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사진은 직접 찍거나 지인께서 찍어주셨으며, 별다른 코멘트가 없는 건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PC모드에서 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레일로드 잉크 : 딥 블루 에디션 (Railroad Ink : Deep Blue Edition)」
플레이 경험 : 딥 블루 기본룰 1회
무작위로 주어지는 상황을 최적화/극복하는 달성감,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긴장감이 롤 앤 라이트의 가장 큰 재미라 생각합니다. 「레일로드 잉크」 기본룰은 기본적인 선로/도로 연결 규칙의 제약은 있으나 그 달성감이 플레이어의 설계보단 7라운드 주사위에 영향을 받는 게 더 커서 미약합니다. 다른 플레이어와 승점을 두고 경쟁하기는 하나, 그 과정에서 '같은 주사위 조합'을 쓴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상호작용도 없습니다. (「웰컴 투...」의 미션 선점 같은 요소조차 없습니다.)
롤 앤 라이트 및 드로우 앤 라이트 안에서도 굳이 포지션을 나누자면 쉬운 게임과 어려운 게임이 있을 테고, 「레일로드 잉크」 기본룰은 쉬운 게임에 속하는데, 매 순간이 즐겁고 경쟁적인 명작 롤 앤 라이트 「다시 한 번! (Noch Mal!)」에 비해 크게 부족했습니다. 아직 확장 규칙을 해보지 않았고 겨우 1회플만 해봤다는 건 알지만, 특별히 아쉬움이 남지도 않고 요즘 게임 방출 기간이기도 해서 딥 블루와 블레이징 레드 모두 미련 없이 방출.
「드워프의 겨울 (Dwar7s Winter)」
플레이 경험 : 기본룰 4인플 1회
드워프 왕국의 가장 혹독한 7주 간의 겨울을 버티고, 그 동안 왕국을 위해 더 많이 헌신한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반협력(semi co-op) 장르입니다. 다만, 기본룰에서는 플레이어 전체가 패배할 만큼 혹독한 위기 상황은 발생하지 않기에 사실상 완전 경쟁 게임이나 마찬가지이게 됩니다.
각 라운드 시작 시 이번 라운드에 사용할 카드를 자신이 가진 핸드 제한 수만큼 뽑아둡니다. 자기 차례에는 자신이 가진 액션 포인트로 여러가지 행동을 수행합니다. 액션 중에선 악기 연주가 있어서, 만약 초록색 악기를 연주하면 모든 플레이어가 돌아가며 자기 손에 든 초록 악기 카드를 플레이하게 되는 요소도 있습니다.
협력으로서의 재미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쉬운 난이도였고, 경쟁으로서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규칙의 아주 간단한 가족 게임 수준입니다. 전체 규칙을 적용하면 좀 더 깊이가 깊어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만족도가 아주 높지는 않으리라 생각해서 주변에 구입하겠다는 분이 계실 때 빠르게 방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버라지 (Barrage)」
플레이 경험 : 기본판 3인플 1회, 4인플 1회. 「버라지 - 리그워터 프로젝트」 확장 포함 2인플 1회
아직은 킥스타터 후원자에게 배송 중인 「버라지」... 킥스타터에 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죠. 크라니오 크리에이션즈가 보여준 킥스타터 진행 능력은 킥스타터는 처음임을 감안해도 보드게임계에서의 경험과 규모가 있는 회사라고 믿을 수가 없는 수준이었고, 컴퍼넌티 퀄리티에 웬만해선 불만을 느끼지 않는 저도 짜증이 날 만큼 나쁜 퀄리티로 나온 건축 바퀴 및 물방울 컴퍼넌트는 게임 진행에 방해되는 수준이며, 무려 20유로나 주고 추가한 킥스타터 한정 박스가 메탈 코인도 덜 오고 3D 맵은 최악의 퀄리티에다가 심지어 제 건 박스에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이 모든 단점이 한 데 모인 게임을 배송료 포함 100유로 넘게 주고 샀다는 게 정말 짜증나지만, 게임의 재미 하나는 정말 굉장합니다. 이 게임을 7월에 플레이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6월에 플레이했다면 바로 '상반기에 배운 게임 베스트' 랭킹 1위에 올라갔을 거에요. (기존에는 「젠테스」, 「파이프라인」, 「언더워터 시티즈」가 최상위권이습니다.)
게임의 큰 흐름은 일꾼놓기로, 자신의 일꾼 1~3명을 일터에 놓아서 전력생산, 물 추가, 건설 기계 구입, 건설 바퀴 가동, 계약 추가, 기술 구입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일꾼놓기이기에 액션이 사용될 수 있는 횟수는 한정되어 있고, 그마저도 한 액션을 더 늦게 하는 쪽은 소요 일꾼이 늘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건축물을 건설하는 액션은 공용 보드가 아닌 개인 보드에 있어서 액션 자체를 놓치는 경우는 없습니다.
「버라지」의 가장 큰 재미는 수력발전을 통해 나옵니다. 발전 액션에는 댐, 댐에 고인 물, 수로, 발전소의 네 가지 요소가 필요하기에 이런 건축물을 어디에 언제 어떻게 건설하는지 잘 따져야 합니다. 특히 물이 발전소를 지나간 후 다시 흘러가다가 다른 댐에 고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의 행동과 그로 인해 생기는 물의 흐름까지 고려한다면 어디에 무엇을 어느 순서로 지을지 고민할 때 요구되는 사고의 깊이 역시 상당합니다.
건축물을 건설할 때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자원을 지불하면서 건설하겠지만, 「버라지」에서는 건설에 사용되는 건설 기계들을 건설 바퀴에 올려놓습니다. 새로운 건축물을 건설하거나 여러가지 보너스로 건설 바퀴를 돌아가게 하여 한 바퀴 돌아오면 건설 기계들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건설 기술과 건설 기계 모두 이러한 건설 바퀴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자원을 많이 모아서 많이 행동한다는 원리는 「버라지」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물의 흐름 때문에 건설 자리 선점 경쟁까지 고려한다면, 액션 하나하나의 고민은 더욱 깊어집니다.
이 외에도 게임에 존재하는 모든 행동들은 매우 깊이 있고 부드럽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댐을 지어야 해? 굴착기가 필요하겠군. 사올까? 아냐, 너무 비싸. 그렇다면 계약을 달성해서 가져오는 게 좋겠군. 그러면 수력발전을 해야 하는데, 지금 하는 게 과연 맞을까? 등등. 제가 유로 전략 게임을 하면서 가장 즐거울 때가 게임 안의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인데, 「버라지」는 이 방면에서는 최고였습니다.
「버라지」 문단은 사흘에 걸쳐서 말을 고르고 골랐지만, 겨우 세 판의 게임만으로는 제가 느낀 즐거움을 다 전할 수가 없네요.
확장은 아직 한 번만 해봤는데, 당분간은 기본판(+주황 국가)만을 사용하며 깊이를 즐긴 다음, 천천히 확장을 넣어보고 싶습니다. 확장을 넣으면 일터 및 액션 종류가 많아져서 「위대한 로렌초」처럼 기본판보다 훨씬 여유로운 플레이가 진행되기 때문에 매우 다른 게임이란 느낌을 받아서 썩 제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요.
p.s.
단, 2인플이 주는 재미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액션 공간은 다소 편집한다 하더라도 두 명이서 게임을 하기엔 지도가 너무 넓어요. 수로를 통한 물의 흐름 때문에 인원이 적은 게임이라고 맵을 좁게 쓸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다가옵니다. 제 추천인원은 3-4인.
버라지 문단은 며칠 고민하다가 그냥 짐 더는 심정으로 마구 마무리 했더니 정말..영양가 없는 글이 됐네요..ㅠㅠ 언젠가 갑자기 이 글을 수정하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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