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반기 BEST

칼럼 2019. 8. 7. 10:51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8월이 되기 시작해서야 쓰는 상반기(1~6월) 결산! ...ㅠㅠ

 

  2019년 상반기(1~6월)에 제가 새롭게 배운 게임이 그 대상으로, 각 게임을 별로 - 보통 - 좋음 - 아주 좋음 - 베스트로 구분하여, BEST 작품을 간단히 코멘트하려 합니다.

 

  언급 순서는 ABC 순서입니다.

  게임 설명이 아닌 제가 느낀 소감을 적었기 때문에 읽는 분께서 규칙을 모르는 게임에 대한 문단은 어리둥절하실 수도 있습니다.

 

 

 

 

 

 

  「젠테스 (Gentes)」

 

  시간과 돈 두 가지 비용을 적절히 활용하여 액션을 효율화하고 카드를 수집/활용하는 재미가 있는 전략 게임입니다. 효율을 높이는 투자, 투자를 통해 이득을 얻는 아웃풋으로의 전환에서 생기는 까다로운 고민들도 있고요. 킥스타터를 통해 주문한 디럭스 버전이 주는 만족감 역시 아주 뛰어났습니다.

 

  게임 자체가 어렵지 않아서 유로 전략 입문작으로 추천하기에도 좋은 게임이라고 봅니다.

 

  리플레이성이 낮다는 평이 있던데, 요즘 들어서 커뮤니티 등에서 말하는 '리플레이성'이라는 말이 '단순히 경우의 수가 다양함'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서 썩 동의하고 싶진 않습니다. 아니, 그 이전에 '그냥 경우의 수가 많은 거랑 재미/완성도가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도 들고요.

 

 

 

 

 

 

 

(사진 없음...찍어둔 게 한 장도 없을 줄이야...)

 

  「키포지 (KeyForge)」

 

  카드를 모으고 덱을 설계하는, 즐겁지만 고통스러운 과정을 덜어버렸습니다. 플레이어는 미리 완성된 덱을 어떻게 운용할지만 고민하면 됩니다. 그래서 지속적인 관심을 두어야지만 흐름을 따라가고 즐길 수 있는 일반적인 카드게임과 달라서 즐기는 양과 속도를 제 상황에 맞출 수 있는 게 너무 좋습니다.

  이런 편리함에 어울리는 간단한 기본 규칙, 그러나 거기에서 시작되는 게임 자체의 재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카드를 내려놓는다/사용한다 두 가지를 통해서 진행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도, 필드에서 상대 플레이어와 다투고 앰버를 모으는 과정 하나하나가 즐거워요.

 

  덱 파워, 덱 밸런스에 관한 건, 그게 중요해질 정도로 많은 양을 플레이하고 있진 않기에 아직까진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플레이하는 범위 내에서는 심각한 밸런스 이슈는 전혀 없었어요.

 

 

 

 

 

  「크라스 카리어트 (Krass Kariert)」

 

  손털기 + 클라이밍 장르는 처음 받은 핸드에서 최상의 조합을 구성하여 약한 카드부터 해결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크라스 카리어트」에서는 핸드 순서를 바꿀 수 없다는 게 크게 작용합니다. 높은 카드가 많아도 그 카드들이 연결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따라서 손에 있는 카드 중 특정 카드를 먼저 사용하여 다른 두 카드를 이어줘야 할 때도 있죠. 예를 들어 위 사진에서는 '카드 3장 먹기' 카드를 쓰면 4와 4가 이어지면서 더 강한 4 페어가 되는 식이죠. 이러한 작용 때문에 '높은 카드, 좋은 카드를 카운팅하여 대책을 세운다.'는 전략은 「크라스 카리어트」에서는 효용성이 매우 떨어지기도 합니다. 특정 카드가 남아 있다 하더라도 그 카드가 조합이 안 되어서 안 사용되는 경우 등이 있기 때문이죠.

  저는 모든 카드가 사용되는 4인플만 계속 즐겨왔고 3인플과 5인플은 해본 적이 없지만, 그 4인플의 재미만으로도 상반기 베스트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게임입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한국어판을 준비 중입니다.

 

 

 

 

 

  「NEOM」

 

  「NEOM」은 「7 원더스」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NEOM」을 「7 원더스」보다 좋아하는 가장 큰 세 가지 이유는, 두 칸 거리의 플레이어와도 자원 거래를 통해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 게다가 자원이 게임 종료 후 점수가 되기 때문에 자원을 생산하는 것이 확실한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것, 그리고 군사력 경쟁이라는 치킨 레이스 요소가 사라져서 모든 플레이어와 적당한 수준의 경쟁을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디까지나 24번의 드래프트만 하면 되는 게임이기에 게임의 길이도 짧고 무게감도 적당히 가볍습니다. 카드를 고르는 「7 원더스」와 달리 어디에 배치하는지도 중요하기에 「7 원더스」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포지션 자체가 가족게임이기에 깊은 전략을 기대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족게임의 난이도에서도 만족할만한 고민을 즐길 수 있어서 저는 굉장히 만족스럽게 즐겼습니다.

 

 

 

 

 

 

(사진 없음... 찍어둔 게 없을 줄이야....2)

 

  「파이프라인 (Pipeline)」

 

  저는 이 게임이 초반에 오가는 이익의 규모와 후반에 오가는 이익의 규모가 매우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증기의 시대」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후반의 이익을 위해서 초반의 한 턴 한 턴이 소중하고, 이 한 턴을 어떻게 쓰느냐가 후반에 오가는 큰 이익을 바꿀 수 있죠. 처음엔 단 돈 10달러가 없어서 허덕이다가, 후반에 기계 한 번 돌려서 100달러 가까운 이득을 만들 때의 쾌감이란...!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초반과 후반, 업그레이드 시스템에서 벌어질 수 있는 극단적인 쏠림 현상 등, 2019년 게임이라기엔 디자인적으로 투박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오히려 그 덕분에 2019년에는 만나보기 힘든 과감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증기의 시대」를 좋아하는 분에게는 어딘가 익숙한 느낌의 재미를 제공하리라 생각합니다.

 

  별빛바다에서 한국어판을 준비 중입니다.

 

 

 

 

 

 

 

 

  「언더워터 시티즈 (Underwater Cities)」

 

  일꾼놓기를 통해 기본 액션을 선택하고, 액션칸의 색깔에 따라 추가로 카드를 사용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다양한 액션 및 카드를 선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게임 중 많은 수의 카드를 보게 되고 스페셜 카드 등의 다른 카드를 활용하는 선택지도 충분히 있어서 카드운 때문에 카드를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어서 문제가 생기는 일도 거의 없고요.

 

  P&A 게임은 언제나 기본 이상의 재미를 주지만, 「언더워터 시티즈」는 행동 공간과 카드의 복합적인 작용 덕분에 고민의 순간이 다양해서 특히 더 즐거운 게임입니다. 긱업빗 주문해둔 게 곧 도착할 테니 도착하면 더 열심히 즐겨야겠어요.

 

  분량은 짧지만, 여기서 소개하는 게임 중 가장 최근에 즐겼다는 걸 차치하고도 가장 만족도가 높은 두 게임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래 소개할 「필름을 감아라!」입니다.)

 

  별빛바다에서 한국어판을 판매 중입니다.

 

 

 

 

 

 

 

  「트램웨이즈 (Tramways)」

 

  저는 「증기의 시대 (Age of Steam)」를 매우 좋아합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필요한 선로를 하나씩 깔아가면서 활용하는 재미가 아주 좋죠.

  「트램웨이즈」도 비슷한 재미를 제공합니다. 「증기의 시대」처럼 자신의 차례에 하는 행동이 시스템 흐름에 따라 정해진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카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매 차례마다 자신의 액션을 조율하는 다른 재미가 있지만요.

 

  다만 매 라운드 한 장씩 가져가게 되는 경매 카드에서 미끄러져 VOID 카드를 가져가게 되었을 때 받는 페널티가 너무 크고, 특히 이 페널티를 1~2라운드에 받으면 게임이 너무 힘들어진다는 건 아주 심각한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단점 때문에 BEST 등급이 아닌 아주 좋음 등급을 주려다가, 그래도 노선을 확충해나가면서 여러 방법으로 승점을 버는 재미가 컸기에 아슬아슬하게 BEST 등급을 주기로 결정.

 

  D사에서 한국어판을 냈습니다만, 발매 과정이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었고, 심지어 영어판보다 더 원가절감을 시도한 만큼 한국어판은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필름을 감아라! (フィルムを巻いて!)

 

  보드게임 취미를 가진 사람으로서, 간단한 시스템 몇 가지가 결합하여 아주 안정적이면서 완성도 높은 게임 시스템이 갖춰지는 걸 볼 때마다 전율이 이는 느낌을 받는데, 「필름을 감아라!」가 그런 경우였습니다.

  「보난자」에서 많이 본 '핸드 순서를 바꿀 수 없고 매 턴 강제로 카드를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 여기에 '매 차례 많은 카드를 가져가고 더 많은 카드를 내려놓을 수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체계에, '매 차례 딱 한 장의 카드를 순서를 바꿀 수 있음'이 합쳐지니 놀라울 정도로 많은 고민과 선택이 존재하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카드게임이 탄생하였습니다.

 

  2인은 개인이 가져가야 하는 카드의 수가 매우 많아져서 지뢰밭을 피해다니는 느낌이고 4인은 득점을 낼 원동력이 약한 느낌이기에 3인을 가장 추천합니다만, 위에서 언급한 2/4인의 단점을 넘어서는 시스템적 완성도가 있는 게임이니 꼭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

 

  별빛바다에서 한국어판을 준비 중입니다.

 

 

 

 

 

 

  아래는 제가 1~6월에 새롭게 배운 게임들을 BEST / 아주 좋음 / 좋음 / 보통 / 별로 의 다섯 등급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BEST

  Gentes

  KeyForge

  Krass Kariert

  Neom

  Pipeline

  Tramways

  Underwater Cities

  フィルムを巻いて!

 

아주 좋음

  Age of Steam - St. Lucia 맵

  Bärenpark

  Escape Plan

  Gingerbread House

  Great Western Trail : Rails to the North

  Root

  Tiny Epic Galaxies

  Tokyo Metro

  Unlock! Night of the Boogeymen

  Unlock! Scheherazade's Last Tale

  Unlock! Expedition : Challenger

 

좋음

  Altiplano - The Travelers 확장

  Arboretum

  Dinosaur Island

  Factory Funner

  Gorus Maximus

  In Front of Elevators (エレベータ前で)

  Joraku

  Kanban

  Microbrew

  Quadropolis

  Scythe

  Scythe - Invader from Afar 확장 (국가 추가)

  Six Making (킹메이킹)

  The Bark Side

  Ticket to Ride : New York

  Tramways Engineer's Workbook

  Welcome to Dino World

 

보통

  Coal Baron : The Great Card Game 

  Concordia : Salsa

  Nētā-Tanka

  Pumpkin Patch : Bad Seeds

  Reykholt

  Shadows : Amsterdam

  Terrors of London

  Valparaíso

  Werewords

 

별로

  Architectura

  CO₂ : Second Chance

  T.I.M.E Stories : Madame

  Verräter

 

 

Posted by 모르.
,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사진은 직접 찍거나 지인께서 찍어주셨으며, 별다른 코멘트가 없는 건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PC모드에서 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Joraku」
「Joraku」
「Joraku」 - 3인플
「Joraku」 - 3인플

 

  

「조라쿠 (Joraku)」

 

  면책 조항 : 3인플로 한 번만 해본 상태입니다.

 

  트릭테이킹, 액션 포인트, 영향력 요소가 섞인 카드게임입니다. 시작 플레이어가 사용한 카드에 따라 뒷 사람이 낼 수 있는 카드가 달라지고(트릭 테이킹), 사용한 카드에 따라서 특정 지역에 병사를 놓거나(영향력) 숫자 만큼 액션을 구성하여 사용하고(액션 포인트), 가장 강한 카드를 쓴(트릭 테이킹) 플레이어의 다이묘가 있는 지역에서 각 플레이어의 다이묘 및 병사를 기준으로 소량의 승점을 계산하고(영향력), 한 라운드가 끝나면 다시 각 지역마다 병사와 다이묘를 기준으로 대량의 승점을 계산합니다(영향력).

 

  게임의 승점은 결국 영향력 요소이기 때문에 이 게임의 장르를 단 하나만 댄다면 영향력 게임이 됩니다. 저는 영향력 게임을 하면 서로 무의미한 공방만 반복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너무 단순한 구조의 영향력 게임은 기피하는 편이에요. 그러나 「조라쿠」는 게임의 진행 방식에 트릭테이킹과 액션 포인트 요소가 있어서 어느 카드를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플레이타임이 짧은 카드게임인 만큼 카드 한 장 한 장이 가져오는 역동성 역시 장점이고요. 라운드가 진행되면 단순히 좋은 지역이 더 좋은 지역이 되는 게 아니라, 초반 라운드에 좋은 지역과 후반 라운드에 좋은 지역이 달라서 게임 초반 중반 후반의 진행이 다른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쿨스터프에서 꽤 오래 할인을 진행했는데, 한 번 플레이하고 괜찮다 싶어서 사려고 보니 할인이 끝났네요. 할인 없이도 사고 싶은지는 조금 생각해봐야겠습니다만, 위시리스트에는 올려두었습니다.

 

 

 

 

「Welcome to Dino World」 - 4인플
「Welcome to Dino World」 - 4인플

 

  

「웰컴 투 디노 월드 (Welcome to Dino World)」

 

  면책 조항 : 4인플 한 번만 해본 상태입니다.

 

  공용 주사위 세 개를 사용하는 공룡 공원 경영 롤 앤 라이트 게임입니다. 세 개의 주사위를 하나씩 쓰거나 합쳐서 쓸 수 있고, 자기 차례에는 최대 세 가지 액션 - 공룡 추가, 경로 건설, 설비 건설 - 이 가능합니다. 공룡마다 요구하는 주사위 수치 및 공간, 전기 울타리가 다르고, 관람객이 방문할 수 있도록 길이 연결되어야 하는 등, 일반적인 롤 앤 라이트 게임에 비하면 상당히 복잡한 편입니다. 주사위 굴림 횟수가 적은 만큼 하나하나의 행동이 중요하니, 만약 이 게임을 플레이하실 일이 있다면 꼭 연필과 지우개로 플레이하며 그려보았다가 지웠다가 하면서 플레이하시기를 권합니다.

 

  점수는 탈출하지 않은 공룡, 설비, 방문객, 미사용 발전기 및 안전 레벨 등이 관여합니다.

  공룡은 육식 공룡이 초식 공룡보다 점수가 크지만 위험도가 빠르게 올라가서 더 높은 안전 레벨 및 많은 발전기가 필요합니다. 저는 처음 할 때 이걸 잘 몰라서 초식 공룡 위주로 하다가 뒤늦게 육식 공룡을 추가했네요.

  설비는 삼각 설비와 원 설비 두 종류가 매 게임마다 무작위로 하나씩 사용됩니다. 설비마다 치 방식 및 점수 계산 방법이 다르므로 설비가 어떤 게 사용되느냐에 따라서도 게임이 달라지죠.

  방문객은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들 사이사이마다 점수별로 하나씩 세 장의 방문객을 펼치고, 방문객 양쪽에 앉은 플레이어 중 먼저 조건을 달성한 플레이어가 해당 방문객을 가져가게 됩니다. 플레이어마다 양 옆의 방문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주사위로도 서로 다른 플레이를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영리한 디자인입니다. 그러나 방문객마다 그 게임에서 사용하는 설비와의 궁합이 다를 수 있어서 방문객 운이 작용한다는 부분이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제가 플레이했던 게임에서는 초식 공룡을 모아야 유리해지는 설비가 있었는데, 저와 붙어 앉은 분 사이에 등장한 방문객 중 초식 공룡 관련 카드가 두 개나 있었고, 심지어 저와 그분이 동시에 방문객을 달성하여 점수를 같이 받았더니, 결국 저와 그 두 분이 1, 2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번 게임을 하고 경험을 쌓아봐야 해결책 내지는 대응책이 나올 것 같아요.

 

  퍼블리셔가 작은 데라 그런지 룰북이나 카드에 오타나 오류가 적잖이 있는 등 마무리가 허술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도 연필과 주사위만으로도 공룡 공원을 경영하는 재미는 독특했네요. 유사점이 많은 유로 전략 게임 「공룡섬」 한국어판 선주문이 곧 도착하니 겹치기는 합니다만, 이쪽은 훨씬 간단한 세팅으로도 즐길 수 있으므로 충분히 다른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KeyForge - Age of Ascension」

 

 

「키포지 (KeyForge) - Age of Ascension」

 

  CotA 때와 마찬가지로 「키포지」는 여전히 재밌습니다. 새로운 카드가 등장하면서 Alpha, Omega, Deploy 등의 키워드가 추가되었죠. 이 중 첫 번째 액션으로만 쓸 수 있는 Alpha, 마지막 액션으로만 쓸 수 있는 Omega 키워드를 가진 카드는 효과가 강력한 대신, 사용 순서가 정해져 있어서 완벽하게 쓰기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이걸 어떻게 써야 잘 쓸까 고민하는 재미가 저는 좋았습니다. 이러한 키워드가 너무 많이 들어간 덱에서는 끌려가는 느낌도 있을 것 같지만요.

 

 

 

 

 

「Quadropolis」 - 클래식 3인플
「Quadropolis」 - 클래식 3인플

 

  

「쿼드로폴리스 (Quadropolis)」

 

  면책 조항 : 클래식 모드로 두 번 해본 게 전부인 상태입니다. 할인가 2만원에 데려온 게임이라서 평가가 너그럽습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건축가 한 명을 사용하여 공급판에 있는 타일 중 하나를 가져옵니다. 건축가 타일의 숫자에 따라 가져올 수 있는 타일이 달라지고, 이 숫자는 그 타일을 지을 수 있는 위치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당연히 건물마다 제공하는 보너스와 점수, 요구 조건이 다르고요.

 

  규칙이 간단해서 배우기 쉽습니다. 보드게임을 많이 안 해본 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거기에서 한 발짝 더 파고든다면 다른 사람의 개인판을 관찰하고 서로가 원하는 물건을 파악해가며 수싸움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제한된 물건을 번갈아 하나씩 가져간다는 간단한 시스템이 어째서 재밌는지, 그리고 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수작입니다.

 

  저는 건물 종류가 적고 개인판이 작으며 4라운드까지만 진행하는 클래식 모드만 해본 상태인데, 건물 종류가 늘어나고 더 넓은 개인판으로 5라운드까지 진행하는 전문가 모드도 어서 해보고 싶습니다.

 

 

 

 

 

 

「Pipeline」 - 4인플 (사진촬영 : J님)
「Pipeline」 - 4인플 (사진촬영 : M님)

 

  

「파이프라인 (Pipeline)」

 

  면책 조항 : 4인플로 한 번만 플레이해본 상태입니다.

 

  석유 정제를 테마로 하여 돈이 돈을 부르는 철저한 경제 게임입니다. 벌어들인 돈이 곧 점수이고, 게임 종료 시 몇몇 요소로 추가 점수를 벌게 됩니다.

 

  게임은 18 라운드 동안 한 라운드에 한 액션씩 하면서 진행합니다. 액션 수가 굉장히 적어 보이지만, 업그레이드 기능 또는 추가금을 이용하여 2차 액션(secondary action)을 잘 활용하거나, 액션 단계 후에 오는 기계 단계(machine phase)에 기계 가동 비용을 내고 추가로 정유 작업을 하기 시작하면 액션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액션이 늘어났으니 오가는 돈의 규모 역시 상당히 커져서 40원으로 시작한 게임이 중후반에는 현금만 100원 이상 쓰고 벌기를 반복했네요.

 

  파이프 설치는 모든 타일을 완벽하게 놓기보단 주력으로 삼는 라인을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게임 후반까지 오직 한두 라인만 사용해서는 돈을 버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초반에 돈을 벌어줄 주력 라인을 중심으로 중후반 동시에 많은 정유작업을 할 수 있도록 라인을 확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 초반에는 기계를 들여놓고 돌릴 돈이 없어서 자기 턴을 써가면서 직접 파이프를 가동하고 이 경우 최대 세 라인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여유가 생기는 중반부터는 기계를 설치하여 파이프를 추가 액션으로만 3~4개 돌리기 시작한다면 기계 가동 비용을 포함해도 더 큰 이득이 생깁니다. 기계를 두 대 이상 돌리기 시작하면 이득의 자릿수가 달라지기 시작하고요. 그런데 직접 파이프를 돌리는 규칙과 기계로 파이프를 돌리는 규칙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 차이까지 고려하고 기계를 설치할 위치도 고려하면서 파이프를 연결해야 합니다.

  「에이지 오브 스팀(Age of Steam)」처럼 플레이어의 인프라가 발전하는 경제 전략 게임은 게임 초반의 양상이 게임 후반의 양상과 크게 다릅니다. 따라서 숙련자가 초보자를 도와주지 않으면 숙련자와 초심자의 차이가 크게 나올 수밖에 없죠. 「파이프라인」도 파이프와 기계라는 인프라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숙련자와 초보자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고 느꼈네요.

  이 글을 읽는 분이 조만간 「파이프라인」을 플레이하실 거라면, 기계를 잘 돌려야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괜히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공장을 돌리는 게 아닙니다!! 생산력은 인간이 기계를 따라갈 수 없어요. 기계 짱! 알파고님 충성충성충성!


  첫 게임 후 마음에 걸렸던 건 업그레이드 카드의 강력함이었습니다. 게임을 3년 동안 진행하는데 업그레이드 액션은 1년에 많아야 세 번 정도만 선택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두 번이고요. 그런데 업그레이드 카드는 효과가 정말 강력해서, 업그레이드를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의 차이가 너무 크지 않은가 싶었어요. 물론 1년째에 업그레이드 카드를 구입하려면 많은 액션의 투자가 필요하기에, 숙련된 플레이로 몇 턴 앞서나가는 메리트를 더 키울 수도 있습니다. 턴 순서를 잘 생각하여 다른 사람이 2, 3레벨 업그레이드를 가져가는 걸 견제할 수도 있고요. 이제 막 킥스 후원자 배송이 시작되었으니 긱이나 킥스에 올라오는 여러 글들을 읽어보고 에러플 또는 파훼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4인플만 한 번 해봤고 네 명 모두 처음 플레이하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파이프 설치가 익숙하지 않아서 다시 플레이하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1등은 게임 종류 후 점수가 1000점이 넘었고 저는 1000점이 조금 안 되게 끝났네요. 다음에 하면 초반 전개를 더 잘해서 1500점 이상 뽑고 싶네요.









「エレベータ前で」 - 4인플
「エレベータ前で」 - 4인플

 

  

「엘리베이터 앞에서 (エレベータ前で ; In Front of the Elevators)」

 

  면책 조항 : 4인플만 한 번 해본 상태입니다.

 

  플레이어가 돌아가면서 카드를 사용하고, 라운드가 끝났을 때 각 엘리베이터에 가까운 3~4명만 탑승, 탑승한 카드가 자기 색깔이면 점수를 받는 방식입니다.

 

  카드에 그려진 인물에 따라서 특정 인물 앞으로 들어가는 새치기 시스템이 있어서 반드시 먼저/늦게 플레이하는 게 유리하다고 하기 어렵고, 한 엘리베이터 앞에 같은 그림(=다른 색깔)의 카드 세 장이 모이면 엘리베이터에 안 타고 카페에 수다 떨러 가는 카페 규칙이 있어서 욕심이 독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 색깔의 카드를 자기만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나눠가져서 사용하는 방식이라서, 내 카드를 내가 유리하게 쓰는 경우도 있고,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를 견제 및 발판의 용도로 쓰는 것도 가능하고, 반대로 노리던 게 실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른 플레이어의 색깔 카드를 사용하고 그게 누군가의 점수가 되는 상황도 있고, 한 번에 손에 드는 카드의 수가 적어서 전략성을 띄기보단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다가 예상치 못한 점수를 받기도 하는, 혼란스러운 게임 진행이 주는 재미가 주요 포인트였습니다.

 

  독특한 테마, 간단한 진행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웃고 떠드는 즐거운 카드게임이었습니다. 저는 굳이 구입까진 안 하겠지만, 누군가 하자고 하면 흔쾌히 플레이하겠습니다.

Posted by 모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