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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20 「블러드본 보드게임」장단점 간단히

 글을 쓰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긴 글 써내려가기 힘들어서 두서 없이 주관적인 장단점 정도만 짚는 식으로 썼습니다.

 

 

보드게임 플레이 횟수

: 기본판 4개 캠페인 모두 클리어

- The Long Hunt 캠페인 4회 (1인 1헌터 2회, 2인플 1회)

- Growing Madness 캠페인 1회 (1인 2헌터)

- Secrets of the Church 캠페인 1회 (1헌터)

- Fall of Old Yharnam 캠페인 1회 (1헌터)


  따라서 본문의 모든 내용은 기본판만을 기준으로 하며, 대다수 내용이 1인플을 기준으로 합니다.

 

  원작 비디오게임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딸 만큼 재밌게 즐겨서 원작 비디오 게임과의 비교가 많습니다. (소울 시리즈는 해본 적 없음)

 

 

 

장점

 

 

 

▷적절한 규모의 캠페인

 

  강한 테마, 멋진 피규어, 스토리 요소가 있는 협력 게임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반지의 제왕 : 가운데땅 여정」은 매우 긴 캠페인 길이가 저에겐 큰 단점이었습니다. 다양한 육성 및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은 가능하겠지만, 한 가지 게임을 위해서 같은 멤버가 자주, 오래 만나야 하는 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어요.

  「블러드본 보드게임」의 캠페인은 매우 짧습니다. 세 개 챕터로 구성되며 1~2인플 기준 한 챕터가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죠. 중심이 되는 사건이 있긴 해도 그 외의 부분들은 인스턴스 던전의 느낌이 강한 구조라 스토리적인 장점은 「반지의 제왕 : 가운데땅 여정」보단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만, 그만큼 부담도 적어서 저에겐 큰 장점이었습니다.

 

 

 

▷보드게임에서도 건재한 유다희와 극복의 재미

 

  원작 비디오게임은 처음 만나는 적부터 매우 위협적인 강함을 보여주고 비디오게임 중에서도 어려운 게임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캐릭터 조작이 익숙해지고 적의 공격을 파악하는 눈이 생기면서 점점 더 어려운 적을 상대할 수 있게 되는 재미가 살아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호평하는 작품이죠. 극복하는 재미가 살아 있는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 역시 난이도가 즐거운 의미로 높습니다. 보드게임 규칙이 복잡하다는 의미나, 클리어의 문이 매우 좁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한두 번의 실수가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실력이 쌓이면 캠페인 클리어가 어렵지 않다'는 의미에서요.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헌터의 최대체력은 6입니다. 필드에 있는 일반몹들의 공격은 평균 2~4의 피해가 들어가고 특수능력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회복이나 회피 수단 없이 한 번만 맞아도 사망 위기이고 두 번 맞으면 확정 사망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공격속도와 화력을 이용하여 맞기 전에 적을 죽이거나, 경직(stagger)이 붙은 공격을 먼저 함으로써 적의 공격을 무효화하거나, 적 행동 덱에 남은 카드를 고려하여 충분히 감내 가능한 공격만 당하거나, 적의 공격에 맞춰 언제든지 회피가 가능하도록 여유 슬롯 및 카드를 준비해두거나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조종하는 실력이 늘어나면서 높은 난이도는 진입 장벽이 아닌 극복하는 재미의 대상이 됩니다.

 

 

 

▷ 기본판만으로도 충분한 볼륨, 1인플과 다인플 모두 훌륭한 게임 디자인

 

  저는 피규어 퀄리티, 아트웍 같은 하드웨어적인 부분도 좋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규칙과 컨텐츠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게이머입니다.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건 결국 잘 짜여진 규칙과 잘 준비된 컨텐츠를 통해 제공되는 재미의 개성과 퀄리티라고 보는 편이에요.

 

  비슷한 시기에 킥스타터 펀딩 및 배송이 진행되었고 똑같이 소니 퍼스트 비디오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호라이즌 제로 던 보드게임」은 개성적인 장점도 많지만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매우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세한 부분을 빼고 이야기하다면, 기본판의 컨텐츠 부족, 2인플 기준 협력도 경쟁도 애매한 부분이 존재하는 게임 규칙이 제일 아쉬웠어요. 특히 규칙의 애매함은 원작 비디오게임을 옮겨오는 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보드게임으로서의 재미와 완성도를 일부 놓쳤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블러드본 보드게임」은 제가 「호라이즌 제로 던 보드게임」에서 느낀 갈증을 확실하게 해결해주었습니다.

 

  기본판만으로도 게임 캠페인이 4개로 단순히 클리어 한 번만 따져도 10시간 이상 분량입니다. 일반적들이 같은 적이어도 행동 패턴이 두 가지씩 존재하고, 몇몇 캠페인은 이러한 일반 적의 구성을 자유롭게 바꿀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캐릭터별 개성이 더해져서 일반 적이라고 해도 전혀 다른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도 생기고요. 기본판만 따졌을 때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1인플이 구색 맞추기 수준인 게임도 많지만, 「블러드본 보드게임」은 1인플의 플레이 흐름도 자연스럽고 재미가 뛰어납니다. 각 챕터의 맵이 아주 넓진 않기에 한 명이서도 충분히 맵 탐색 및 챕터 진행이 가능하고, 오히려 1인플일 때 주어진 라운드 수가 더 많기도 합니다. 2인플일 때는 특유의 어그로 시스템을 이용하여 헌터 한 명에게 공격이 몰리는 걸 방지하는 등, 1인플로는 느낄 수 없는 협력의 재미도 피부로 느낄 수 있고요. 「호라이즌 제로 던」이 기본 규칙인 경쟁 규칙이 충분히 공정하고 긴장감 있는 경쟁을 제공하지 못하고, 변형 규칙인 협력 규칙의 경우 경쟁 규칙에 맞춰서 디자인된 카드가 너무 많다는 문제점 때문에 한계가 있었기에, 「블러드본 보드게임」의 협력플은 협력 게임의 기본기를 잘 지킨 것만으로도 저에겐 큰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일반 적이나 보스 중 한 칸에 있는 모든 헌터를 공격하는 패턴이 다수 있어서 다인플은 1인플보단 신경써야 할 게 많습니다. 3인플 이상일 경우 이러한 공격 패턴 때문에 1~2인플보다 난이도가 높아지리라 생각하고요. 3~4인플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저는 이 게임의 최적 인원이 1~2인이리라 예상합니다.)

 

 

▷ 원작 팬이 재미를 느낄 요소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비디오게임 원작 보드게임은 원작 재현과 완성도 추구의 균형잡기가 큰 과제입니다. 비디오게임 중 다수는 실시간 게임이지만 보드게임 중 다수는 턴제 게임이라는 차이도 있고요. 저는 이 부분에서도 「블러드본 보드게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무기의 공격 슬롯마다 속도와 피해량이 다르고, 여기에 플레이어가 가진 카드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활용을 통해서 스태미너를 관리하고 적의 반응에 집중하는 느낌이 잘 살아 있습니다. 정해진 단계를 따라가는 보드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액션 게임 같은 '컨트롤의 재미'가 있어요.

 

  원작 비디오게임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초반에 만나게 되는 야수의 무서움을 기억하실 겁니다. 계단 위에 올라가니 거대한 검은 야수 두 마리가 짜잔~하고 나타나고, 무서워서 열심히 도망쳤더니 다른 적들보다 훨씬 먼 거리까지 쫓아오죠. 이는 보드게임에서도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Scourge Beast는 플레이어를 쫓아올 때 다른 적의 두 배의 속도로 움직이고, 확률적으로 추가 동료를 소환하는 어빌리티를 가지고 있죠.

 

  이처럼 원작 보드게임이 가진 수많은 개성적인 시스템 - 변형 무기,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의 위험성, 필드의 적의 부활, 안개 벽, 다양한 사냥도구의 활용, 비디오게임에서 적들이 보여준 주요 패턴 등 - 가 보드게임의 시스템에 맞춘 형태로 훌륭하게 재현되어 있습니다.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원작의 주요 이벤트도 대다수 등장하고요. (보드게임의 볼륨을 위하여 원작에는 없던 이벤트도 많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단점

 

 

▷ 빈틈이 많은 규칙, 규칙서, 진행 불가 오류

 

  완벽한 게임 규칙/규칙서라는 건 꿈만 같은 이야기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만, 「블러드본 보드게임」은 유독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조건이 만족되었을 때 '원하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의 설명을 automatically라고 해놓고 규칙서에 '원할 경우 사용'이란 말을 안 해주어서 헷갈리게 한다거나, insight 토큰이 존재하는 게임에서 '완료한 퀘스트'를 insight라 부르지만 이걸 규칙서에 언급을 안 해주었기에 규칙서만으로 게임 진행이 안 된다거나,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특정 장소가 반드시 필요한데 게임 준비할 때 그 타일을 따로 빼두란 말을 안 해두어서 문제가 생긴다거나... 이것 말고도 문제점이 많아서 인터넷의 도움 없이는 규칙 파악이나 게임 진행이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CMON이라는 대형 퍼블리셔에서 발매 전 검수조차 안 한 건가 싶을 정도에요.

  게임을 플레이하시려는 분은 반드시 BGG에 올라온 비공식 FAQ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boardgamegeek.com/thread/2578097/bloodborne-faq-thread

 

Bloodborne FAQ Thread | Bloodborne: The Board Game

So I think we can all agree that, whilst this game has a lot going for it, it's in desperate need of an FAQ. In the meantime, however, I thought I'd put some of the more popular points down here to try and help new players now that

boardgamegeek.com

 

 

▷ 피규어를 제외한 구성물 퀄리티의 아쉬움

 

  플레이별 개인 보드, 캐릭터 보드, 공용 보드가 얇은 종이입니다. 카드랑 같은 두께인 것 같아요. 맵 타일은 두꺼운 보드인데 나머지는 왜 이런 수준인 건지 의문. 맵 타일도 마감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타일 덱 셔플 시 빠르게 훼손이 일어나고 뒷면 색감이 다른 게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타일 덱 셔플은 안 하고 주사위를 사용해서 뽑고 있네요.

  기본 제공되는 플라스틱 인서트 트레이의 카드 슬롯이 카드 사이즈에 딱 맞아서 카드에 슬리브를 씌우면 카드가 안 들어갑니다. (CMON이 내는 게임들의 고질적인 문제이죠.) 슬리브를 꼭 하는 입장에선 트레이가 없는 것만 못한 경우라 인서트 플라스틱 트레이는 버렸습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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