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성 (Gùgōng)
그동안 3인플만 해봤던 「자금성」을 처음으로 5인플을 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3인플보다 더 좋았습니다.
3인플 때보다 자신의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게임판에 일어나는 변화가 더 많은 덕분에 더욱 역동적인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만리장성 완성에 필요한 하인의 수가 더욱 많아진 것도 좋았어요. 게임의 흐름을 잘 파악하면 더블하인을 이용하면 만리장성에 집중하는 전략이 여전히 가능하지만, 3인플처럼 쉽게 해결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자금성」을 해본 지인은 게임이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느낌에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만, 제 마음속에서는 「자금성」이 약간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게임으로 자리 잡아서 아무래도 5인플이 주는 혼란함이 매력적이네요.
3인플도 재밌었지만, 앞으로는 가능한 4~5인플 위주로 하려고 합니다.
래더 29 (Ladder 29)
「티츄」, 「갱 오브 포」와 같이 카드 조합을 이용하여 손에 든 카드를 가장 먼저 모두 사용하는 게 목표인 클라이밍 장르의 게임입니다.
이 게임만의 특이한 점으로 'Hotspot'이라는 특별 카드가 있습니다. 라운드 시작 시 한 사람이 한 장씩 가져가게 되는 'Hotspot' 카드에는 이번 라운드 동안 나에게만 적용되는 특별 규칙이 적혀 있습니다. '페어(pair)를 사용할 수 없다.', '앞 사람이 낸 조합보다 2 이상 큰조합을 내야 한다.', '런(run ; 포커의 스트레이트)은 짝수로 끝나야 한다.' 등등. 자신의 핸드 상황에 맞춰서 유리한 'Hotspot'을 고르면 되겠지만, 그러면 다른 플레이어가 자신의 핸드가 가진 약점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다만, 조합의 종류가 싱글-페어-트리플-런-포카드밖에 없고, 카드가 4색 1~15로 범위가 넓어서 라운드 시작 시 카드 교환을 하고 나서도 그다지 재미 없는 핸드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티츄」는 조합을 통해 강력한 핸드를 만들 수 있고 「달무티」는 피라미드형 구성을 통해 작은 숫자의 카드는 그 희귀함을 통해 강력함을 보장합니만, 「래더 29」에는 이런식으로 핸드가 강력하다는 느낌을 받을 일이 많지 않아요. 'Hotspot' 카드를 고려한 운영이 중심이 되는 게임인 만큼, 강력한 핸드가 주는 쾌감을 좋아하는 분에겐 조금 애매할 수도 있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작은 변주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구입하길 잘했어요.
포펜 (Foppen)
녹색 변태 프리드만 프리제 아저씨가 옛날에 발표했던 카드 게임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발매되었습니다.
게임은 트릭 테이킹 + 손패 털기 장르로, 기본적인 진행은 트릭 테이킹 게임의 기본을 따릅니다. (트럼프 수트가 없고 리드 수트만 있습니다.) 다만 「포펜」의 특이한 점은 각 트릭마다 가장 강한 사람과 함께 가장 약한 사람도 뽑는다는 데 있습니다. 한 트릭에서 가장 약한 카드를 낸 사람은 '바보'가 되어서 다음 트릭에서는 카드를 내지 못합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마다 손에 남은 카드의 장수가 달라지고, 누군가 카드를 다 쓰면 라운드가 끝나면서 손에 든 카드에 따라 감점이 들어갑니다.
이 바보 시스템이 보통의 트릭 테이킹 게임과 「포펜」을 전혀 다른 게임으로 만듭니다.
일반적인 트릭 테이킹 게임에서는 내 손에 특정 수트가 없다면 해당 수트가 리드 수트로 돌 때 트럼프 수트를 내거나 득점에 위험한 카드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오기에 손에 특정한 수트가 없는 핸드를 만드는 것이 상당히 좋은 전략입니다. 그러나 「포펜」에서는 나에게 만약 특정 수트가 없다면 해당 수트가 돌 때 내가 '바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 큰 감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나에게 유리한 수트가 내가 '바보'인 상황에서 진행되면 내 패가 가진 장점이 죽어버리기도 합니다. 또 각 트릭마다 '바보'인 사람 때문에 특정 수트가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지는 재미도 있고요.
한때는 트릭 테이킹 장르가 많이 굳어버린 장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 다양한 개성을 지닌 트릭 테이킹 장르의 게임을 만나서 기분이 좋네요.
빌리지 : 항구 (Village : Port)
구입 후 몇 년 동안 개봉노플이었던 「빌리지 : 항구」 확장을 드디어 해보았습니다.
기본판에서든 「빌리지 : 여관」 확장에서든 여행은 승점의 양으로 보나 효율로 보나 손이 잘 안 가는 액션이었습니다. 이러한 여행 액션을 항해 액션으로 완전히 개편한 덕에, 시장에 버금가는 승점 벌이가 가능해져서 매우 경쟁적인 게임 진행이 이루어지네요. 기존 빌리지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승점 루트가 생겨서 아주 멋진 게임이 되었습니다.
「빌리지 : 항구」에 포함된 또다른 미니 확장인 '인생 목표' 확장도 좋았습니다. 플레이 전에는 각 플레이어의 전략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게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습니다만, 각 액션마다 횟수가 정해진 「빌리지」에서는 그런 문제는 전혀 일어나지 않더군요. 앞으로는 꼭 포함해서 즐겨야겠습니다.
록키 로드 à la Mode (Rocky Road à la Mode)
「기차섬」 등으로 대표되는, 하나의 카드를 여러 방식으로 쓸 수 있는 카드게임입니다. 다만 제가 해본 이 장르의 게임 중 가장 간단한 게임이네요.
「올림포스」 식 시간 트랙 시스템을 사용하며, 각 카드는 손님 카드, 사탕 카드 중 하나로 사용하게 됩니다. 손님 카드로 사용하면 군것질 거리를 서빙하게 되고, 서빙이 끝난 손님은 승점 또는 서빙 보너스를 제공하는 카드가 됩니다. 서빙 보너스를 많이 모으면 추가 승점 보너스 카드를 가져올 수 있고요. 이렇게 누군가 일정 승점을 모으면 게임 종료. 남은 플레이어가 시간 트랙을 따라잡을 때까지 진행 후, 승점이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됩니다.
정말 정말 간단해서, 그만큼 가볍게 할 수 있는 게임이라 좋았습니다. 2인플이 가장 좋고, 3인플까지는 할만하지만 4인플은 덱이 너무 얇아서 무리.
코임브라 (Coimbra)
4인플은 3인플보다 더 빡빡한 게임이네요. 그래도 「위대한 로렌초」 기본판 4인보다는 할만합니다. 저에게는 올해 최고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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