 구세계에 있는 것과 신세계에 있는 것을 엄격히 구분해야 합니다. 처음에야 구세계에서 많은 생산이 나오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 사람들과 건물들을 신세계로 옮겨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기본 행동으로만 진행되는 게임을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카드의 효과를 사용하는 버전으로 게임을 했습니다. 카드의 앞면 효과를 사용해도 되고, 카드를 뒷면으로 내리면서 개인판에 있는 기본 행동을 해도 됩니다. 「언더워터 시티즈」가 기본행동과 카드행동을 모두 하는 대신 카드가 약했다면, 「이베큐에이션」은 (규칙이 규칙인 만큼) 카드의 효과가 기본 행동과 밸런스가 맞는 느낌이었고요.
게임 규칙서에서도 디자이너가 아닌 퍼블리셔, MTS가 이 규칙을 추천하던데... 저는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은 그래도 기본 규칙으로 플레이하는 게 좋지 않나 싶긴 하네요.
게임은... 숙련도가 낮아서 그런 건지,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가난하고 자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행동을 할 때 드는 에너지가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물론 제가 에너지 부족을 1라운드 후반에야 느껴서 1라운드에는 이미 에너지 생산 관련 투자가 부족하긴 했지만... 에너지 투자를 하더라도 할 수 있는 행동 수가 늘어나거나 자원이 풍족해질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한 번 더 해보고 싶습니다. 뭔가 한 요소를 잘 집중했다기보단 조금씩 어중간하게 플레이했다는 아쉬움이 크네요.
「서퍼사우르스 맥스 (Surfosaurus MAX)」
3인플 2회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면서 카드를 한 장씩 내려놓습니다. 정해진 바퀴가 돌면 플레이어가 내놓은 카드들을 모아서, 그 카드를 통해 만들어지는 가장 강력한 조합을 체크합니다. 그 조합에 자기 카드를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면 카드에 적힌 점수를 받습니다. (경쟁카드가 있으면 반만 받습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가장 강한 조합에 끼기 힘든 대신 점수는 높게 받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수에 따라 플레이하는 카드의 수나 조합에 사용되는 카드 수, 랜덤하게 빠지는 카드 존재 여부 등이 달라져서 다른 인원으로 더 해봐야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다른 사람과 재밌게 상호작용하며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신선한 카드게임을 찾으시는 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우드크래프트 (Woodcraft)」
2인플 1회
약간 비현실적인 테이스트가 섞여 있는 목공예 테마의 게임입니다.
공용 액션 바퀴에서 원하는 액션을 선택하고 그 액션 타일을 다음 쿼터로 옮깁니다. 옮기는 액션 타일의 위치에 따라서 보너스를 받기도 하고요. 이러한 액션을 통해서 나무를 사고팔거나, 심거나, 각종 도구를 구입하거나, 계약을 수주합니다. 그리고 목재와 도구를 활용해서 계약을 달성할 수 있고요.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규칙으로 즐거운 고민들을 선사하는 게임이었습니다. 다양한 자유 행동을 어떻게 조합해서 계약을 달성하리 고민하는 것도 좋았지만, 가장 중요한 메인 액션은 내가 원하는 보너스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보너스를 더 주는 액션으로 플랜을 변경해야 하는가에서 오는 고민이 가장 즐거웠네요.
플레이어 수가 많으면 내 차례가 오기 전에 액션 바퀴의 판도가 크게 변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3인플이나 4인플도 해보고 싶습니다.
MTS에서 나온 이 작가의 게임(「우드크래프트」, 「이베큐에이션」, 「메시나」) 중에서는 만족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MTS 홈페이지에서는 품절이라서 구입할 수 없었던 게 다행인지 불행인지...ㅎㅎ....
「항해 (Sail)」
1회 (시나리오 1)
두 명이서 진행하는 협력 트릭테이킹입니다.
각 트릭마다 두 플레이어가 사용한 카드에 적힌 심볼의 조합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른 일이 일어납니다. 배가 안전히 항해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 과정에서 배가 크라켄에게 파손될 수도 있습니다. 대포를 사용해 크라켄의 공격을 방어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폭풍을 제 때에 벗어나지 못하거나, 배가 너무 많이 공격당하거나, 정해진 시간까지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면 플레이어들은 패배합니다.
'크루' 시리즈의 2인플이 가능은 하지만 너무 쉽고 재미는 약하다고 보는 편인데, 2인 협력 트릭테이킹으로서 준수한 재미와 난이도를 가진 게임이라서 매우 재밌게 했습니다.
시나리오가 다섯 개밖에 없다지만, 플레이어들이 즐기기 좋은 적당한 난이도에 맞게 직접 배치하는 것도 가능해서 이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네요.
「컨실리움 우르비스 (Concilium Urbis)」
기본법안 3인플 1회
라운드마다 플레이어들은 네 장의 타일을 비공개로 받습니다. 이를 2장짜리 더미 두 개로 나누어서, 정해진 방향의 플레이어에게 줍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이 받은 더미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반납합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선택한 두 장과 반납받은 두 장, 합계 네 장을 자신의 도시에 추가합니다.
광산에서는 광물이 나오고, 공장에선 이 광물을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를 모으면 추가 점수가 되는 카드에 투자할 수 있고요.
그 뒤 자신의 도시에 있는 건물에 따라 투표권이라는 자원을 받은 다음, 투표가 진행됩니다. 라운드 시작 시 미리 공개되었던 안건 두 개에 대하여 투표를 하게 되고, 이 안 건은 게임 끝나고 도시에서 받는 점수를 바꾸게 됩니다. 어떤 타일이 점수를 게임 시작 시보다 더 받게 되거나, 덜 받게 되는 거죠.
타일을 나누어서 다른 사람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케이크 자르기 요소, 타일의 배치 관계를 잘 정해야 한다는 타일배치 게임의 재미, 각자 이해관계 대립에서 나오는 투표의 재미를 추구한 거 같은데.....
타일마다 개성이 부족해서 케이크 자르기는 매우 단순한 경우가 많고, 타일의 배치 관계...는 다른 버전을 더 해봐야 알 것 같고, 투표의 경우 개당 2점인 게 개당 3점이 되냐 마냐 같은 수준이라서 분명 중요한데 또 드라마틱까지는 아닌 묘한 느낌이 있습니다.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게임 시작 시 룰을 잘못 인지한 부분이 있어서 다시 한 번 해보고 싶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재밌는 것까진 아니라서 다시 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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