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따라서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은 직접 찍은 것입니다. PC 모드에서 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고화질로 보실 수 있습니다.
「초코보 크리스탈 헌트 (Chocobo's Crystal Hunt)」
초코보가 귀여운,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즐기는 운빨 카드게임이었습니다. 운이 크게 작용하는 게임인 만큼 짤막하게 분위기 푸는 용도의 게임이겠네요.
「레이크홀트 (Reykholt)」
일꾼 놓기를 통해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여 점수를 내는 게임입니다. 점수는 「뤄양의 사람들」처럼 매 라운드 보너스 한 번을 포함하여 점점 높아지는 비용을 내고 점수 트랙을 전진시키는 방식입니다.
액션이나 게임의 구조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균형 있게 잘 잡혀 있습니다. 내가 이 액션을 안 하면 다른 플레이어가 이 액션을 할 것인가? 라는 일꾼 놓기의 기본 고민이 단순명료하게 드러나요. 온실 가져오기, 농작물 얻기, 농작물 심기, 농작물 수확하기 등의 기본적으로 꼭 필요한 액션들이 조금씩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효율을 짜내려면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여러 요소가 안정적으로 구성된 점이 좋았고, 그러면서도 입문 장벽이 높지 않아서 일꾼 놓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 하기에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일꾼 놓기에 익숙한 플레이어들도 적당한 고민을 하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고요.
하지만 「레이크홀트」만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말이 궁해집니다. 일꾼 놓기는 이제 아주 흔한 장르이며, 「레이크홀트」는 특별힌 변경점을 둔 것도 아닙니다.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개념은 여러 개념에서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승점 계산방식까지도 「뤄양의 사람들」과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게임을 고를 때 「레이크홀트」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딱히 없지만, 「레이크홀트」를 하고 싶어지는 이유도 희미한 느낌이 있어요.
특히 국내에서는 올해 「뤄양의 사람들」 재판, 「오딘을 위한 연회」 재판 및 확장 발매, 「아를의 평원」 합본판 발매, 「기도하고 일하라」 발매 등이 예정된 만큼, 「레이크홀트」가 그 정도 재미를 주지 못한 거에 대한 아쉬움이 매우 큽니다.
「루트 (Root)」
보통 비대칭 게임의 경우 규칙의 줄기는 공유한 채로 특수능력을 통해 플레이어별 차이를 두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루트」의 경우에는 '30점을 목표로 한다.', '우드랜드 지도에서 공터와 공용 카드를 활용한다.'는 최소한의 공통점만을 가진 채로 세력마다 게임의 진행 방식과 득점 방식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 후작은 게임의 진행은 자신의 차례에 3액션을 하는 방식이고, 득점은 자원을 생산하여 건물을 짓는 순간 발생합니다. 따라서 경제 게임의 성격이 강하며, 더 많은 공터를 확보하는 군사적인 행동은 건물 건설지를 넓히기 위함입니다.
이어리 왕조의 경우에는 자기 차례 시작 시 1~2장을 '규율'이라 하여 세력의 프로그래밍 라인에 추가하고, 차례에는 그동안 누적된 프로그램을 전부 순서대로 시행하게 됩니다.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그램은 길고 복잡해져서 자기 차례에 더 많은 액션을 할 수 있게됨과 동시에 프로그램 구동에 실패하고 차례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득점은 자신의 건물을 많이 건설해놓으면 차례 종료 시 남아 있는 건물 숫자를 기준으로 득점하기 때문에 세력을 넓히면 넓힐수록 득점량도 높아지고, 혹시 상황이 안 좋아지더라도 득점의 여지가 남아 있게 됩니다.
여기에 다른 세력과 엮임으로써 자신의 세력을 더 넓힐 수 있게 되는 우드랜드 연합, 남들 다 삼국지 하고 있을 때 혼자 스카이림 하는 방랑자, 다른 세력에게 자기가 가진 걸 팔아서 돈을 벌고 돈을 써서 액션을 하고 점수를 버는 죽음의 무기 상인 리버포크 컴퍼니 등, 개성이 강한 세력이 어떻게 얽히느냐에 따라 천지차이의 게임 진행을 맛볼 수 있습니다.
설명만 봐서는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하나의 세력이 익혀야 하는 룰은 많지 않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다른 세력과의 상호작용이 게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까지 파악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게임을 하는 데 필요한 규칙의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특히 4인플의 경우에는 초보자 게임을 위한 세팅 및 처음 두 라운드의 플레이 예시도 잘 잡혀 있으니, 이쪽을 잘 이용하면 복잡한 룰 설명 없이도 게임을 배울 수 있습니다.
물론 판세가 대등하게 흐르려면 각 플레이어가 우드랜드 숲의 판도를 읽고 서로를 돕거나 견제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규칙과 운영능력이 충분히 숙련되지 않으면 균형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단점을 씹어먹고도 남을 만큼 개성 넘치는 세력들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게임 양상이 주는 게임 재미는 정말 탄탄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세력을 운용하는 방법을 파악하고 다른 세력들과 천하(?)를 다툴 때의 쾌감은 직접 맛보셔야만 알 수 있습니다.
아직 해보지 않으셨다면 반드시 해보시길 적극 권합니다. 이런 간단 리뷰로만 소개하는 게 미안할 만큼 정말 재밌는 게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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