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카르페 디엠」 4인플

 

 

  「카르페 디엠 (Carpe Diem)」

 

  플레이 횟수 : 4인플 1회

 

  자기 차례가 되면 규칙에 따라 자기 말을 이동하여 가져올 수 있는 타일 중 하나를 가져옵니다. 기존 타일과 그림이 이어지게 놓아야 하며, 대다수 타일은 이렇게 이어지게 놓음으로써 건물의 모양을 완성시킬 때 보너스를 제공합니다. 게임판에 있는 타일이 전부 사라지면 라운드가 끝나고 점수 각 플레이어가 점수 카드를 선택한 후 다음 라운드로 넘어갑니다. 4라운드가 끝나면 게임 종료.

 

  게임 중 고를 수 있는 점수 카드는 게임 시작 시 모두 공개되며 모든 플레이어가 함께 사용합니다. 게임 내 요소를 통해 정해지는 턴 순서에 따라, 두 장의 승점 카드의 사이에 디스크를 놓은 후 두 승점 카드 중 조건을 만족한 카드에서는 원하는 횟수 만큼 승점(또는 보너스)을, 달성하지 못한 쪽에서는 감점을 얻습니다. 당연히 누군가 디스크를 놓은 곳에는 디스크를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승점 카드를 고르기 위해 앞 턴을 잡든,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를 예측하고 그에 맞춰 대비를 하든 해야 합니다.

 

  「카르카손」 식 그림 맞추기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긴 하지만, 저택을 제외한 타일은 ㄱ자로 꺾인 게 전혀 없습니다. ㄱ자로 두 가지 종류가 존재하는 것도 없어서, 행방향 건물과 열방향 건물의 배치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따라서 타일을 어느 순서로 가져와 어디에 배치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얼마 안 되는 타일의 선점 문제, 라운드 종료 시 승점 카드의 선택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가 어느 타일/카드를 원하는지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른 플레이어의 상황을 살피지 않더라도 나의 효율만 극대화하면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 게임들과 달리, 「카르페 디엠」은 다른 플레이어의 상황을 살피지 않는다면 제대로된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요소를 다른 플레이어에게 빼앗겼을 때의 디메리트가 큰 게임이니까요. 따라서 게임 시작 시 어떤 승점 카드가 열렸는지 파악해둬야 하는 것도 필수고요.

 

  최근 유로 전략 게임들의 복잡함의 평균이 점점 올라간다고 느끼는 와중에, 복잡하지 않은 규칙을 통해 재미와 적절한 상호작용을 모두 붙잡았다고 하고 싶습니다.

 

  단, 제가 플레이했던 1판의 플레이어 인터페이스는 최악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일반 타일과 특별 타일의 뒷면은 하나하나 비교해야 겨우 구분이 되고, 섞어 놓기라도 하면 구분하다가 몇 개씩 놓치기 딱 좋습니다. 노란 건물과 황토색 건물과 갈색 닭장은 붙여놓으면 구분하기 쉽지만, 보너스 카드 등에서 하나만 등장했을 때는 한 번에 알아보기 힘듭니다. 원으로 하면 충분한 이동경로는 굳이 복잡하게 점이 일곱 개인 별 형태로 꼬아놓아서 각 플레이어의 이동 선택지를 구분하기 어렵게 해놓았습니다. 모두 다 게임의 재미에 직결된 부분인데 인터페이스가 플레이어가 게임에 집중하는 걸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죠.

  2판에서는 이동경로는 원형으로 풀어놓은 건 알고 있는데, 나머지는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개선된 2판이 나오는 이상 1판은 아무리 싸도 절대 돈 주고 사고 싶지 않고 2판이 나오길 기다렸다 구입하려 합니다.

 

 

 

 

 

 

 

(사진 없음)

 

 

  「트릭케리언 (Trickerion)」

 

  플레이 횟수 : 3인 에러플 1회, 2인플 1회

 

 

  자신의 다양한 일꾼을 몇 가지 일터 중 한 곳에 미리 비공개로 할당해둡니다. 모든 플레이어의 할당이 끝나면 할당한 장소를 오픈하고, 시작 플레이어부터 돌아가면서 자신의 일꾼 중 한 명을 할당 장소로 보내, 그 장소가 제공하는 액션을 수행합니다. 액션 수행에는 액션 포인트가 들고, 보내진 일꾼의 종류 및 해당 일터에 도차한 순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액션 포인트가 달라집니다.

  새로운 마술 트릭을 배우고, 트릭에 필요한 도구를 구입하고, 마술쇼 공연 세트리스트에 트릭을 올리고, 마침내 공연이 이루어지면 공연에 따른 보너스를 받게 됩니다. 훌륭한 공연을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한 번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트릭은 공연에 다시 올리기 어렵지 않고 다른 플레이어의 공연에도 내 트릭을 시연할 수 있기 때문에 트릭 준비에 들어간 공 만큼이나 그 보상이 확실합니다.
  저에게는 굉장히 큰 규모의 게임을 만든다는 이미지의 마인드클래시 사의 작품입니다만, 게임의 흐름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용 참조책(참조표가 10여 페이지의 책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도 잘 되어 있어서 게임을 익히는 게 어렵지 않았네요.

 

  일꾼 놓기 시스템은 프로그래밍이 결합되었단 점에서 「던전 로드」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액션을 정하기보단 큰 카테고리를 먼저 정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선택을 확인한 후 그 순서를 조정하는 점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프로그래밍이 주는 계획/서프라이즈의 재미가 있으면서도, 다른 플레이어의 희망사항을 파악해서 내 플레이를 조절하는 재미도 공존하죠. 이러한 단기 계획에 추가로 장기 계획의 재미도 충실합니다. 트릭마다 필요한 마술 도구가 정해져 있기에 내가 현재 준비 중인 트릭만이 아니라 게임 중반, 후반에 사용하려는 트릭도 고려하며 마술 도구를 준비하여 비용이나 액션을 절감할 수 있어요. 트릭은 무려 48종류가 있어서 전부 외우는 건 불가능하고, 대신 개인용 참조책에 모든 트릭 카드가 나와 있어서 게임 내내 참조책 여기저기를 살펴보게 되더군요.

 

  이번 킥스타터의 핵심이었던 '달가드 아카데미'는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습니다만, 기본판에도 여러가지 모듈형 확장이 있습니다.

  '다크 앨리'는 사실상 기본판에 해당하는 확장이긴 합니다만, 특별 할당 카드에 텍스트가 많은 게 고민입니다. 텍스트 덕분에 재미와 전략이 한층 올라갑니다만, 저는 한글화를 정말정말 귀찮아해서, 이걸 한글화를 해야 하나, 그냥 참조표 하나 만들고 말아야 하나 고민이에요. 영어를 잘 하는 분들과만 게임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평소에 언어 요소가 있는 외국어판 게임은 최대한 피해왔는데ㅠㅠ

  '다크 앨리' 확장의 일부인 '예언'의 경우에는 저는 불호가 강합니다. 예언이 가져오는 게임의 변화가 과해요.

  '마법사의 결투' 확장은 2인플 시 각 장소에 가려지는 칸을 무작위로 정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다양성은 확보됩니다만, '다음 라운드에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부분 때문에 오히려 장기 계획을 망치는 경우가 있어서 2인플이라 해도 굳이 적용해야 햐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아직 적용해보지 못한 확장도 있고, 확장이 없더라도 게임 자체가 깊이 있는 전략 게임인 만큼 어서 또 해보고 싶네요.

 

  p.s.

  유로 전략 게임의 시스템이 주는 재미를 좋아해서 게임을 평할 때 테마는 가중치를 매우 낮게 잡는 편입니다만, 「트릭케리언」은 수려한 일러스트와 테마에 어울리면서도 완성도 높은 게임 시스템 덕분에 오랜만에 테마에서 느끼는 흥미도 큰 작품이었습니다.

 

 

 

 

 

「서카디안 : 퍼스트 라이트」 4인플
「서카디안 : 퍼스트 라이트」 4인플

 

 

  「서카디안 : 퍼스트 라이트 (Circadians : First Light)」

 

 

  4인플 1회

 

 

  라운드 시작 시 각자 가진 일꾼 주사위를 굴립니다. 그리고 가림막 뒤에서 일꾼 주사위를 차고와 농장에 나누어 배치합니다. 농장에 배치한 일꾼은 따로 일꾼놓기 없이 라운드 종료 시 자원을 생산합니다. 차고에 배치한 일꾼은 가림막을 치운 후 일꾼 놓기 방식으로 시작 플레이어부터 돌아가면서 하나씩 각 일터에 배치하여 액션을 하게 됩니다. 대다수 일터는 라운드 끝날 때 일꾼 주사위가 돌아오지만, 승점과 관련된 '외교' 액션이나 '아이템 만들기' 액션의 경우 주사위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8라운드를 진행하면 게임 종료.

 

  차고에 주사위 눈금 보정 타일 놓기, 농장 늘리기, 일꾼 늘리기, 자원 교환하기, 고급 자원인 보석 캐기, 라운드 종료 시 자원을 받게 해주는 수확기 옮기기 등, 다른 일꾼 놓기에서도 볼 수 있는 액션도 많습니다만, 「서카디안」만의 특이하다고 생각한 액션은 아이템 설치, 외교, 헤드쿼터의 세 가지였습니다.

 

  아이템 설치 액션은 주사위가 돌아오지 않는 액션이기 때문에, 게임이 끝날 때까지 주사위가 액션 칸을 막고 있습니다. 따라서 게임 전체에서 선택될 수 있는 횟수 제한이 있으므로, 보너스 능력을 주는 아이템만이 아니라 게임 종료 시 승점을 주는 카드도 미리 미리 깔아둬야 합니다. 인원수에 따라 칸 수가 변경되는데, 4인플 시 게임 후반에 칸 경쟁이 심화되면서 순식간에 꽉 차더군요. 추가 승점 카드라고 해서 미루다가는 내려놓지 못하는 경우가 쉽게 생길 것 같습니다. 카드를 내려놓을 때 기본적으로 받는 보너스도 있는 만큼, 다음에는 승점 아이템 카드도 많이 설치하는 플레이를 하고 싶었네요.

 

  외교 액션은 많은 양의 자원을 내고 게임 종료 시 승점을 받는 칸입니다. 외교 액션에 사용한 주사위 값이 뭐냐에 따라 보너스와 페널티를 받게 되는데, 외교 액션 칸 수 / 보너스 / 페널티의 총량이 정해져 있고 페널티는 늦게 가거나 주사위 눈이 높을 때 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일찍 가거나, 주사위 눈이 작은 걸 하는 쪽이 좋죠. 주사위가 고정되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보너스도 받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리기보단 승점이라는 실리를 챙기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헤드쿼터 액션은 당장은 약간의 물 또는 아이템 카드 뽑기 정도밖에 혜택이 없지만, 대신 한 라운드 동안 일꾼이 거기 있다가 다음 라운드 일하기 단계 때 시작 플레이어의 일꾼 주사위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다음 라운드 턴 순서가 불리하더라도 이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시작 플레이어 견제도 가능하죠.

 

  이런 재밌는 요소들이 잘 어울려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즐겼습니다. 눈금 조정이 다른 주사위 게임에 비하면 어려운 편인데, 이 부분은 주사위 눈이 높을 때 좋은 것과 낮을 때 좋은 것이 섞여 있는 인상이라서 저는 불편함까진 느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불호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라 봅니다.)

  정말 재밌게 즐겼지만 아직 한 번밖에 안 해봐서 분석보다는 설명 위주의 글이 된 게 좀 아쉽네요. ㅎㅎ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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