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크베들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 : 허브 마녀 (The Quacks of Quedlinburg: The Herb Witches)」

-2인플 위주 수회플

 

 

  (검정 포함) 기존 재료의 5, 6권 추가, 새로운 재료인 홍성목 추가, 게임 중 단 한 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허브 마녀가 추가된 확장입니다.

 

  기존 재료의 5, 6권이 추가된 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단 점에서 환영할만한 컨텐츠 추가입니다. 가치 6짜리 호박이 생긴 것도 맘에 들고요. 무엇보다 좋은 건 성능이 고정이었던 검정 재료도 새로운 효과가 두 개 추가되었다는 점이겠네요.

 

  홍성목은 효과가 두 종류밖에 없고, 둘 다 고정된 가치가 아닌 게임 상황에 따라 변화되는 가치를 지닌 재료입니다.

 

  허브 마녀는 항상 세 명이 등장하며, 플레이어들은 각 마녀에게 게임 중 단 한 번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 시작할 때 모두 공개되므로 허브 마녀의 보너스를 극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을 노림으로써 기본판보다 점수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저는 허브 마녀를 추가한 뒤로는 개인판의 앞면은 솥이 너무 짧다고 느껴져서, 뒷면을 사용하고 물방울을 솥보다는 트랙에 사용하는 걸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도 솥을 다 돌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확장에서 새롭게 추가된 요소들은 대부분 기존 게임을 복잡하게 합니다. 그래서 기존판의 간단함이 좋았던 분에게는 번잡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게임에 거부감이 없으면서 기본판도 재밌게 즐기신 분이라면 더욱 풍부해진 전략적 선택지에 크게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겟 패킹 (Get Packing)」

- 1회플

 

 

  여행을 가기 위해서 짐을 싼다는 컨셉의 퍼즐 게임입니다.

 

  가방은 퍼즐이 2층으로 들어갈 정도의 깊이이며 몇몇 퍼즐 조각은 2층 높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입체감을 살리는 퍼즐보다는 칠교놀이형 퍼즐에 가깝습니다. 컨셉은 좋았으나 퍼즐의 새로운 면은 부족해서 기대한 것에 비해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브라질 : 임페리얼 (Brazil : Imperial)」

-4인플 1회

 

 

  진행방식이 많이 간단해진 4X 게임입니다. 문명 장르의 게임이지만,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은 「사이드」와 비슷합니다. 몇 가지 액션을 돌아가면서 선택하고, 해당 액션에는 부가액션이 달려 있고 이를 강화할 수도 있죠.

 

  플레이 타임이 긴 것에 비하면 게임의 진행방식은 간단합니다. 기억해야 하는 규칙도 많지 않고요.   한국어 4X 게임이 선택지가 넓지 않은데, 어렵지 않으면서도 4X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플레이는 해볼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번뿐인 부족한 경험이고, 액션의 선택과 조합도 중요하지만, 운과 정치도 상당히 중요한 게임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취향 문제로 구입하지 않기로 정한 게임이네요.

 

 

 

 

 

「마라카이보 (Maracaibo)」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등으로 유명한 Alexander Pfister의 전략 게임입니다. 플레이어의 배가 항로를 따라서 여러 지역을 방문하고 방문한 지역에서 액션을 수행합니다. 자신의 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돈과 점수를 얻기도 하고, 열강 세력과 협력하여 우호도를 쌓기도 하고, 카드를 내려놓아 생산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액션을 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항로를 한 바퀴 돌면 한 라운드를 마무리하게 되고, 네 라운드를 플레이한 뒤 점수가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재밌을만한 요소는 이것저것 섞여 있습니다. 다양한 액션, 다양한 업그레이드, 카드를 통한 태블루 빌딩, 열강과의 선호도를 통한 영향력 요소. 이 요소들 중 어느 하나가 특별히 뒤쳐지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고요. 랜덤하게 정해지는 도시 액션의 효과, 다른 플레이어의 항해 속도에 따른 흐름의 변화를 읽는 것도 재밌고요.

 

  게임에 변화를 주어 색다름을 느끼게 하는 유인요소도 풍부합니다. 일반 게임의 세팅을 설명하는 카드가 세 종류가 있고, 만약 보다 점진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캠페인 모드도 존재합니다. 캠페인 모드는 레거시 게임처럼 회복불가능한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어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요소를 포함하여 게임판이 점차 변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카드는 그 수가 매우 많습니다. 게임에 반드시 포함되는 기본 카드가 있고, 일부가 랜덤하게 기본 카드에 섞여 들어가는 추가 카드가 (매우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두세 게임만으로는 모든 카드를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카드의 효과는 대부분은 간단한 편이고, 이름이 같고 효과는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 같은 계통인 카드가 여러 장 있는 게 다수입니다. 「테라포밍 마스」처럼 엄청나게 다양한 카드가 있거나 「아컴 호러 : 카드게임」의 조우 카드처럼 카드 덱의 흐름/테마를 읽는 재미까지 주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이건 비교대상이 카드가 게임의 중심이고 압도적인 경우일 뿐, 「마라카이보」도 절대 부족하지 않을 만큼 다양한 카드를 제공합니다. 카드가 다양해야 하고 덱이 고정되지 않은(혹은 거의 그 수준으로 카드가 많은) 쪽에 흥미를 느끼는 분에게는 충분히 합격점이 되리라 봅니다.

 

  열강의 큐브 개수 관련 인터페이스는 매우 아쉽습니다. 게임 중 세 열강의 큐브가 게임판에 몇 개나 올라가 있는지, 누가 많고 누가 적은지 확인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때그때 게임판 곳곳에 있는 3색의 큐브 개수를 세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공급처에 남은 큐브 수를 비교하기에는, 공급처를 떠난 큐브가 게임보드에서도 떠나는 경우가 있고요. 플레이어가 많을 수록 게임 중 더 자주 발생하는 일인데 인터페이스가 불편한 게 제가 느낀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이네요.

 

  객관적인 단점이라기보단 취향에 따라 큰 단점이 될 요소가 하나 있긴 합니다. 게임 중 얻게 되는 점수 중 열강과의 우호도를 통해 얻는 점수가 다른 점수와 비교하여 매우 크다는 겁니다. 그래서 열강 세력에 관련된 액션들의 중요도가 높고, 거기에 어떤 점수 요소를 덧붙이느냐가 전략의 주가 됩니다. 이처럼 주요소가 정해져 있고 다른 건 부요소가 되는 모양새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Alexander Pfister의 게임, 더 나아가 복잡한 유로 전략 게임을 좋아한다면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아컴 호러 카드게임 : Edge of the Earth Campaign Expansion」

-2조사자 보통 난이도 1회

 

*중요한 스포일러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주 사소한 정보도 모르고 싶은 분은 주의해주세요.

 

 

 

  소설 「광기의 산맥」을 매우 좋아해서 남극을 배경으로 한 이번 캠페인은 기대가 컸고, 결과적으로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 캠페인입니다.

 

  한 번에 캠페인이 모두 발매되는 걸 이용하여 기존 캠페인과는 구성이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캠페인 성취도 및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4~10 시나리오를 진행하게 됩니다. 아예 플레이하는 시나리오가 달라지는 갈래길이 있는 구조는 아니고, 선형적인 시나리오 중 일부 시나리오를 생략하고 넘어가거나, 메인 스토리에서 살짝 벗어난 독립 시나리오 비슷한 느낌의 시나리오가 메인 스토리 사이사이에 껴들어가는 형식입니다.

  저는 시나리오 분기에 따라 아예 플레이하지 못하는 시나리오가 생기는 식을 기대했기에 좀 아쉬운 방식이었지만, 기대와 달랐을 뿐 기존에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식이랑 비슷한 느낌이 들기에 점진적으로 여러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난이도는 매우 쉬웠습니다. 아무래도 극단적으로 짧으면 4시나리오만에 게임이 끝나다보니 후반부 난이도를 약간 낮게 잡은 것 같아요. 그리고 스토리상 함께하는 탐사대원들이 성능도 좋고 시작할 때부터 플레이 영역에 들어온 상태로 시작해서 자기 덱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탐사대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난이도 하락에 큰 도움을 주고요.

  캠페인이 전반적으로 경험치가 적은 편 아닌데 시나리오 수도 많다보니 업그레이드도 꽤 많이 할 수 있었네요. 특히 제 경우 두 조사자 모두 '카론의 은화'와 '불가사의한 연구'를 채용했더니 게임이 끝날 땐 두 조사자 모두 엄청난 경험치가...

 

  이러한 낮은 난이도 및 유저 친화적인 요소 때문에 해외 유튜버 중에서는 "'던위치의 유산'이 아닌 캠페인 중 초보자가 처음 플레이하기에 가장 좋은 캠페인을 하나 고르라면 이걸 고르겠다."는 의견이 있던데 저도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난이도가 '던위치의 유산'과 비슷하거나 '던위치의 유산'보다 어렵고 '카르코사로 가는 길'보다 쉽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캠페인의 고유한 기믹인 추위 토큰은 게임 중 여러 가지 상황에서 늘어나거나 줄어들게 됩니다. 규칙만 봤을 때는 매우 불쾌한 시스템일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토큰을 처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고  냉기 토큰을 연속 두 개 뽑아서 실패하는 일도 생각보다 적었네요.

 

  덱에 들어갔다가 한 번 뽑혀서 폭로 효과를 적용하고 나면 덱에서 사라지는 테켈리-리 시스템도 재밌었습니다. 이 테켈리-리를 활용하는 조우들도 흥미로웠고요.

  랜덤하게 뽑아야 하는 캠페인 고유 카드가 조사자 덱에 출입하는 일도 잦아서, 덱은 각자 짜오고 캠페인은 공동 소유로 진행하는 분들은 좀 불편해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스포일러는 할 수 없지만, 마지막 시나리오의 기믹? 연출?은 지금까지 플레이한 마지막 시나리오 중 가장 좋았네요.

 

 

  스토리는... 영어로 플레이하느라 100퍼센트 이해하진 못했지만, 생존이 막막한 남극의 분위기가 잘 느껴지는 건 확실했네요. 스토리의 풍미는 '잊힌 시대'와 비슷합니다. (물론 시스템은 이쪽이 훨씬 낫습니다.)

  텍스트는 정말정말 많습니다. 탐사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의 수가 정말 많고, 영어라서 읽는 데 오래 걸렸다고 해도, 일단 기존의 다른 캠페인보다 양이 훨씬 많은 건 확실해요.

 

 

  정말 만족도가 높았던 시나리오여서 어서 한국어판으로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제가 느낀 캠페인별 만족도를 높은 것부터 낮은 것 순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카르코사로 가는 길 = Edge of the Earth

끝맺지 못한 의식

(모 시나리오를 제거한) 잊힌 시대

던위치의 유산

(모 시나리오를 포함한) 잊힌 시대

광신도의 밤

 

 

 

 

 

 

「아컴 호러 카드게임 : The Curse of Rougarou)」

-2조사자 보통 난이도 1회

 

 

  'Edge of the Earth' 캠페인을 끝낸 후 마치 독립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것처럼 토큰 풀을 조정하여 플레이하였습니다.

 

   독립 시나리오 모드에서는 숫자 토큰이 -6까지 들어가는 걸 보고 난이도가 높은 시나리오라 생각하고 (남극에서 살아돌아온 조사자, 라는 느낌도 줄 겸) 캠페인을 끝낸 조사자를 데리고 갔습니다. 근데 토큰만 화려하니, 조우 카드나 시나리오 구성은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조사자 덱이 경험치가 빵빵고 강력하다보니 굉장히 싱겁게 끝났습니다.

 

  카드 퀄리티는 알고서 산 거니까 불만은 없지만, 컨텐츠 구성면에서도 아쉬움이 큰 시나리오네요. '엑셀시어 호텔 살인사건'이 괜히 최고의 독립 시나리오라 평가받는 게 아님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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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붉은 대성당 (The Red Cathedral)」

 

  주사위 + 론델(정해진 순서로 나열된 액션 트랙을 일정 칸 전진하여 액션을 고르는 방식)을 이용하여 자원 수집을 포함한 간단한 액션들을 하고, 이렇게 모은 자원을 성당 건설에 투입하여 승점을 버는 전략 게임입니다.

  「붉은 대성당」의 핵심이 되는 자원수집+배달 시스템은 매우 단순한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전략게임 수작이 된 것은 게임의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규칙이 아주 중요한 양념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자원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한 곳에 주사위가 많아지면 그만큼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내 다음 사람이 큰 이득을 보는 상황을 피하고 싶기도 하죠. 그러나 이 게임은 자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에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뒷 사람의 창고가 많이 찼다면 그걸 역이용하여 거리낌 없이 액션을 할 수 있고, 이게 플레이어 운신의 폭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 게임에서 승점이라 할 수 있는 요소는 십자가와 독수리 두 가지가 있습니다. 독수리가 십자가보다 더 상위이긴 한데, 그 간격이 유동적입니다. 초반에는 십자가를 많이 모아야 1독수리가 모이지만, 나중에는 점점 더 적은 십자가로도 독수리가 모이기 시작합니다. 즉, 게임 초반에는 독수리를 직접 받는 것의 효과가 더 강력해지고, 후반에는 십자가를 받는 효과가 초반보다 당력해집니다. 이 차이를 읽어내고 액션을 계획하는 순간부터 액면가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액션을 분석하게 되는 재미가 생깁니다.

 

  이 게임의 시스템 디자인 마감이 어느 부분이든 매우 뛰어납니다만, 저는 위 두 가지 요소가 이 게임을 뛰어난 게임으로 만든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전략게임 입문작'으로는 「노틀담」을 추천해왔는데, 이제는 「붉은 대성당」을 추천할 것 같습니다.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 (Lost Ruins of Arnak)」

 

*새의 길만 수회 플레이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은 요 1~2년 동안 나온 게임 중 가장 눈에 띄는 속도로 BGG 순위가 오르고 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물론 BGG 순위가 모든 게이머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만, 제가 해본 상위권 게임들은 그런 좋은 평가를 받을 이유는 항상 있어왔고,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이건 심지어 제 취향에 맞기까지 하네요.

 

  행동을 하고, 보상을 받는다는 아주 작은 재미들이 한 라운드 안에서도 매우 많이 축적되고, 이 보상을 다시 새로운 행동의 원동력으로 사용하기를 반복하죠. 솔직히 말해서 이 시스템들이 엄청나게 새로운 건 아니지만, 그것을 얼마나 맛깔나게 버무렸느냐의 관점에서 이 게임은 뛰어납니다.

 

  그래서 솔직히 여기에 뭔가 쓸 글은 별로 없습니다만... 이 게임에서 느낀 재미나 추천도는 오늘 게시물에서 가장 높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팬 암 (Pan Am)」

 

*3인플 1회

 

 

  플레이어들은 국제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를 다루어 노선 권리와 비행기를 확보하고 비행기를 노선에 배치하여 돈을 법니다. 이 과정에서 괴물 같은 초대형 항공사인 팬 암에 노선을 팔거나 주식을 구매하면서 최종적으로 (아마도 팬 암의?) 많은 주식을 모으는 게 목적입니다.

 

  게임의 체급은 딱 가족 전략 수준입니다. 물론 경우의 수나 돈 계산을 하지 않고서는 진행이 불가능한 게임이라 엄청 쉬운 게임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벤트나 주사위가 제공하는 무작위의 폭이 상당히 커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액션을 조율하는 전략의 재미까지 맛보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처음 1~2라운드는 매우 재밌어서 '어, 살까?'했다가, 게임이 끝날 즈음에는 '아, 내 구매 취향엔 안 맞는 게임이네.'하고 깨닫고 지갑을 닫은 게임이었네요.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엑셀시어 호텔 살인사건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Murder at the Excelsior Hotel)」

 

*독립 시나리오 2조사자 1회 클리어

 

  롤랜드 뱅크스 + 조 다이아몬드의 컨셉 조합에 독립 시나리오 모드로 해봤는데 그럭저럭 만족스러웠습니다. 초플이라서 '조금 찝찝하지만 설마 이게 문제가 되겠어...'라고 생각한 게 정확히 문제가 되어서 제가 원하던 결말은 보지 못했지만요ㅎㅎ

 

  게임의 시나리오는 선형적이지만, 후반부가 크게 달라지는 랜덤요소가 10가지가 준비되어 있고, 여기에서 (저를 입구컷 시킨)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변화도 있어서, 다시 플레이할 가치는 매우 높다고 느껴지네요.

 

  난이도는 높지 않습니다. 저는 19경험치 덱으로 플레이했는데 시나리오 난이도에 비해 덱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물론 롤랜드와 조의 고유 약점은 독립 시나리오에서는 아예 무시할 수 있다는 점도 있겠지만요.) 다음에 다시 한다면 9경험치 덱으로 하거나 캠페인 두 번째 시나리오가 끝난 직후 쯤에 플레이할 것 같습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끝맺지 못한 의식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The Circle Undone)」

 

*캠페인 2조사자 1회 클리어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확장이었습니다.

 

  바로 직전 캠페인인 「잊힌 시대」는 눈 앞의 상대가 빠른 잽을 계속해서 날리는데 그 잽이 아프기까지 해서 힘든 캠페인이었다면, 「끝맺지 못한 의식」은 무거운 뻘밭을 끝없이 걸어가다보니 점점 지쳐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어판이 나온 앞서 세 개의 캠페인은 '인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압도적인 공포와 이해 불가능한 현실'이라는 코즈믹 호러 치고는 그래도 (시스템적으로든 스토리적으로든) 적을 상대하거나 상황을 해소하거나 할 수 있었지만, 이번 캠페인은 (적어도 스토리적으로는) 무력함을 훨씬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무기력함이 싫어서 불호를 말하는 사례도 해외 평가에서 몇 번 봤는데, 저는 이 테이스트가 아주 입맛에 맞아서 좋았네요.

 

  현재 한국어판 캠페인의 제 선호도는 이렇습니다.

 

  카르코사로 가는 길 > 끝맺지 못한 의식 > (특정 시나리오를 제거한) 잊힌 시대 > 던위치의 유산 > (특정 시나리오를 포함한) 잊힌 시대 >= 광신도의 밤(=기본판)

 

 

 

 

 

「윙스팬 : 오세아니아 (Wingspan : Oceania)」

 

  최근 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 「윙스팬」 앱이고 오프라인에서는 풀확장 윙스팬을 자주 하게 되어서 의도치 않게 많은 비교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고민해본 결과 저는 오세아니아 확장이 유럽 확장보다 더 만족스럽습니다.

 

  오세아니아 확장에서 새롭게 추가된 카드가 가져온 변화도 물론 즐겁습니다만, 당밀의 추가와 개인판의 변화가 더 큰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윙스팬에서 현금성인 자원은 먹이/알/카드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는 게임이 진행되는 도중, 특히 초반에는 많을수록 좋죠. 그런데 기존 개인판 액션은 서식지에 놓인 새 카드 수가 비슷할 때 알 낳기는 할만한데 먹이 얻기나 카드 뽑기는 액션이 약하단 느낌이 강했습니다. 게임 초반을 중심으로 볼 경우 그 원인은 대략 세 가지입니다.

 

- (서식지 0~1장, 자원 지불하여 받는 보너스 제외) 먹이나 카드는 1개만 얻지만, 알은 2개 얻음

- 카드는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고, 먹이는 2~3개 내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알은 초반에는 1개만 지불해도 충분함

- (기본판에서는) 라운드 종료 보너스가 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음

 

  그래서 초반에 추가 먹이나 추가 카드를 주는 카드가 없다면 쉽지 않은 초반부를 경험하게 되어서 경험의 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세아니아에서 바뀐 액션은 (서식지 1카드, 자원 지불 보너스 제외 기준) 먹이 2개, 카드 2개, 알 2개로 일정합니다. 때문에 굳이 먹이/카드 관련 카드가 아니더라도 숲/물가에 아무 새 카드나 하나 내려놓고나면 해당 액션이 충분히 강력해지죠. 이 덕분에 초반 흐름이 막히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고 보다 다양한 새 카드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먹이와 카드 액션은 버프되고 알 낳기는 너프되었다고 볼 수 있어서 후반부에 알 낳기 액션이 다른 액션보다 무조건 좋지만은 않은 플레이도 자주 일어나고요.)

 

 

 

  당밀은 거의 와일드에 가까운 자원으로, 먹이 자원을 요구하는 거의 모든 경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정 자원을 요구하는 새 카드 효과에는 쓸 수 없고 라운드 끝나면 버려지는 정도?

  또, 이렇게 사용한 당밀은 당밀을 사용한 서식지에 쌓아놓게 되고, 게임 끝날 때 각 서식지에서 사용한 당밀이 많은 사람에겐 점수를 줍니다.

 

  이처럼 당밀은 다른 자원보다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 만큼, 먹이 얻기 행동이 가지는 위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내가 가져가려던 먹이를 저 사람이 먼저 가져갔어!'라는 상황이 내가 원하는 먹이를 바로 가져오기 힘들다는 약간의 불편함을 줬을 뿐, '이제 쟤가 나보다 유리해!'를 만들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누가 먹이통 재굴림의 기회를 가져가느냐, 그 결과 당밀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먹이 얻기 행동이 언제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게임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쉽게 말해, 그동안에는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이 거의 안 이루어지던 먹이 얻기 행동도, 이제 경쟁의 링 위에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벽게임'이라는 평가가 줄어들게 되는 거죠.

 

 

  저는 기존 「윙스팬」도 좋은 게임이라고 평가하지만, 오세아니아에서 개선된 요소가 매우 마음에 들어서 오세아니아 확장은 매우 중요한 게임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필구 확장? 그 정도는 아닙니다. 「윙스팬」을 처음 하는 사람이 반드시 사야 하는 확장은 아니에요. 기본판으로도 이미 좋은 게임이니까요. 하지만 「윙스팬」이 익숙해졌을 때 분위기를 바꾸고 향상시키기 위해 유럽과 오세아니아 중 하나만 고른다면 오세아니아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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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레거시/스토리 게임은 스포일러가 없고, 약한 스포일러 요소는 가림 처리해두었습니다.

 

 

 

 

 

 

「마이 시티 (My City) (2020)」

- 전체 캠페인 플레이 완료 (4인플)

 

  6월에 끝냈는데 바빠서 리뷰 쓰기를 미루다 보니, 거리두기 강화로 게임하기 힘들어지면서 의욕 감퇴로 더 미루다가, 결국 간단 리뷰로 적당히 마무리 짓게 되네요.

  경쟁 레거시 게임은 「차터스톤」, 「퀸즈데일의 부흥」, 「마이 시티」의 세 개를 해봤는데, 「마이 시티」가 가장 좋았습니다. 협력을 포함하면 여기에 「팬데믹 레거시」 시즌 0, 1, 2가 추가되는데, 이중에서도 공동 1등 정도?

 

이하 간접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한 평가가 있습니다.

 

 

 

 

 

 

 

 

 

 

 

 

 

  폴리오미노 놓기 게임을 기본적으로 좋아하여 가산점을 주기도 했지만, 가장 좋은 건 이 게임이 레거시의 핵심인 '룰의 개변'을 다루는 방식이었습니다.

 

  「팬데믹 레거시」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이나 게임 중 신경 써야 하는 요소 및 목표가 늘어나면서, 캠페인의 후반부로 갈수록 한 판 한 판이 매우 무겁게 느껴지는 걸 단점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전체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학습 곡선 자체는 가파르지 않긴 합니다.)

  그러나 「마이 시티」는 한 번 들어온 룰이 반드시 게임 끝날 때까지 함께하지는 않습니다. 룰의 삭제와 추가가 모두 이루어짐으로써 게임에 지속적인 변화를 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한 게임 한 게임이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것을 방지하였습니다.

 

 

  초기 구매자들은 코리아 보드게임즈의 실수(1챕터에 추가되는 룰A의 오역, 2챕터에 추가되는 요소 B가 1챕터에서 추가된 요소 C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이 미흡)로 캠페인 초기의 경험이 온전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저희 팀 요원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외모와 능력을 가졌던 요원의 초상화입니다.

「팬데믹 레거시 시즌 0 (Pandemic Legacy Season 0) (2020)」

- 전체 캠페인 플레이 완료 (3인플)

 

  얘도 6월에 끝냈는데 이제야 글을 쓰네요.

 

  스포 없이 적자면.... 위장 신분을 이용하여 게임 중에도 직업을 바꾸는 듯한 효과가 생기는 건 좋았습니다. 하지만 팬레 시리즈 중에서 처음으로 마지막 달을 실패로 끝내서 아쉬움도 가장 큰 팬레였습니다. 다만, 마지막 달의 성공/실패 여부와는 별개로, 게임에서 느낀 재미나 만족도 자체는 팬레 1, 2보다는 약간 부족했습니다. 아무래도 레거시 캠페인을 하는 동안 룰이 누적되고 복잡해지면서 피로도가 오는데, 비슷한 시기에 캠페인을 끝낸  「마이 시티」는 레거시 시스템임에도 너무 무겁지 않고 산뜻한 편이라 더 비교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서카디안 : 퍼스트 라이트 (Circadians : First Light) (2019)」

-다인플 수회

 

  한참 전에 킥스타터에서 받은 게임이고 플레이도 몇 번 했는데 간단 리뷰는 쓴 적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주사위를 이용한 일꾼 놓기 게임입니다. 라운드 시작 시 주사위를 굴리고, 주사위가 일터로 나갈 순서를 미리 정해야만 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준비되면 가림막을 열고 일꾼 배치 및 액션을 시작합니다. 주사위 눈이 높아야 좋은 액션과 주사위 눈이 모두 평등한 액션이 섞여 있고, 라운드 끝날 때 일꾼(=주사위)이 돌아오는 액션이 많지만 점수를 내는 액션은 일꾼이 돌아오지 않는 점이 재밌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플레이어의 주사위 눈을 몰라서 일꾼 놓기 계획을 잡는 부분이 너무 무작위적이지 않을까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본부HQ'라는 일터에 자기 주사위를 놓으면 돈 역할을 하는 자원 또는 점수 획득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아주 약간 받고, 그 주사위가 그대로 게임판에 남아 있다가 다음 라운드에 시작 플레이어의 주사위보다 먼저 일을 하러 갈 수 있습니다. 이걸 전략적으로 이용하면 필요한 일을 계획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또 계획 단계 때도 본부에 있는 주사위가 가장 먼저 고려되기 때문에 일꾼(주사위) 준비가 완전히 무작위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주사위 운이 전혀 영향이 없는 건 아니라서, 엄청나게 진지한 자세로 즐기는 게임은 아니지만요.)

 

  전반적으로 최근의 일꾼 놓기 게임들과 다른 경향성을 가진 게임이지만(예를 들어, 자신의 주사위를 보정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는 점?) 그것들이 그저 독특함으로 끝나지 않고 게임의 전반적인 재미의 방향에 잘 어울려서 무척 좋아합니다. 박스는 작지만(「서쪽 왕국의 성기사」와 같은 크기입니다.) 100분 정도 알차게 즐기기 좋아요.

 

 

 

 

 

 

「정령섬 : 가지와 발톱 (Spirit Island : Branch and Claw) (2017)」

- 1인플 십여 회

 

 

  협력 게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고, 1인플이 가능한 게임 중에서도 탑이라고 생각하는 게임이고, 지금도 1인플을 매우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만, '가지와 발톱' 확장은 완벽하게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점령/건설/탐험을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토큰들이 생긴 건 마음에 듭니다. 눈앞에 닥친 위험요소를 급하게 해결하기보단 미래에 다가올 위험요소를 미리 방어한다는 컨셉은 기존 「정령섬」의 재미와 일치하니까요.

 

  하지만 이벤트 시스템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기본판 정령섬에서 운이 작용하는 요소는 능력 카드 획득, 공포 카드, 오염된 섬, 탐험 정도였습니다. 운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게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운이 엄청 크게 작용하는 것도 아니었죠. 하지만 이번에 추가된 이벤트 카드는 제가 원하는 것보다 더 폭넓은 무작위 요소로 느껴졌습니다. 이벤트 카드 덕분에 기본판보다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 건 맞지만, 그 다양함이 꼭 재밌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이벤트 없이 하는 룰도 찾아보았지만 깔끔하게 느껴지진 않았고요.

 

  게임의 높은 완성도에 흠이 갈만한 단점은 아니고 사소한 취향 차이 수준의 요소이지만, 코로나 시국에 가장 많이 돌린 게임 중 하나라서 좀 아쉬운 맘 투덜거려봤습니다.

 

 

 

「하드리아누스 장벽 (Hadrian's Wall) (2021)」

- 1인플 수회, 2인플 2회

 

 

  짧게 요약하면, 엄청나게 거대한 규모의 「영리한 여우 (Ganz Schön Clever)」입니다. 자원으로 칸을 채워서 벌어들이는 콤보에서 재미를 느끼고, 다른 플레이어와의 인터액션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란 점에서요.

 

  여기저기서 자원을 끌어모아 아슬아슬하게 원하는 바를 이룰 때의 재미가 아주 큰 규모로 펼쳐집니다. 위에서 언급한 「영리한 여우」나, 「버건디의 성」 같이 작은 액션이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의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이 게임도 좋아하실 겁니다.

 

  대신 여러분이 알고 계신 그 어떤 게임보다 인터액션이 더 적은 것은 명백한 불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인플이 1인플보다 더 유리하거나 유의미한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게 1인플과 재미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가진 않습니다. 「Encore! (독어명 Noch Mal!)」이나 「크베들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가 「하드리아누스 장벽」보다 훨씬 더 인터액션이 활발한 게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p.s.

  이 게임은 '롤 앤 라이트'나 '드로우 앤 라이트'와는 거리가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카드 드로우의 형식을 취하긴 하지만) 일정 폭 안에서 무작위로 받게 되는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소모하여 다시 자원을 벌어들이고 점수를 높여갈지 결정하는 유로 게임의 감각이 강하죠. '드로우 앤 라이트'와 아예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드로우 앤 라이트'의 정의 및 거기서 기대하는 요소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것도 아닌 중간지대?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잊힌 시대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The Forgotten Age) (2018)」

- 1회클 (1조사자 1인플, 쉬움)

 

 

  스토리의 흥미로움, 몰입감, 풍부함, 각 시나리오가 주는 긴장감은 최고였습니다만, 딱 한 시나리오가 매우 큰 불만입니다. 이러한 시나리오형 게임에서 독특한 변화를 주는 것은 좋습니다만, 그 변화의 폭이 지나치게 커서 특정 아키타입의 덱은 아예 대응이 불가능하고, 시나리오 실패 시의 페널티도 지나치게 큽니다. 3~4인플을 주로 하신다면 힘이 약해지는 조사자가 있어도 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저처럼 1~2조사자 플레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단점이 너무 큰 캠페인. 그래서 제 평가는 '던위치의 유산'이나 '카르코사로 가는 길'보다 아래입니다. ('광신도의 밤'보다 조금 나은 정도...?)

 

 

 

 

 

「인더스트리아 (Furnace) (2021)」

- 2인플 기본룰 1회

 

  경매를 통해 카드를 가져가고, 카드를 통해 자원의 변환 및 소모(+득점)이 이루어지는 게임입니다. 다만 경매는 입찰 선언이 아니라 「태양신 라」처럼 입찰 기회가 한정된 방식이고, 유찰되더라도 입찰 디스크를 돌려받지 못하는 대신 자신이 입찰한 카드가 제공하는 보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낙찰받는 게 좋은 게 아니라, 적당한 유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죠.

  이러한 유찰 시스템에 흥미를 느껴서 구입했고, 플레이해본 소감도 만족입니다. 아직 2인플만 해본 거라 낙찰/유찰 시스템의 진미를 느껴보지 않았습니다만, 위에서 설명드린 시스템에 흥미가 느껴지신다면 꼭 한 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카드의 수가 적어서 플레이 다양성을 우려하신 분도 계신 걸로 아는데, (4인플이라 하더라도) 모든 카드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거니와, 카드가 등장하는 순서에 따라서 자원의 흐름이나 카드의 중요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걱정이 없습니다.

 

  2인플 시 더미 플레이어의 무작위성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습니다. 입찰에 몇몇 제한을 두는 규칙 덕분에 라운드 후반에는 더미 플레이어의 디스크가 놓일 수 있는 곳이 좁혀져서 마치 더미 플레이어의 입찰을 예상할 수 있는 듯한 상황이 생깁니다.

  다만 카드의 공급에 관해서는 2인플이 가지는 한계가 느껴지긴 했습니다. 아직 한 판밖에 안 해봐서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전체 36장(프로모 포함 시 37장) 중 24장의 카드만 등장하다보니 게임에 등장하는 카드의 내용이나 순서에 매우 큰 영향을 받습니다. 제가 했던 게임에서는 초반에 자원 변환 카드만 나오고 단순 자원을 얻는 카드 대부분이 4라운드에 나오거나 아예 안 나와버려서 매우 빡빡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었거든요. 인원수에 따라 쓰는 카드풀이 달라지지 않는 게임이라 2인플 시 카드 공급 경향이 큰 폭으로 변하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플레이하시는 분 성향에 따라서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겠네요.)

 

  2인플과 다인플의 경험이 다르고, 일반 규칙과 상급자용 규칙이 다를 것이 보여서 어서 다양한 상황에서 다시 플레이해보고 싶습니다.

 

 

 

 

 

 

 

「18릴리퍼트 (18Liliput) (2018)」

- 2인플 기본룰 1회

 

 

  택배가 다음 주에 올 줄 알았는데 오늘 온 덕분에 바로 한 판 돌려볼 수 있었습니다. (대신 이제부터 에러플을 했는지 룰북 복습을 해야 합니다...)

 

  「증기의 시대」는 많이 해봤지만 18XX 시리즈는 이번이 첫 경험입니다. 그래서 전반적인 게임 흐름을 뒤늦게 파악한 부분이 많았지만 - 두 번째 회사를 너무 성급하게 세움, 후반 D 열차가 매우 강력하고 4등급 열차조차 쇠퇴할 수 있기에 기차 구입을 위하여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도 중요함 - 그래도 작은 박스 사이즈에 기대 이상의 알찬 재미가 담겨 있는 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외 리뷰 중에서 '유로게임에 익숙한 게이머가 접하기 좋은 18XX 게임'이란 평이 있었는데, 아주 정확한 평이었습니다. 18XX 게임이 주식 요소가 강한 게임이라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이 게임은 자기 회사라는 개념도 존재하고 액션 선택도 유로 전략게임스러운 오픈 스네이크 (1-2-3-4-4-3-2-1)를 채택해서 게임이 아주 생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다만 돈 버는 법만큼은 너무 늦게 깨달은 게 아쉽네요ㅠㅠ

 

  저와 같이 한 플레이어 모두 「증기의 시대」를 좋아해서인지 「18릴리퍼트」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반대로 「증기의 시대」가 까다롭고 힘들게 느껴진다면 이 게임도 그리 즐겁지 않으실 겁니다.) 2인플이라서 주식 부분의 인터액션이 다소 약한 느낌도 있었고, 무엇보다 오늘 플레이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맘이 커서 어서 다인플을 해보고 싶네요.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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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오늘은 사진 없이 글만 있습니다. 그리고 각 게임별 문단 내용이 부실한 편이라, 오늘만큼은 리뷰라기보단 후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르네상스의 거장들 (Masters of Renaissance)」

 

플레이 경험 : 1인플 다수, 2인플 (아마도) 2회, 3인플 1회

 

  보드게임긱에는 「위대한 로렌초」의 카드게임 버전이라 되어 있지만, 카드게임보단 구슬게임 버전이라 부르는 게 더 특징을 잘 살리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위대한 로렌초」에서 시스템적으로 가져온 부분은 '신앙심 체크 시 일정 수준의 신앙심이 안 되면 손해를 본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프리액션으로 지도자를 내려놓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지도자 카드를 안 쓰고 버려서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 정도이며, 그 외에는 자원의 종류나 여러가지 외형적 요소를 가져온 정도라서요.

 

  가장 큰 특징인 구슬 시스템은 다인플보단 2인플일 때 더 빛을 발한다는 느낌입니다. 3인플만 되어도 내 플레이가 가져올 영향력의 예측이 쉽지 않더라고요. 대신 2인플에서는 내 플레이의 영향이 너무나 확실한 만큼 의미 있는 수싸움이 가능한 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안 띄지만, 구슬보다 더 이 게임을 빛내주는 시스템은 자원 용량 제한 시스템입니다. 1차적으로 얻는 자원들은 용량 제한이 강하게 걸리기 때문에 구슬을 사용하는 수싸움에 더욱 깊은 풍미를 더해주며, 이 자원들을 가공하여 용량제한을 벗어난 자원으로 만들 수 있기에 어떤 자원을 어떻게 가공할지 방향을 잡는 재미 역시 출중합니다.

 

  아쉬운 점은 종료 조건. 종료 조건 만족 시 그 라운드에 바로 끝나기 때문에 후턴 플레이어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쥐어준 게 아닐까 싶은 느낌이 있습니다. 신앙 트랙으로 게임이 끝났을 때 게임을 끝낸 플레이어는 보통 더이상 할 게 없다는 문제가 있어서 단순히 한 라운드 더 진행하는 걸로는 해결이 안 되긴 하지만요. 그래서 저는 게임 종료 후 마지막으로 남은 지도자 카드를 내려놓을지 신앙으로 바꿀지 정할 수 있는 식으로 하우스룰을 적용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전략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분에겐 2~4인플 모두 괜찮을 게임이고, 2인플에서의 수싸움을 즐기는 분에겐 큰 만족감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듄 : 임페리움 (Dune : Imperium)」

 

플레이 경험 : 1인플 3회, 3인플 2회

 

  1인플은 게임 규칙을 익힐 수는 있지만 다인플의 장점을 온전히 담지는 못합니다. 한 번 쯤은 도전해볼만 하지만, 한 번 성공한 이후로는 손이 안 가는 정도.

 

  다인플 시 게임 자체는 덱빌딩과 일꾼 놓기가 서로의 영역을 적절히 존중하면서도 적지 않은 존재감을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4개 세력의 아이콘은 귀하기 때문에 카드 구입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의 이후 행보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면이 있습니다.

 

  다만 책략 카드가 가지는 힘이 상당하고 라운드 종료 시 일어나는 전투력 비교에서 가장 많은 이득이 분배되기에, 무력 충돌보다는 수싸움을 선호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커서 방출하였습니다. 좋은 게임인 건 알지만 모임 성향에 안 맞은 경우네요. (누가 하자고 하면 흔쾌히 OK!)

 

 

 

  「수입/수출 (Import / Export)」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게임의 구조는 「Glory to Rome」처럼 액티브 플레이어가 액션을 선언하면 다른 플레이어는 액션을 따라가거나 쉬거나 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무거운 전략게임이 아닌 가볍게 플레이하는 게임으로 포지션을 잡으러 한 게 여기저기 보이는 편입니다.

 

  에러플이 많긴 했지만, 모티브가 되는 시스템이 주는 재미가 워낙 탄탄하다보니 만족스럽게 플레이한 편입니다. (한글화가 귀찮아서 언제 또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각각의 액션이 만들어내는 자원/카드의 흐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사소한 에러플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에러플 없이 다시 해보고 싶은데 벌써부터 룰이 가물가물...

 

  단, 게임 중 사용하는 돈이 모두 짝수라고 돈 역할을 하는 구성물을 (숫자 표시 없이) 한 개당 2 크레딧으로 지정한 것은 게임 중 혼동이 많이 일어나는 큰 단점.

 

 

 

 

「보틀 임프 (The Bottle Imp)」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카드에 적힌 점수를 모으는 트릭테이킹 게임이지만, 보틀에 의하여 '가장 강한 카드'가 계속해서 바뀌고, 마지막에 누군가 한 명은 점수를 먹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서 재미가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중에는 점수를 먹기 가장 유리한 카드를 내면 보틀의 다음 번 주인이 되기 때문에 언젠가는 보틀의 주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패를 운용하는 재미가 있었네요.

 

  잠깐 시간 때우기로 하려다가 에러플 잡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써서 어중간하게 플레이가 마무리되긴 했지만, 기회가 온다면 가까운 시일 내로 한 번 더 해보고 싶네요.

 

 

 

「카베르나 - 동굴 vs 동굴 확장 : 제 2시대」

 

플레이 경험 : 2인플 1회

 

  「카베르나 - 동굴 vs 동굴」은 매우 좋아하는 2인 게임이라서 확장을 산 지 오래되었지만, 플레이는 얼마 전에야 처음으로 해보았네요. 결과는 대만족.

 

  기존 게임이 끝난 후 2부에 해당하는 네 개 라운드를 더 진행하는 구성입니다.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게임을 두 번 하는 길이가 되어서 너무 과한 확장이 아닌가 예상했습니다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추가되는 두 번쨰 동굴 보드를 만족스럽게 채우기엔 빠듯한 시간이지만, 기존 게임에서는 할 수 없었던 여러가지(새로운 동굴 설비, 새로운 자원들 활용)를 할 수 있기도 하기에, 과하지 않으면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볼륨 추가였네요.

 

  기본판과 확장 모두 금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금의 가치가 많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가치 판단을 잘 하려면 몇 번 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염소 위에 염소 (Goat 'n' Goat)」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3인플은 덱이 두 바퀴 돌아야 끝나는데 생각보다 게임이 짧았습니다.

 

  제가 게임을 했을 때는 다들 안전하게 플레이하다가 후반에 한 명만 공격적으로 플레이 방향을 바꿨는데, 공격적인 플레이가 턴당 가져오는 카드 수가 많은 장점이 있어서 안전한 플레이가 부럽지 않겠더라고요. 아직 공격적인 플레이로 게임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평가를 속단하기 어렵긴 하지만, 숫자를 통한 간단한 딜레마가 잘 나타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카드 사이즈를 키운 건 칭찬 못하겠어요. 자리는 많이 차지하는데 카드가 커져서 생긴 장점은 느껴진 게 없네요. 기호 이해하기 쉽게 바꾼 건 장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히츠진」과의 통일성을 위해서 일본판 해구를 고려 중입니다.

 

 

 

  「실버 & 골드 (Silver & Gold)」

 

플레이 경험 : 3인플 2회

 

  카드 위에 마킹을 한다는 점에서 끌리고 평가가 나쁘지 않아서 해보고 싶었던 게임인데, 이번에 어른이날 행사 때 할인을 하길래 구입해봤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

 

  폴리노미오 카드 한 장을 펼치면 카드에 있는 폴리노미오를 자신이 가진 두 장의 카드 중 하나에 채우는 게 기본인 드로우 앤 라이트 게임입니다. 여덟 장의 폴리노미오 카드 중 무작위 일곱 장이 매 라운드 사용되고 가득 채운 카드가 점수가 되는 방식.

 

  카드 한 장에 공간이 많지 않아서 이걸 채우는 게 게임이 되나 싶었는데, 오히려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좁기 때문에 생기는 퍼즐적인 재미가 있어서 가벼우면서도 고민의 재미가 있는 수작이었네요. 카드 한 장을 채울 때마다 나름의 달성감도 있기에 게임이 늘어지는 부분도 없고요.

 

  카드 위에 직접 표시하는 특성상 슬리브는 의미가 없고, 게임의 수명이 곧 동봉된 펜의 수명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펜을 다 쓸 때 쯤이면 이미 돈값 이상 즐긴 상태일지라 펜이든 게임이든 기분 좋게 새로 구입하게 될 것 같네요.

 

 

「포인트 샐러드 (Point Salad)」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실버 & 골드」보다 기대가 컸던 게임인데,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큰 게임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저기서 조금씩 점수를 버는 '포인트 샐러드' 장르를 컨셉으로 삼은 게임입니다. (「버건디의 성」, 「테오티우아칸」 등이 이런 장르에 속합니다.) 수많은 행동이 각자 다양한 점수를 제공하고, 그중 나에게 도움이 되는 요소를 취사선택하는 게 재미인 장르죠. 이 게임도 그만큼 모든 카드가 조금씩 점수가 되기는 합니다만... 제가 포인트 샐러드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나에게 주어진 기회와 선택을 조합하여 상호작용 및 득점을 하는 거지, 진짜로 점수를 여기저기서 줍기만 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네요. 이 게임에서 이뤄지는 선택과 결과는 그렇게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중고로 팔기에는 애매한 가격대의 게임이라서 일단 가지고 있다가 몇 번 더 해보긴 하겠습니다만, 이 게임이 엄청 좋아질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 맵 컬렉션 7 - 일본 / 이탈리아 (Ticket to Ride Map Collection 7 : Japan / Italy)」

 

<일본>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게임판의 상당수 노선은 신칸센(회색) 구간으로, 이 구간을 지을 때는 사용하는 카드는 평소와 같지만, 완성된 노선에는 자신의 기차를 노선 길이만큼 놓는 게 아니라, 공용 신칸센 열차를 놓습니다. 점수는 얻지 않는 대신 신칸센 트랙을 짓는 데 사용하는 카드의 수는 기록합니다. 이렇게 지어진 신칸센은 티켓 성공을 위한 연결 확인 시 모든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게임 중 신칸센을 짓는 데 쓴 카드 수의 합계 순위에 따라 가점/감점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신칸센 규칙에 개인 기차 수 제한(20개)이 더해져 일반적인 T2R과는 많이 다른 티켓/득점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제가 했던 게임에선 세 명 모두 60점 근처의 점수가 나와서 인상적이었네요. (160점 아님...)

 

<이탈리아>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티켓 투 라이드 : 유럽」 등에 존재하는 페리 노선이 존재합니다. 기존 페리는 일정 수 이상의 기관차 카드(와일드 카드)가 반드시 필요한 방식이었는데, 이탈리에는 이러한 구간을 2칸 채울 수 있는 카드가 있어서 패리의 길이에 비해 카드 모으는 스트레스는 적은 편입니다.

  이탈리아의 각 도시에는 소속 지방을 뜻하는 아이콘이 있는데, 자신의 열차 네트워크가 다양한 지방을 연결할수록 게임 종료 시 받는 보너스가 커집니다. 일부 지방은 지방에 속한 모든 도시를 연결하면 이 수치를 높여주고요.

  길이가 7인 페리 노선도 두 개 짓고 꽤 다양한 지방을 연결한 덕분에 1등을 해서 특히 더 인상이 좋은 맵이네요. (다만 지방 연결 수치는 열심히 했음에도 최대치가 아니었습니다. 아예 이쪽을 특화하는 전략도 가능해 보이네요.)

 

  일본 맵은 기존 T2R과는 다른 화끈한 변화가 필요한 플레이어가, 이탈리아 맵은 기존 T2R에서 변화가 적은 쪽을 선호하는 플레이어가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 아래에는 「언락! 6~8」에 대한 간단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는 최대한 배제하였으며, 해당 시나리오를 시작하자마자 알 수 있는 요소는 일부 표기되어 있습니다. 조금의 스포일러도 보고 싶지 않은 분은 스킵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락! 6 (Unlock! Timeless Adventure)」

  시즌 6부터 튜토리얼이 3.0으로 업그레이드되고, 기존에 있던 Code 기능이 Machine으로 흡수되는 대신 대신 각 시나리오별로 특별한 기능을 가진 버튼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The Noside Show(난이도 1) : Machine의 중요도가 높아진 만큼 적극적으로 사용하긴 하는데, Machine을 이용하는 퍼즐이 맥락에 맞게 부드럽게 이어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Arsene Lupin and the Great White Diamond(난이도 2) : 다인플 강제는 아니지만, 2인 이상일 때 재밌어지는 요소가 있습니다. 언락! 앱을 실행하는 기기의 화면이 큰 편이 좋습니다.

-Lost in the Time Warp(난이도 3) : 난이도는 2.5 정도의 느낌. 완성도와 재미가 매우 뛰어나서, 시리즈 전체 시나리오 중에서도 가장 맘에 드는 편인 시나리오였습니다. 적어도 「언락! 6~8」 중 에서는 가장 만족스럽고, 시리즈 전체에서 고른다면 시즌 1의 Squeek and Sausage, 시즌 3의 The Adventurers of Oz와 함께 가장 맘에 드는 세 시나리오 중 하나입니다.

 

 

  「언락! 7 (Unlock! Epic Adventure)」

-The Seventh Screening(난이도 1) : 기존 언락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에게 충격을 선사할 시스템을 들고 나왔지만, 명목상의 난이도가 낮아서인지 고유 시스템이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2인 이상의 플레이어를 요구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설명서에 적힌 인원수도 2~6인.)

-The Dragon's Seven Tests(난이도 2) : 기존에 존재하던 시스템 하나를 일부러 최대한 배제하였고 Code를 대체하는 인상의 고유 시스템을 매우 자주 활용합니다. 고유 시스템에서 호불호가 꽤 갈릴 것 같지만, 고유 시스템의 활용도는 훌륭한 편. 다인플 강제는 아니지만, 플레이어 수가 많을수록 재밌어지는 기믹이 하나 존재합니다. (대신 각 플레이어가 모두 언어적 장벽이 없어야 합니다.)

-Mission #07(난이도 3) : 엄청 신선하다기보단 기출 변형 느낌의 시나리오이지만, 구성이 매우 탄탄합니다. 난이도는 2.5 느낌. 두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어서 덱이 얇다 보니, 덱에 남은 카드를 기억하기 쉬운 단점이 있습니다.

 

 

  「언락! 8 (Mythic Adventure)」

  이 시즌부터는 스텝-바이-스텝 해설지를 제공하더군요. 앱에서 제공하는 힌트/솔루션만으로 부족한 경우 도움이 됩니다.

-In the Clutches of Hades(난이도 1) : 이게 어떻게 난이도 1이야!!!!!!!!!

-Professor Noside's Animal-O-Matic(난이도 2) : 시나리오를 시작하자마 스마트 기기의 카메라를 활용하는 기믹이 등장하고, 이 기믹을 시나리오 내내 빈번히 활용합니다만, 인식률이 좋지 못합니다. 검은 매트를 사용하면 인식을 못하는데 목재 책상 위에선 인식이 된다거나, 꽤 많이 줌인을 해야지만 인식이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 것 때문에 페널티 등으로 시간 손해를 많이 봐서 썩 재밌게 즐기진 못했습니다.

-Around the World in 80 minutes(난이도 3) : 역시 스마트 기기의 성능을 활용하는 편인 시나리오이지만, 앞의 시나리오와 달리 진행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신선하면서도 납득가는 방식의 진행이 많아서, 「언락!」 시리즈가 장기화되었지만 실망하지 않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였습니다. 다만 훗날 한국어판 발매 시 지도에 있는 Sea of Japan은 코보게의 고민거리가 될 것 같네요.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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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에코 링크 (Eco-Links)」

 

  플레이 경험 : 3~4인플 수회

 

 

  「에코 링크」는 순발력 퍼즐 게임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공개된 여섯 개의 숫자 타일에 해당하는 장소에 자신의 동물 말을 올려놓습니다. 역시 각자 가진 길 타일들을 규칙에 어긋나지 않게(=길이 끊기지 않고 빈 칸이 없이 서로 연결되게) 배치하여 먼저 동물 말을 모두 연결한 사람부터 앞서 공개된 숫자 타일 중 높은 숫자를 가져와 점수로 합니다. (꽤 오래 전 게임인 「터보 택시」와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공간지각력을 요구하는 퍼즐이며 사용할 수 있는 타일의 제약도 있기 때문에 성인이라 하여 완성이 쉽지는 않습니다. 적당히 어려움이 있는  만큼 실시간 공간지각 퍼즐 장르(「우봉고」 시리즈 등)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역시 즐겁게 하실 수 있습니다.

 

  숫자 타일을 점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숫자 타일이 쏠리면 '지난 게임 1등보다 더 많은 점수를 가져가는 이번 게임 2등'이 생긴다거나, 1, 2, 3라운드에 1~18의 숫자 타일을 모두 사용한 후 다시 섞어서 진행하는 4라운드에 낮은 숫자가 몰려 나와서 동물 말이 한쪽으로 쏠리는 문제는 매우 아쉽습니다. 「우봉고 3D」의 점수 시스템이 실력에 대한 보상 및 약간의 랜덤성이 주는 재미 모두를 잘 잡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네요.

 

  「우봉고 익스트림」은 모든 퍼즐을 다 풀어서 방출했고 「우봉고 3D」는 박스 부피가 부담이었는데 「에코 링크」는 박스가 아담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

 

 

 

 

 

 

 

 

「피코코」 4인플

 

 

  「피코코 (Pikoko)」

 

  플레이 경험 : 4인플 1회

 

 

  자기가 가진 카드를 보지 못하고 다른 플레이어들의 카드는 볼 수 있는 상태에서 각 플레이어의 승리 횟수를 예측하여 예측의 적중 정도에 따라 승점을 얻는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다만, 내가 내 카드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내 카드를 플레이해주는 건 내 오른쪽 플레이어인지라정확히는 '내 오른쪽 사람의 패만 모르는 상태로 진행하는 트릭테이킹'이라 생각하는 게 더 낫습니다. 이게 컴퓨터 프로그램이면 괜찮았겠지만, 현실에서 직접 하려고 하니 인터페이스적인 불편함이 크네요.

 

  자신의 승리 횟수를 자기만 예측하므로 예측에 맞게 플레이하여 점수를 얻는 게 거의 무조건 좋은 「위저드」나 「스컬킹」과 달리, 모든 플레이어가 모든 플레이어의 승수를 예측하기 때문에 내 예측이 틀리더라도 다른 플레이어가 더 큰 감점을 얻도록 하는 게 나은 상황도 간혹 발생합니다. 특히 이는 점수를 더 벌거나 오히려 감점을 얻는, 추가 베팅이라 할 수 있는 확신 카드 때문에 중요한 전략이 되기도 하고요.

 

  카드 중 여러 색을 가진 카드도 있어서 리드 수트에 따른 진행에 변칙을 주기도 하지만, 이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거의 없는 편.

 

  「하나비」 같이 정보의 역전을 통해 다른 트릭테이킹에선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주기를 기대했습니다만, 카드를 보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생기는 재미보다는 점수 예측에 따른 정치적 역학 관계가 더 큰 재미로 작용한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마저도 불편한 인터페이스나 가파른 러닝 커브를 견딜 만큼 크지 않았고요. 한 판 더 해볼까 하다가, 흥미를 보이는 지인분이 계셔서 바로 방출했습니다.

 

 

 

 

 

사진 출처 : 보드게임긱(5060749)

 

 

  「마블 챔피언스 : 카드게임 (Marvel Champions : The Card Game)」

 

 

  플레이 경험 : 1인플(1덱) 5회(라이노 1회, 클로 4회)

 

 

  플레이어(들)는 히어로가 되어 빌런의 나쁜 계획이 달성되는 걸 저지해야 합니다. 여러 악당 캐릭터와 싸우거나 빌런의 계획에 휘말려 활동에 제약이 걸리기도 하지만, 마침내 빌런을 물리치면 승리.

 

  빌런마다 컨셉에 맞춰서 전용 조우 카드가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격투 게임의 캐릭터 컨셉에 가깝지 스토리적 요소라 보긴 어렵습니다. 히어로 영화에서 히어로가 악당과 싸우는 액션 장면과 악당의 계획을 멋지게 막는 장면 두 가지만 모아둔 영상을 보며 짧고 굵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에 가깝죠. FFG의 다른 협력 카드게임인 「아컴 호러 : 카드게임」이 플레이어의 선택을 포함하여 진행되는 스토리가 주는 재미가 상다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반지의 제왕 : 카드게임」과는 비슷한 것 같은데, 플레이한 지 너무 오래되어서 정확한 비교는 어렵네요.)

 

  저는 1덱 1인플만 해본지라 빌런의 어그로가 유일한 히어로에 집중되어 운신의 폭이 좁고 협력의 묘를 느껴보진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아컴 호러 : 카드게임」 1덱 1인플도 마찬가지인 만큼, 2덱 1인플이나 2인플 시에는 매우 다른 경험을 제공하리라 생각합니다.

 

  아직까진 클리어하지 못한 빌런이나 플레이해본 적 없는 히어로가 새로워서 할만합니다만, 앞으로의 모든 확장을 즐길 만큼 깊이 있게 빠져들지는 확신이 안 서네요. 저는 MCU 영화가 개봉하면 챙겨 보는 정도일 뿐, 코믹스 쪽은 전혀 모른다는 것도 있고요. 당분간은 확장을 좀 구입하겠지만, 모르는 캐릭터로 플레이했을 때 제가 느끼는 흥미도나 앞으로 나올 확장이 제공하는 덱 편집의 자유를 피부로 느껴봐야 확신이 설 것 같습니다.

 

p.s.

  아직 저는 같은 빌런을 상대로 재도전을 해보진 않았습니다만, 같은 빌런이어도 하드 모드 선택 시 빌런에게 특수능력이 생기고, 원한다면 추가로 빌런 덱에 들어가는 조우 카드를 변경할 수 있어서 같은 빌런을 상대로도 재도전의 재미는 충분히 높다고 느끼네요.

 

 

 

 

 

「디 크루 (Die Crew)」 - 4인플

 

 

  「디 크루 (Die Crew : Reist gemeinsam zum 9. Planeten)」

 

 

  플레이 경험 : 3, 4인플 수회, 5인플 1회

 

 

  올해 에센 페어플레이 차트에서 1등을 차지한 협력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페어플레이 1등이 협력이어도 놀랍고 트릭테이킹이어도 놀라운데 그 두 단어를 모두 사용하는 게임이 1등이라고 해서 많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플레이해보니, 동의할 수밖에 없더군요.

 

  트릭테이킹은 아주 간단한 행동을 통해 상당히 많은 정보가 오가고 그 정보가 게임 플레이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제가 트릭테이킹을 종하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디 크루」는 이러한 정보의 흐름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을 통해 협력 게임의 재미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플레이어가 특정 상황에서 어떤 카드를 내는지를 통해 이번 임무에 등장한 목표 카드가 누구 손에 있는지 예측할 수 있죠.

 

  게다가 「디 크루」는 트릭테이킹의 뼈대 규칙을 거의 건드리지 않은 덕분에 정보가 쓸데없이 복잡해지는 일도 없습니다. 최근 트릭테이킹 신작이 너무 많은 변화를 추구하다가 본질적인 재미를 놓치곤 한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아주 큰 미덕이에요. (예를 들어 이 글에서 같이 다룬 「피코코」라거나...) 「디 크루」는 트릭테이킹에 변화를 주기보단 미션에 다양성을 부여했기 때문에 초심자가 쉬운 미션부터 차근차근 플레이한다면 배우기도 아주 쉬워요.

 

  「디 크루」는 50가지 다양한 미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파랑 2가 포함된 트릭을 가져가라' 같은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여, 목표 카드를 달성하는 순서를 제시하거나, 힌트에 제약을 두거나, 가장 높은 숫자인 9로는 트릭을 따면 안 된거나 하는 등, 다양한 제약 조건을 포함하여 점점 어려워지죠. 하루만에 모두 클리어하기엔 너무 많은 양이지만, 마음이 맞는 사람과 팀을 이뤄 꾸준히 진행한다면 엄청난 달성감을 느낄 것입니다. 저는 가장 많이 진행한 팀이 미션20 정도이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미션을 성공할 때마다 정말 기뻤는데, 만약 50번째 미션을 달성한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안 가네요.

 

  트릭 테이킹을 좋아하시나요? 꼭 사세요. 트릭테이킹을 좋아하는 멤버를 모을 수 있다면 이만큼 재밌는 트릭테이킹은 당분간 찾기 힘드시리라 생각합니다. 트릭테이킹 장르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이 장르를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게임입니다. 트릭테이킹이 싫은 분들께는 그냥 평범한 협력 게임 정도로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싫어하는 분들께 강요할 순 없으니....

 

 

  올해는 저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게임이 참 많았습니다. 올해 하반기, 아니, 올해 전체 탑을 뽑는다면 저는 다른 게임들보다 한 차원 높은 재미를 저에게 선사한 「버라지」와 「디 크루」를 주저없이 고르겠습니다.

 

  추천 인원은 3인 또는 4인. 인원이 한 명만 늘어나도 게임의 감각이 많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5인은.... 굉장한 신뢰와 팀웍이 필요할 것입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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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카르페 디엠」 4인플

 

 

  「카르페 디엠 (Carpe Diem)」

 

  플레이 횟수 : 4인플 1회

 

  자기 차례가 되면 규칙에 따라 자기 말을 이동하여 가져올 수 있는 타일 중 하나를 가져옵니다. 기존 타일과 그림이 이어지게 놓아야 하며, 대다수 타일은 이렇게 이어지게 놓음으로써 건물의 모양을 완성시킬 때 보너스를 제공합니다. 게임판에 있는 타일이 전부 사라지면 라운드가 끝나고 점수 각 플레이어가 점수 카드를 선택한 후 다음 라운드로 넘어갑니다. 4라운드가 끝나면 게임 종료.

 

  게임 중 고를 수 있는 점수 카드는 게임 시작 시 모두 공개되며 모든 플레이어가 함께 사용합니다. 게임 내 요소를 통해 정해지는 턴 순서에 따라, 두 장의 승점 카드의 사이에 디스크를 놓은 후 두 승점 카드 중 조건을 만족한 카드에서는 원하는 횟수 만큼 승점(또는 보너스)을, 달성하지 못한 쪽에서는 감점을 얻습니다. 당연히 누군가 디스크를 놓은 곳에는 디스크를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승점 카드를 고르기 위해 앞 턴을 잡든,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를 예측하고 그에 맞춰 대비를 하든 해야 합니다.

 

  「카르카손」 식 그림 맞추기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긴 하지만, 저택을 제외한 타일은 ㄱ자로 꺾인 게 전혀 없습니다. ㄱ자로 두 가지 종류가 존재하는 것도 없어서, 행방향 건물과 열방향 건물의 배치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따라서 타일을 어느 순서로 가져와 어디에 배치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얼마 안 되는 타일의 선점 문제, 라운드 종료 시 승점 카드의 선택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가 어느 타일/카드를 원하는지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른 플레이어의 상황을 살피지 않더라도 나의 효율만 극대화하면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 게임들과 달리, 「카르페 디엠」은 다른 플레이어의 상황을 살피지 않는다면 제대로된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요소를 다른 플레이어에게 빼앗겼을 때의 디메리트가 큰 게임이니까요. 따라서 게임 시작 시 어떤 승점 카드가 열렸는지 파악해둬야 하는 것도 필수고요.

 

  최근 유로 전략 게임들의 복잡함의 평균이 점점 올라간다고 느끼는 와중에, 복잡하지 않은 규칙을 통해 재미와 적절한 상호작용을 모두 붙잡았다고 하고 싶습니다.

 

  단, 제가 플레이했던 1판의 플레이어 인터페이스는 최악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일반 타일과 특별 타일의 뒷면은 하나하나 비교해야 겨우 구분이 되고, 섞어 놓기라도 하면 구분하다가 몇 개씩 놓치기 딱 좋습니다. 노란 건물과 황토색 건물과 갈색 닭장은 붙여놓으면 구분하기 쉽지만, 보너스 카드 등에서 하나만 등장했을 때는 한 번에 알아보기 힘듭니다. 원으로 하면 충분한 이동경로는 굳이 복잡하게 점이 일곱 개인 별 형태로 꼬아놓아서 각 플레이어의 이동 선택지를 구분하기 어렵게 해놓았습니다. 모두 다 게임의 재미에 직결된 부분인데 인터페이스가 플레이어가 게임에 집중하는 걸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죠.

  2판에서는 이동경로는 원형으로 풀어놓은 건 알고 있는데, 나머지는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개선된 2판이 나오는 이상 1판은 아무리 싸도 절대 돈 주고 사고 싶지 않고 2판이 나오길 기다렸다 구입하려 합니다.

 

 

 

 

 

 

 

(사진 없음)

 

 

  「트릭케리언 (Trickerion)」

 

  플레이 횟수 : 3인 에러플 1회, 2인플 1회

 

 

  자신의 다양한 일꾼을 몇 가지 일터 중 한 곳에 미리 비공개로 할당해둡니다. 모든 플레이어의 할당이 끝나면 할당한 장소를 오픈하고, 시작 플레이어부터 돌아가면서 자신의 일꾼 중 한 명을 할당 장소로 보내, 그 장소가 제공하는 액션을 수행합니다. 액션 수행에는 액션 포인트가 들고, 보내진 일꾼의 종류 및 해당 일터에 도차한 순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액션 포인트가 달라집니다.

  새로운 마술 트릭을 배우고, 트릭에 필요한 도구를 구입하고, 마술쇼 공연 세트리스트에 트릭을 올리고, 마침내 공연이 이루어지면 공연에 따른 보너스를 받게 됩니다. 훌륭한 공연을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한 번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트릭은 공연에 다시 올리기 어렵지 않고 다른 플레이어의 공연에도 내 트릭을 시연할 수 있기 때문에 트릭 준비에 들어간 공 만큼이나 그 보상이 확실합니다.
  저에게는 굉장히 큰 규모의 게임을 만든다는 이미지의 마인드클래시 사의 작품입니다만, 게임의 흐름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용 참조책(참조표가 10여 페이지의 책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도 잘 되어 있어서 게임을 익히는 게 어렵지 않았네요.

 

  일꾼 놓기 시스템은 프로그래밍이 결합되었단 점에서 「던전 로드」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액션을 정하기보단 큰 카테고리를 먼저 정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선택을 확인한 후 그 순서를 조정하는 점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프로그래밍이 주는 계획/서프라이즈의 재미가 있으면서도, 다른 플레이어의 희망사항을 파악해서 내 플레이를 조절하는 재미도 공존하죠. 이러한 단기 계획에 추가로 장기 계획의 재미도 충실합니다. 트릭마다 필요한 마술 도구가 정해져 있기에 내가 현재 준비 중인 트릭만이 아니라 게임 중반, 후반에 사용하려는 트릭도 고려하며 마술 도구를 준비하여 비용이나 액션을 절감할 수 있어요. 트릭은 무려 48종류가 있어서 전부 외우는 건 불가능하고, 대신 개인용 참조책에 모든 트릭 카드가 나와 있어서 게임 내내 참조책 여기저기를 살펴보게 되더군요.

 

  이번 킥스타터의 핵심이었던 '달가드 아카데미'는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습니다만, 기본판에도 여러가지 모듈형 확장이 있습니다.

  '다크 앨리'는 사실상 기본판에 해당하는 확장이긴 합니다만, 특별 할당 카드에 텍스트가 많은 게 고민입니다. 텍스트 덕분에 재미와 전략이 한층 올라갑니다만, 저는 한글화를 정말정말 귀찮아해서, 이걸 한글화를 해야 하나, 그냥 참조표 하나 만들고 말아야 하나 고민이에요. 영어를 잘 하는 분들과만 게임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평소에 언어 요소가 있는 외국어판 게임은 최대한 피해왔는데ㅠㅠ

  '다크 앨리' 확장의 일부인 '예언'의 경우에는 저는 불호가 강합니다. 예언이 가져오는 게임의 변화가 과해요.

  '마법사의 결투' 확장은 2인플 시 각 장소에 가려지는 칸을 무작위로 정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다양성은 확보됩니다만, '다음 라운드에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부분 때문에 오히려 장기 계획을 망치는 경우가 있어서 2인플이라 해도 굳이 적용해야 햐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아직 적용해보지 못한 확장도 있고, 확장이 없더라도 게임 자체가 깊이 있는 전략 게임인 만큼 어서 또 해보고 싶네요.

 

  p.s.

  유로 전략 게임의 시스템이 주는 재미를 좋아해서 게임을 평할 때 테마는 가중치를 매우 낮게 잡는 편입니다만, 「트릭케리언」은 수려한 일러스트와 테마에 어울리면서도 완성도 높은 게임 시스템 덕분에 오랜만에 테마에서 느끼는 흥미도 큰 작품이었습니다.

 

 

 

 

 

「서카디안 : 퍼스트 라이트」 4인플
「서카디안 : 퍼스트 라이트」 4인플

 

 

  「서카디안 : 퍼스트 라이트 (Circadians : First Light)」

 

 

  4인플 1회

 

 

  라운드 시작 시 각자 가진 일꾼 주사위를 굴립니다. 그리고 가림막 뒤에서 일꾼 주사위를 차고와 농장에 나누어 배치합니다. 농장에 배치한 일꾼은 따로 일꾼놓기 없이 라운드 종료 시 자원을 생산합니다. 차고에 배치한 일꾼은 가림막을 치운 후 일꾼 놓기 방식으로 시작 플레이어부터 돌아가면서 하나씩 각 일터에 배치하여 액션을 하게 됩니다. 대다수 일터는 라운드 끝날 때 일꾼 주사위가 돌아오지만, 승점과 관련된 '외교' 액션이나 '아이템 만들기' 액션의 경우 주사위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8라운드를 진행하면 게임 종료.

 

  차고에 주사위 눈금 보정 타일 놓기, 농장 늘리기, 일꾼 늘리기, 자원 교환하기, 고급 자원인 보석 캐기, 라운드 종료 시 자원을 받게 해주는 수확기 옮기기 등, 다른 일꾼 놓기에서도 볼 수 있는 액션도 많습니다만, 「서카디안」만의 특이하다고 생각한 액션은 아이템 설치, 외교, 헤드쿼터의 세 가지였습니다.

 

  아이템 설치 액션은 주사위가 돌아오지 않는 액션이기 때문에, 게임이 끝날 때까지 주사위가 액션 칸을 막고 있습니다. 따라서 게임 전체에서 선택될 수 있는 횟수 제한이 있으므로, 보너스 능력을 주는 아이템만이 아니라 게임 종료 시 승점을 주는 카드도 미리 미리 깔아둬야 합니다. 인원수에 따라 칸 수가 변경되는데, 4인플 시 게임 후반에 칸 경쟁이 심화되면서 순식간에 꽉 차더군요. 추가 승점 카드라고 해서 미루다가는 내려놓지 못하는 경우가 쉽게 생길 것 같습니다. 카드를 내려놓을 때 기본적으로 받는 보너스도 있는 만큼, 다음에는 승점 아이템 카드도 많이 설치하는 플레이를 하고 싶었네요.

 

  외교 액션은 많은 양의 자원을 내고 게임 종료 시 승점을 받는 칸입니다. 외교 액션에 사용한 주사위 값이 뭐냐에 따라 보너스와 페널티를 받게 되는데, 외교 액션 칸 수 / 보너스 / 페널티의 총량이 정해져 있고 페널티는 늦게 가거나 주사위 눈이 높을 때 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일찍 가거나, 주사위 눈이 작은 걸 하는 쪽이 좋죠. 주사위가 고정되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보너스도 받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리기보단 승점이라는 실리를 챙기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헤드쿼터 액션은 당장은 약간의 물 또는 아이템 카드 뽑기 정도밖에 혜택이 없지만, 대신 한 라운드 동안 일꾼이 거기 있다가 다음 라운드 일하기 단계 때 시작 플레이어의 일꾼 주사위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다음 라운드 턴 순서가 불리하더라도 이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시작 플레이어 견제도 가능하죠.

 

  이런 재밌는 요소들이 잘 어울려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즐겼습니다. 눈금 조정이 다른 주사위 게임에 비하면 어려운 편인데, 이 부분은 주사위 눈이 높을 때 좋은 것과 낮을 때 좋은 것이 섞여 있는 인상이라서 저는 불편함까진 느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불호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라 봅니다.)

  정말 재밌게 즐겼지만 아직 한 번밖에 안 해봐서 분석보다는 설명 위주의 글이 된 게 좀 아쉽네요. ㅎㅎ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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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아를의 평원 빅박스」 확장 포함 3인플
「아를의 평원 빅박스」 확장 포함 3인플

 

 

  「아를의 평원 (Fields of Arle) 빅박스」

 

    플레이 횟수 : 확장 포함 3인플 2회

 

 

  우베 로젠베르크 디자이너의 「아그리콜라」 계통 일꾼놓기 작품은 여럿 있는데, 저는 「카베르나」와 「아를의 평원」은 「아그리콜라」와 유사성이 높은 작품, 「기도하고 일하라」와 「오딘을 위하여」는 차별성이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르 아브르」나 「레이크홀트」는 「아그리콜라」 계통이라 하기 곤란한 정도라 생각하고요.)

  「아그리콜라」와 「카베르나」는 한때 소장했다가 방출한 작품입니다. 「아그리콜라」는 드래프트 등을 적용했을 때 늘어나는 재미나 밸런스적 장점에 비해 피로도가 매우 높아지고, 그렇다고 드래프트를 안 하자니 뭔가 불균형이 심해지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한층 개선되었을 「카베르나」에 기대를 걸었으나, 「카베르나」는 알아야 하는 건물의 수가 너무 많아서 시작하는 거 자체가 너무 힘들었어요.

 

  「아를의 평원」은 제가 「카베르나」와 「아그리콜라」에 느낀 아쉬움이 딱 맞게 개선되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건물은 「카베르나」만큼 부담될 만큼 많지는 않으면서도 다양성을 확보할 만큼은 등장하고, 「아그리콜라」와 일꾼놓기가 주던 다양한 재미 요소가 잘 살아있었어요. 「아그리콜라」에서는 직업과 보조설비라는 형태로 각 플레이어마다 다른 효율을 제공하던 방식은 여러 도구 및 도구를 활용하는 행동에 흡수되었다고요.

 

  특히 '라운드마다 계절이 다르고, 계절에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이 다르다. 단, 계절별로 단 한 번(3인플은 두 번)은 다른 계절의 액션이 가능하다.'는 방식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테마가 살아있으면서도 게임의 재미가 극대화되는 지점이라고 느꼈네요. 계절의 흐름에 순응하며 계획을 잘 짜는 것도 좋고, 다른 계절의 액션을 활용하여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다른 계절의 액션을 사용하면 다음 계절에 턴 순서가 불리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을 택하고 어느 것을 포기할지도 고려하는 게 즐거웠습니다.

 

  인원수가 최대 3인이면서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편이긴 한데, 요즘은 집에서만 적은 인원수로 게임을 하다보니 이 부분이 단점으로 느껴지지도 않네요ㅎㅎ

 

 

 

 

 

「블랙 엔젤」 3인플

 

 

  「블랙 엔젤 (Black Angel)」

 

  플레이 횟수 : 3인플 1회

 

 

  내가 가진 주사위 중 하나로 액션을 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주사위를 사와서 액션을 합니다. 시스템적으로는 포인트 샐러드가 될 것 같은데, 점수에 매우 짠 게임이라서 게임 종료 시 50점을 못 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1점 1점을 내는 게 빡빡하기 때문에, 액션 하나 하나를 소중히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생각해야 할 것도 많고 자원 관리도 잘 해야 하고요.

 

  내가 한 행동이 공용 게임판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액션의 효능을 높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를 잘 예상해야 하는 부분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득이 된다고 해서 행동을 무조건 피하게 되는 게임은 좋아하지 않지만, 「블랙 엔젤」처럼 각자가 매순간 이득을 취하면서 결국 서로 이득을 보게 되는 적당한 밸런스가 갖춰진 게임은 좋아합니다.

 

  다만 주사위 구성이 0 1 1 2 3 3이고 주사위 보정이 주사위를 뒤집어서 +2 또는 -2를 하는 것뿐인데, 그러면 0 or 2가 1 or 3보다 나쁜 게 아닌가... 싶긴 해요. 주사위의 운이 충분히 배제되어 있는지가 궁금한데, 아직 룰을 겨우 익힌 초보 수준이라서 확신은 없네요.

 

  점수나 자원이 펑펑 터지는 경우가 많은 최근 유행과는 거리가 있는 게임입니다만, 반대로 그런 이유에서 꽤 마음이 가는 게임입니다. 에러플 없이는 아직 한 번밖에 못 해봤는데, 조만간 재도전해봐야겠어요.

 

 

 

 

 

 

 

(사진 없음)

 

 

  「퀸즈데일의 부흥 (The Rise of Queensdale)」

 

  3인플 7회 (4시대까지 진행)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결과(자원 4종, 액션면 2개)를 활용하여 일꾼놓기 방식으로 자원을 모으거나 다양한 액션을 하는 간단한 규칙이 중심이 되는 경쟁 레거시 게임입니다. 레거시가 진행됨에 따라 주사위에 붙일 스티커를 구입하여 주사위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자신의 개인 영역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건물을 건설하여 영구적으로 소유하는 게 가장 큰 레거시적 요소입니다.

 

  경쟁 레거시 게임은 「챠터스톤」만 해봤는데, 「챠터스톤」보단 훨씬 좋았습니다. 「챠터스톤」은 6인플까지 가능한 대신 인원이 부족하면 메인 컨텐츠마저 게임상에 덜 공개될 가능성이 높은 구조인데, 「퀸즈데일의 부흥」은 메인 컨텐츠를 놓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또한 레거시적으로 뒤쳐진 플레이어를 서포트하는 장치가 많아서 승자독식이 반복되는 일을 막고 뒤쳐진 플레이어도 즐겁게 뒤쫓아가는 게 가능한 점도 좋네요.

 

  아직은 매너리즘보다는 흥미를 느끼는 정도가 더 큽니다. 다행히 뼈대가 되는 게임 구조가 매우 단순하고 한 게임에 걸리는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짧기 때문에 너무 몰아서 하지만 않는다면 클리어할 때까지 질리지 않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번역이나 구성물 퀄리티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문장은 읽기 힘들 정도로 부자연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안 그래도 스토리에 몰입하기 힘든 게 경쟁 레거시인데, 번역마저 안 좋으니 스토리엔 흥미가 안 생기네요. 구성물은 '우리 게임은 조금 스포일러 당해도 별 문제 없어.'라는 건지, 세심함 없이 거의 전부 보이는 방식입니다. 「팬데믹 레거시」가 상자 등을 통해서 얼마나 스포일러 방지에 열심히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네요.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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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이 게시물에는 「광기의 저택 2판」 시나리오 2 '인스머스로부터의 탈출'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윙스팬 (Wingspan)」

 

  플레이 횟수 : 9회

 

 

  자신의 차례에는 새 카드 놓기, 먹이 얻기, 알 낳기, 카드 뽑기 중 한 행동을 합니다. 먹이와 알 낳기 모두 새 카드를 내려놓는 데 비용으로 쓰이고, 몇몇 새 카드의 능력을 사용하는 데도 소모되기도 합니다. 기본 행동 중 뒤의 세 행동은 서식지(=새 카드를 놓는 가로줄) 하나와 연동되어서, 그 서식지에 있는 새 카드 수에 따라 기본 행동의 효율이 높아집니다. 기본 행동 후에는 그 서식지에 놓인 갈색 능력을 가진 새들이 활성화되어 능력을 사용하게 됩니다. 어떤 새는 다른 플레이어가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카드를 내려놓을 때 능력이 발동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라운드마다 8~5액션을 하고, 라운드 종료 시 특정 요소에 따라 승점 보너스를 분배받고, 게임 종료 시 새 카드, 알, 각종 능력 및 보너스 카드에 따른 보너스 점수를 얻습니다.

 

  요약하면... 새 카드를 쓰는 엔진 빌딩 게임입니다.

 

  엔진 빌딩 게임 중 가장 비슷한 게임을 고르라고 한다면 「기즈모」일 것입니다. 내 차례가 올 때마다 기본 행동을 하는데 기본 행동에 붙는 보너스가 주된 엔진이니까요. 다만 「기즈모」는 기본 행동에 기본 행동이 연쇄적으로 붙는 식이라면, 「윙스팬」에는 기본 행동보다는 좀 더 복합적인 행동이 붙는다는 점에서는 「기즈모」보단 더 난이도가 높습니다.

 

  「기즈모」나 「테라포밍 마스」처럼 화려한 엔진 빌딩은 아닙니다. 가장 많이 비교되는 「테라포밍 마스」와 비교한다면 카드를 보는 양도 수행하는 액션의 수도 더 적습니다. 시간이 충분하니 나에게 딱 맞고 필요한 카드를 고르기보단 시간이 없으니 손에 잡힌 카드를 어떻게든 활용한다는 느낌이 강하죠. 이런 한정된 기회 속에서 네 가지 기본 행동의 발동 순서를 정하는 재미가 매력적입니다. 한 시간도 걸리지 않으면서 기승전결이 분명한 깔끔함도 좋고요.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건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는 종류의 인터액션이 전혀 없다는 점이군요. 반대로 플레이어 사이의 적극적인 인터액션을 원하거나 「테라포밍 마스」 수준의 큰 규모의 엔진빌딩 / 전략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 있고요.

 

 

 

 

 

 

 

  「광기의 저택 2판 (Mansions of Madness Second Edition)」

 

  플레이 횟수 : 1시나리오 2회, 2 시나리오 및 3 시나리오 각 1회

 

 

  「아컴 호러」, 「엘드리치 호러」에는 스토리, 랜덤 요소를 위한 카드가 많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위한 조치이긴 해도, 정리 및 플레이가 번거롭기도 하죠. 저는 그런 연유로 두 작품에 대한 호감이 낮았습니다.

 

  「광기의 저택 2판」은 위 두 작품과 달리 여러 스토리 장치들을 앱으로 표현합니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카드를 하나하나 관리하고 확인할 필요가 없죠. 주사위를 어떻게 굴리고 어떻게 판정하는지 하나하나 기억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무척 좋았습니다. 플레이 환경이 제가 생각하던 것 이상으로 쾌적해졌어요. 또 플레이어 수에 따른 변화, 참여 조사자에 따른 이벤트 적용 등 실제 플레이어가 하나하나 적용하려면 귀찮은 것들도 앱 덕분에 쉽게 만나볼 수 있고요.

 

  스토리와 상황에 몰입할수록 더 재밌는 게임인 만큼, 이러한 편의성의 증대는 곧 게임 플레이의 재미로 이어집니다. 「아컴 호러」는 플레이하기가 싫을 정도이고 「엘드리치 호러」는 그냥저냥이었는데, 「광기의 저택 2판」은 아주 마음에 들어서 소장을 고민 중입니다. 다만, 시나리오 4를 클리어한 후, 확장이 발매되지 않을 경우 이걸 계속 플레이하게 될지는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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