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컴 호러 카드게임」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서 사진이 없고, 「카네기」는 너무 재밌게 플레이하다가 사진 찍는 걸 까먹어서 사진이 없습니다ㅎㅎ;

 

 

 

「아컴 호러 카드게임 - 돌아온 잊힌 시대」

Arkham Horror : The Card Game  - The Forgotten Ages

 

-2인플(리타 영 + 우르술라 다운즈), 보통 난이도
- 시나리오 4 ~ 마지막 시나리오 진행


  지난주에 이어 '돌아온 잊힌 시대'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토요일 점심 먹고 시작해서 캠페인 끝날 때 보니 (중간에 저녁은 먹었지만) 밤 11시가 좀 넘었네요.

 

  '잊힌 시대' 캠페인은 돌아온 버전은 첫 플레이이고, 기본 버전도 쉬움으로만 진행해봤습니다. 그래도 돌아온 버전 탐사와 관련된 여러 요소가 순해져서 큰 맘 먹고 보통 난이도로 진행하였네요.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 말하진 않겠지만... 탐사 및 탐험 물자 관련된 변경 사항들이 '잊힌 시대'를 좀 더 순하게 만들어줘서 돌아온 버전이 일반 버전보다 압도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잊힌 시대'를 처음 플레이하시는 분들도 (세팅의 번거로움만 괜찮다면) 돌아온 버전을 적용하는 걸 추천하고 싶네요. (적어도 탐사에 관련된 규칙만이라도요.)

 

  다만, 제가 정말 싫어하는 6시나리오는 돌아온 버전으로 하여도 여전히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결국 시나리오 코어 디자인이 제가 생각하는 이 게임의 플레이 미학에 대한 선을 넘었다고 보는 문제라서 돌아온 버전에서도 특별히 좋아질 게 없더라고요. 결국 6시나는 모든 게임을 통틀어 제가 제일 싫어하는 시나리오고, '잊힌 시대' 캠페인은 일반 버전이든 돌아온 버전이든 6시나 때문에 제 마음 속 캠페인 랭킹 최하위를 지키고 있네요.

 

  약간의 타협과 에러플은 있었지만, 캠페인 전체 결말도 제가 원하던 결말에 도달하였고, 이 과정에서 마지막 시나리오는 만족스럽게 소름돋는 전개도 경험하는 등, (최악의 오점인 6시나리오를 제외하고는) 굉장히 즐겁고 시간가는 줄 모르는 하루였습니다.

 

 

 

 

 

「카네기」

Carnegie

 

- 2인플 x2회
- 기본 부서만 사용

  금요일에 배송 받은 「카네기」 2인플을 돌려보았습니다.

  부서는 첫 판은 모든 부서를 하나씩 넣어보았고, 두 번째 판은 무작위로 세팅했네요. 프로젝트는 처음엔 두 명 모두 A로만 진행하고, 두 번째 판부터는 각자 하고 싶은 쪽을 선택했습니다.

 

  첫 판은 서로 룰을 익혀가는 과정이어서 전략을 잡기보단, 건물을 최대한 다양하게 활용해보면서 상대가 뭔가 잘 하면 '우우 사기다 우우'하면서 즐겁게 진행했습니다. 저는 빠른 건설을 통해 프로젝트 수입의 재미를 맛보았고 상대방은 운송 최고레벨 보너스를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둘 다 110점 내외로 게임 종료.

 

  두 번째 판은 부서를 랜덤으로 했더니 하나만 나온 부서가 몇 종류 있었네요. 저는 네 종류의 액션에서 항상 적어도 한 명 파견이 가능하도록 세팅하여 파견 복귀 운송 수입 + 프로젝트 수입을 계속 받으면서 기부를 달렸고, 파트너는 경영 액션과 연구 액션에 좀 더 집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하나만 있는 부서를 제가 선점한 게 많아서 상대방의 후반 경영 액션 발목을 잡았고 그 결과 두 사람 모두 150점대의 초접전으로 끝났네요.

 

 

  이 아래로는 「푸에르토 리코」와 「카네기」에 대한 찬양(?)이 이어집니다 ㅎㅎ;

 



  「카네기」는 '시작 플레이어가 정한 액션을 모든 플레이어가 따라간다.'는, BGG에서는 Follow로 분류하는 시스템을 가진 게임입니다. Follow 시스템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고 말할 수 없는 게임이 「푸에르토 리코」이고, 제가 접한 글에서도 "푸코 좋아하면 이 게임도 좋아한다."는 말을 많이 봤습니다. 저는 「푸에르토 리코」를 다섯 개나 가지고 있을 만큼 좋아해서, 「카네기」에 큰 기대감(+ 비싸게 샀는데 혹시 재미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가지고 게임을 해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습니다.

 

  저는 「푸에르토 리코」 2인플, 3인플, 4~5인플을 조금씩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3인플은 너무 부유해져서 밍밍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그 부유함 때문에 처음 배울 때 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인원수라고 봅니다.

  4~5인플은 '내가 다시 시작 플레이어가 되기 전까지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하고, 대비에 성공하였을 때 얻는 게임이 큰 게임'입니다.

  2인플은 '7:3보다 2:0이 더 좋을 수 있는 진검승부'죠.

 

  제가 플레이한 「카네기」 2인플은 「푸에르토 리코」 2인플과 가까운 인상이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푸에르토 리코」 2인플을 좋아한다면, 「카네기」 2인플도 좋아하실 거라 확신합니다.

  아,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푸에르토 리코」는 상대방이 '할 게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게 가능하고 그것 자체로도 이득인 플레이지만, 「카네기」는 상대가 할 게 전혀 없게 하기는 좀 힘들다는 정도? 이건 「푸에르토 리코」의 각 액션의 연계성이나 철학이 「카네기」의 그것과는 다른 점이 있기에 생기는 부분이지만요.

 

  위에서 적은 것처럼 저는 「푸에르토 리코」 4~5인플이 2인플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는, 서로 대등하게 다르면서 장점이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네기」 3인플과 4인플에서는 「푸에르토 리코」 4~5인플에서 느낀 그 매력을 혹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정말 기대가 큽니다. 얼마나 기대가 크냐면... 이미 킥스타터판을 큰 돈 주고 구입했으면서, 파주 슈필에서 일반판이 너무 비싸지 않게 풀리면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할 만큼요.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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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최근에 사진을 이상하리 만큼 안 찍어서 사진이 없는 게시물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평소와 다르게 최근에 한 걸 위에 놓아봤습니다. 밑으로 갈수록 기억이 흐릿해집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돌아온 잊힌 시대」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Return to the Forgotten Ages

 

*캠페인만 평가합니다.

플레이 경험 - 2인플(리타 영 + 우르술라), 보통 난이도, 캠페인 진행 중 (시나1~시나3)

 

 

  저는 6번 시나리오 때문에 '잊힌 시대' 캠페인을 싫어하지만, 그 6번 시나리오를 제외한 부분들은 좋아하는데, '돌아온 잊힌 시대'에서 바뀐 부분들은 모두 마음에 듭니다. '돌아온 던위치의 유산', '돌아온 카르코사로 가는 길'은 일반 캠페인과 돌아온 캠페인 모두 즐기고 싶지만, '돌아온 잊힌 시대'는 앞으로 특별히 실망하지 않는다면 웬만해선 일반 캠페인은 안 즐기고 싶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변화인 탐사의 경우 시나리오 초반에는 탐사가 잘 되고 시나리오 중후반에는 잘 안 될 가능성이 생기는데, 초반에 탐사가 잘 안 되어서 플레이어의 세팅이 꼬이는 경우는 줄어들어서 지금이 훨씬 좋네요.

 

  시나리오의 변주는 '약간 까다로워졌다.' 정도이지만,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1번, 2번은 탐사 관련을 제외하면 큰 차이를 못 느꼈지만, 3번 시나리오(운명의 실가닥)은 원래도 최고의 시나리오 중 하나였지만 이제 더 좋아졌네요.

 

  다음 플레이는 다음 주말입니다. 아마 다음 토요일에 끝내지 싶어요.

 

 

「휘슬 마운틴」

Whistle Mountain

 

플레이 경험 - 2인플 1회

 

  유쾌한 분위기가 강한 일꾼 놓기 게임입니다.

 

  2인플이라 견제나 수싸움이 쉬운 상황이었지만, 액션의 이득과 기회비용을 저울질하기보다는 눈 앞의 이익에 충실하면서 가볍게 플레이하는 게 더 편한 게임이었습니다. 처음 플레이 해서 익숙하지 않다거나 게임 자체가 유쾌한 분위기라는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게임이 '가벼운 요소를 엄청나게 많이 뿌려놓는' 라는 느낌이 강해서 더욱 그렇네요. 제가 했던 게임은 '와 철이 와일드 자원이라니, 사기친다!! 그러면 나도 물을 와일드 자원으로 만들어서 사기쳐야지!!' 같은 분위기였어요.

  전략 게임 좋아하는 보드게이머들이 가끔(...자주?)하는 농담으로 '푸코는 파티게임이죠' 'AoS는 파티 게임이죠'같은 게 있는데... 이건 진짜로 '전략 게임이지만 파티 게임 같은' 분위기가 강합니다. 진지한 전략 게임을 원하시면 비추, 전략 게임이지만 가벼운 분위기를 원하신다면 괜찮을지도?

 

  2인플이라고 해서 세팅이 달라지거나 하는 건 없습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이 참여하여 게임판 중앙에 일터를 만드는 지지대/기계는 다소 선택지가 줄어들지만, 게임판 테두리에 처음부터 존재하는 일터인 독은 그대로네요. 그래서인지 독특한 기능을 하는 독 액션들의 경쟁은 치열하지 않았습니다.

  2인플이라서 재미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2인플보단 3, 4인플이 더 재밌을 가능성이 높다고 느꼈네요. (다음주에 3~4인플 한 번 할 계획이긴 합니다.)

 

  아이콘은 최악입니다. 아이콘에 일관성이 없다기보단, 아이콘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이 게임을 설명하셔야 하는 분은 미리 모든 중형기계/대형기계/업그레이드/시작능력을 펼쳐놓고 룰북 뒤쪽의 표와 대조해가면서 읽어보고 가야 게임 진행이 막히는 일이 줄어듭니다. (없진 않습니다. 저는 하면서 긱 몇 번 검색했네요...)

  보드엠이 카드인지 뭔지에 설명을 추가했다고 했는데, 솔직히 뭐가 좋아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한 번밖에 못해봤고, 인원이 더 많아야 강점이 살아나는 게임일 것 같아서, 현재로선 '룰과 느낌을 익혔다. 게임은 호감인데 아이콘은 짜증난다. 3~4인플도 해봐야지 제대로 알 것 같다.' 정도로 요약해봅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돌아온 카르코사로 가는 길」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Return to the Path to Carcosa

*캠페인만 평가합니다.

 

플레이 경험 - 2인플(마테오 신부, 민 티 판), 보통 난이도

 

  '카르코사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저에게는) 최고의 아컴 카드 캠페인이었고, 돌아온 버전의 만족도도 역시 최고였습니다. 다만 '풍부하고 색다른 변화가 이루어졌는가? 단점이 보완되었는가?'라고 하면 약간 아리송하군요... 95점이 97점이 됐다 정도의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돌아온 카르코사로 가는 길'이 '카르코사로 가는 길'을 완전히 대체하는 느낌은 아니라서, 두 버전을 번갈아 즐길 것 같습니다.

 

  난이도는 돌아온 버전이 일반 버전보다 약간 더 어렵다고 느껴졌고, 특히 공용 조우가 꽤 빡세졌습니다. '카르코사로 가는 길'에서 추가된 키워드인 '숨김'을 안 좋아하신다면 돌아온 버전도 같은 불만이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아크 노바」

Ark Nova

 

플레이 경험 - 4인플 없음, 3인플 약 5회, 2인플 10회 이상

 

  전략 게임 중에서 '이건 진짜 최고 중의 최고다.'라고 느낀 게임이 몇 있습니다. 보드게임을 처음 배웠을 때는 「증기의 시대」가 그랬고, 최근 몇 년 동안의 작품 중에선 「버라지」가 그랬네요. 「아크 노바」는 처음 플레이한 후 '와, 이건 최소한 「버라지」급이다.'라고 바로 만족했고, 이후 20여판을 더 플레이하면서도 그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네요.

 

  플레이어는 다섯 가지 행동으로 동물원을 경영하게 됩니다. 이때 카드에 레벨이 얼마나 충전되었느냐에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의 폭이 달라지고, 카드를 쓰면 1레벨로 내려가고 낮은 레벨에 있던 카드들이 한 레벨씩 올라옵니다. 물론 높은 레벨의 행동이 좋은 경우가 더 많지만, 꼭 최고레벨(5)의 액션을 하는 게 최선은 아닙니다. 때로는 과감히 3, 4레벨도 적절하게 플레이해줘야 하는 결단력을 요구한다는 게 이 게임에서 가장 맘에 드는 요소입니다.

 

  카드가 많이 들어가서 카드빨을 타는 게 아니냐고 할 수 있긴 한데... 이게 전략을 정해놓고 그에 맞는 카드가 오기를 기다리면 카드빨이 되겠지만, 저는 이 게임이 끊임없이 단기전략을 업데이트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서 카드빨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적절한 카드를 만날 확률을 높이고, 그 카드가 등장했을 때 재빨리 가져올 수 있는(혹은 다른 플레이어에게 적절한 카드를 끊어갈 수 있는) 유연성까지 갖추는 실력이 요구되는 게임 구조라고 보네요. 카드덱이 있는 만큼 운 요소가 있는 게임이라곤 생각하지만, 운빨이라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아직 모든 특별 동물원을 충분히 써보지 못했고, 2인플이 아닌 플레이 경험이 부족해서 실력은 더 쌓아야 하지만, 올해 최고의 게임을 논할 때 반드시 최종 후보 중 하나로 남겨놓을 게임입니다.

 

 

 

 

 

「투스카니의 성」

The Castles of Tuscany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에러플도 있었고 해서, 게임의 진행 방법과 흐름을 익혔다는 정도에 만족하는 게임입니다.

 

  「버건디의 성」과 이름이 비슷하고, 육각형도 비슷하긴 한데... 게임은 형제보다 멀고 사촌이나 육촌 정도의 느낌? 「버건디의 성」과 비슷한 요소가 없는 건 아니고 「버건디의 성」의 플레이 경험이 이 게임을 익히는 데 약간의 도움은 주겠지만 필수는 아닙니다.
  다만 「버건디의 성」 다인플, 특히 초보자가 낀 다인플에서 많이 지적되는, 주사위는 동시에 굴리지만 뒷 플레이어는 앞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서 미리 고민하는 게 도움이 안 되고 자기 차례에 길든 짧든 추가적인 고민을 하게 되는 상황 만큼은 이 게임에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오히려 더 좋아하실 분도 계실 것 같네요.

 

  인터페이스는 정말 안 좋습니다. 점수에 관련된 매우 중요한 트랙이 두 개인데 칸이 좁아서 같은 칸에 두 명이 위치할 경우 상당히 곤란해집니다. 자기 차례에 할 수 있는 행동이나 제약 요소에 대한 요약표가 없습니다. 업그레이드 타일을 통해 업그레이드되는 게 자신의 기본 행동인지, 아니면 타일에 따른 보너스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픽이나 구성물 퀄리티는 안 따지고, 언어 요소가 없는 게임이면 영어판도 마다하지 않지만, 인터페이스는 정말 중요하게 보는 입장에선 이 부분 때문에 게임 구입을 망설이게 됩니다.

 

 

 

 

「안드로이드: 넷러너: System Gateway 스타터팩」

Android Netrunner: System Gateway Starter Pack

 

  '넷러너'는 FFG가 발매했던 LCG로, 지금은 판권문제 때문에 종료된 게임 라인업입니다. 이후 NISEI라는 팬 집단이 자체적으로 넷러너를 내고 있는 상태이고요. (따라서 원한다면 PnP로 완전 무료로 즐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System Gateway는 NISEI가 재정돈한 기본판이고, Starter Pack은 거기서도 게임을 익히기 위해서 구성된 덱입니다. 게임이 안 익숙한데 덱을 구성하는 어려움 없이, 게임 자체에 익숙해지는 데 집중할 수 있죠.

 

  저는 기존 넷러너를 2년 정도 풀확으로 즐겼었고, 얼마 전 역시 넷러너를 즐긴 지인과 스타터팩으로 3게임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넷러너의 기본적인 재미인

  - 비공개 정보 추측하기

  - 런을 통한 경제 싸움 및 수많은 선택과 결과

를 느낄 수 있는, 밸런스 잡힌 잡덱이더군요.

 

  넷러너가 궁금하신 분은 시중에 나와 있는 구코어보다는 니세이 스타터팩으로 게임을 배우시는 걸 적극 추천드립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암흑 물질」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Dark Matters

 

플레이 경험 - 2인플(캘빈, 아카치), 보통, 1회

 

  '암흑 물질'은 공식이 아닌 팬메이드 캠페인으로, 네이버 아컴 파일즈 카페에 한국어 자료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스토리나 분위기적으로는 '카르코사로 가는 길'의 영향이 강해서 유사한 부분도 많으나, '잊힌 시대'의 탐사와 유사한(그러나 더 훌륭하다고 평가하고 싶은) 스캔 시스템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에 '카르코사로 가는 길' 확장이 필요합니다... '카르코사로 가는 길'이 품절 상태인 지금으로선 단점 아닌 단점이군요;;

 

  가장 큰 강점은 스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서 음식에 관련된 무언가를 찾는다면 부엌이나 식당, 창고 같은 곳에서 '스캔'이라는 행동을 하게 되고, 이때 자신이 서있는 장소의 아이콘과 관련된 카드가 나올 때까지 스캔덱에서 카드를 찾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나리오가 제시하는 상황에 아주 강하게 몰입할 수 있고, 덱의 셔플 상태에 따라서 원하지 않는 결과를 맞이하기도 하는 아컴 카드스러운 상황도 자주 발생합니다.

  이러한 테마에 맞는 탐색이 일반적으론 조사와 격발 행동에서 제시하는 테스트로만 이루어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몰입감을 제공했고, 이때문에 스캔 덱의 구성을 전혀 모르는 초회플일 때 엄청난 강점으로 자리잡습니다. (여러 번 플레이하게 되면 어떨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퍼즐 요소가 강한 것도 '암흑 물질' 캠페인의 특징입니다. 단순히 자신의 차례에 3액션을 어떻게 배분한다..같은 게 아니라, 플래시 방탈출 게임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간단한 퍼즐이 아컴 카드스러운 방식으로 구현된 시나리오가 몇 있습니다. 이러한 퍼즐에 거부감이 없다면 재밌게 상당히 인상적인 경험을 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후반부 모 시나리오는, 좀 과했어요...)

 

  '카르코사로 가는 길' 싸이클에 대한 리스펙트가 많으면서도, 다른 정규확장 못지 않은 독특한 시스템으로 대체 불가능한 재미를 주는 싸이클이었습니다. 강력히 추천합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돌아온 던위치의 유산」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Return to the Dunwich Legacy

*캠페인만 평가합니다.

 

플레이 경험 - 1회 (롤랜드 + 웬디 2인플, 보통)

 

  아주... 더러워져서 돌아왔습니다. '던위치의 유산'은 아컴 카드 게임의 첫 번째 확장, 솔직히 기본판이나 마찬가지라서 난이도가 높지 않은 캠페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던위치의 유산'은, 첫 확장이라서 참았던 온갖 아컴스러운 아이디어를 모두 모은 것 같은 기분이었네요.

 

  스토리적인 변주는 많지 않았지만, 게임이 익숙해져서 '던위치의 유산'이 쉽게 느껴지고, 그렇다고 어려움 난이도를 플레이하기는 싫다면, '돌아온 던위치의 유산'은 꽤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초심자 영업용으로 그냥 '던위치의 유산'은 앞으로도 자주 하겠지만, 게임에 익숙한 사람과 할 때는 '돌아온 던위치의 유산'을 더 하고 싶습니다.

 

  다만... 4시나 6시나는... 좀... 너무했어....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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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아크 노바」만 여덟 판을 하면서 지도 1~8을 모두 한 번씩 플레이해볼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하면서 느낀 지도별 첫인상을 적어보고 싶어졌네요.

 

  아직 지도별 경험은커녕 「아크 노바」 경험 자체가 부족하고, 2인플이 아닌 게임은 한 번밖에 못해본 좁은 경험 폭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사항

  지도별로 '4x 자매동물원', '3x 대학', '세 번째 추가 협회원' 달성 시 받는 보호 점수 합계는 3으로 일정합니다. 다만 분포가 1+1+1이나 2+1+0으로 조금씩 다르며, 본 게시물의 사진은 이걸 신경 안 쓰고 찍었더니 오른쪽이 잘린 게 많습니다.

 

 

 

 

지도 1. 전망대

- 전망대와 인접한 일반 우리를 점유면으로 디집으면 매력 +2

 

  전망대와 인접한 우리를 4개 만든 후, 파충류 사육장이나 대형 새장 건설, 혹은 야생에 풀어주는 보호 프로젝트를 통해 일반 우리를 비점유면으로 돌려놓았다가 다시 새로운 동물을 키우는 식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지도 특수규칙을 통해 받은 매력 점수가 20점 정도였네요.

 

  후원자를 돈으로 놓게 해주는 급여 보너스는 활용해보지 못한 게 아쉽네요.

 

  빠른 건설 업그레이드는 필수. 파충류 사육장과 대형 새장이 필수이고,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전망대에서 물가 일반 우리를 만들 기회가 하나뿐이며, 전망대가 없는 넓은 곳으로 가는 길이 너무 좁아요.

 

 

 

 

지도 2. 야외 공간

- 야외 공간과 인접하는 일반 우리는 수용 한계 +2

 

 

  최대 네 개의 일반 우리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효과를 한 번 얻을 때마다 건설 액션 2레벨치 + 공간 두 칸 + 비용 4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대형 동물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 돈 모으느라 혜택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보단, 3~4칸 동물을 빠르고 싸게 내려놓는 게 더 좋아 보입니다. 저는 3칸차리 우리에 초식 동물 전부 키우려고 하다가 템포가 너무 늘어져서 졌네요.

 

  야외 공간과 인접시키려고 우하단에서 시작했더니 바위 인접 일반 우리가 부족했고, 하필 건설 업그레이드가 늦어지자 동물원 확장이 엄청나게 밀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음에 할 때는 (체험형 동물 스타트가 아니라면) 우상단에서 시작해보고 싶네요.

 

 

 

 

지도 3. 은화 호수

- 호수 근처에 배치 보너스로 돈을 주는 칸이 많음

 

  초반 현금력이 엄청나게 좋습니다. 호수 칸은 채울 때마다 돈이 돌아오기 때문에 우리 건설 비용이 상당히 회수되고, 그 비용으로 좀 더 빠르게 동물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반에 치고 나아가서 스노우볼을 굴리는 게 능력의 전부입니다. (저는 물가에 타일 놓을 때마다 돈 주는 협회를 초반에 놓았더니 은화 호수 근처를 채우면 돈이 늘어나더라구요...ㅋㅋㅋ)

 

  또하나의 장점은 보호 프로젝트 보너스 중 '아무 액션 하나 하기'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걸 이용해서 마지막 차례에 협회 + 동물 같은 조합이 안정적으로 확보됩니다.

 

  단점은 은화 호수 주변이 거의 다 채워진 게임 중~후반에는 이득을 볼 요소가 없다는 점. 따라서 초반에 치고 나가서 생긴 이득을 계속해서 굴려야 합니다. 만약 좋은 상황이 온다면 보호 프로젝트 보너스 중 '아무 액션 하기'를 게임 중후반에 쓰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겠네요.

 

  비록 이 맵을 했을 때 대패하긴 했어도, 초반 부유함을 활용해보고 싶어서 빨리 다시 해보고 싶은 지도네요.

 

 

 

 

지도 4. 상업 항구

- 좌하단 상업 항구 옆 칸이 채워진 이후부터, 차례마다 한 번씩 손에 든 카드 한 장을 버리고 3원을 받을 수 있다.

 

 

  카드 업그레이드가 매우 잘 어울리는 지도였습니다. 카드 행동을 업그레이드한 후 고레벨 행동 시 손에 들어오는 카드들은 카드 행동이 레벨이 채워지는 동안 다 쓰기가 힘든데, 이 지도는 그렇게 추가로 얻은 카드를 돈으로 바꿔줘서 좋았네요.

 

  다만 게임 시작 시 상업 항구를 연결하려고 하면, 능력으로 팔만한 카드도 얼마 없는데 근처는 매우 좁아서 확장이 어려워 보이더군요. 9시나 10시 방향에서 스타트 후 적당한 타이밍에 상업 항구를 연결하니 게임이 상당히 잘 풀렸습니다.

 

 

 

 

 

 

지도 5. 공원 맛집

- 휴식 단계에 공원 맛집 근처 칸이 점유된 수만큼 추가로 돈을 받는다.

 

 

  건설 업그레이드를 하든 안 하든 길이 상당히 좁습니다. 그래서 무계획적으로 건설을 진행하면 대형 일반 우리나 대형 새장, 파충류 사육장을 못 놓게 될 수도 있습니다. (보호 프로젝트를 통해 건설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도 받을 수 있는데도 말이죠.) 대신 물 인접이나 바위 인접 우리를 만드는 게 매우 쉽다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지도 규칙은 다소 심심해보일 수 있지만, 그냥 평범하게 이것저것 건설하다보면 쉽게 수입+5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장점입니다.

 

  건설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도 지도 규칙의 보너스는 전부 받을 수 있지만, 건설 업그레이드 없이는 11시와 7시의 그나마 좀 넓은 공간에 대형 우리를 놓을 수 없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지도 6. 연구 기관

- 좌하단 연구 기관 인접 칸 점유 시부터 동물 카드 플레이 시 조건 1개 무시.

 

 

  게임을 처음 개봉하여 지도별 효과를 봤을 때만 이해도 이 지도가 제일 강력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플레이 중에는 저 특별 규칙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조건을 무시하면서 내려놓을 만큼 매력적인 동물이 손에 잡히냐가 문제라서요.

  다행히 연구 기관 근처는 어떤 우리나 건물이든 놓기 편하므로 미리 채워두고 쓸 수 있는 타이밍이 오기를 기다립시다.

 

  오히려 더 무난하게 잘 쓴 거는 행동 카드를 두 개까지 옮길 수 있게 해주는 수입 효과가 좋았습니다. 과거의 자신이 만든 카드 순서와 싸우는 게임에서, 카드 순서를 두 개나 옮길 수 있는 건 엄청난 매력이더라구요.

 

 

 

 

지도 7. 아이스크림 가게

- 점유 보너스가 매점인 칸이 모두 점유되면 모든 매점의 수익이 1 증가

 

  지도의 특수 규칙이 금방 활성화시키기에는 거리가 좀 있지만, 활성화되고서부터는 점유 보너스로 받는 공짜 매점 3개뿐이 아니라 직접 지은 매점도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매점을 넉넉히 설치해주면 정말 돈이 썪어 남을 정도가 됩니다. 따라서 협회 2레벨 업그레이드를 통한 기부 러쉬는 필수.

  수입 단계에 주머니(카드 묻고 매력 +2)를 발동시킬 수 있는 것도 상당히 좋습니다.

 

  근데 물이 동쪽에 너무 몰려있어서 물 인접 동물을 많이 내려놓기 힘들긴 하더라구요.

 

 

 

 

지도 8. 할리우드 힐스

- H칸을 점유할 때마다 덱에서 후원자 카드 하나 뽑음. H가 모두 점유되면 모든 후원자는 레벨이 1 감소.

 

 

  게임 끝날 때까지 후원자를 열두 장 이상 까는 것도 어렵지 않은 지도입니다. 당연히 후원자 행동을 업그레이드를 빨리 하면 좋고요.

  다만 덱에서 후원자 카드가 많이 안 나오면 능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게 문제. 어떤 지도든 도움이 되는 카드가 나오는 건 중요하지만, 이 지도는 후원자가 나와도 그게 큰 이득이 된다는 보장이 없어서 특히나 더 카드운을 타는 느낌이었네요.

 

 

 

 

 

 

잡담.

  모든 지도가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몇몇 지도는 무난하게 좋은 반면 일부 지도는 카드운을 타는 느낌입니다.

  현재 게임 규칙상 게임 준비 과정에서 지도를 정할 때 자신의 종료 점수 카드나 시작 핸드를 볼 수가 없는데, 이 부분을 종료 점수 카드 및 시작 핸드와 함께 고르는 걸로 하우스룰링을 해볼까 합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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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크베들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 : 허브 마녀 (The Quacks of Quedlinburg: The Herb Witches)」

-2인플 위주 수회플

 

 

  (검정 포함) 기존 재료의 5, 6권 추가, 새로운 재료인 홍성목 추가, 게임 중 단 한 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허브 마녀가 추가된 확장입니다.

 

  기존 재료의 5, 6권이 추가된 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단 점에서 환영할만한 컨텐츠 추가입니다. 가치 6짜리 호박이 생긴 것도 맘에 들고요. 무엇보다 좋은 건 성능이 고정이었던 검정 재료도 새로운 효과가 두 개 추가되었다는 점이겠네요.

 

  홍성목은 효과가 두 종류밖에 없고, 둘 다 고정된 가치가 아닌 게임 상황에 따라 변화되는 가치를 지닌 재료입니다.

 

  허브 마녀는 항상 세 명이 등장하며, 플레이어들은 각 마녀에게 게임 중 단 한 번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 시작할 때 모두 공개되므로 허브 마녀의 보너스를 극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을 노림으로써 기본판보다 점수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저는 허브 마녀를 추가한 뒤로는 개인판의 앞면은 솥이 너무 짧다고 느껴져서, 뒷면을 사용하고 물방울을 솥보다는 트랙에 사용하는 걸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도 솥을 다 돌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확장에서 새롭게 추가된 요소들은 대부분 기존 게임을 복잡하게 합니다. 그래서 기존판의 간단함이 좋았던 분에게는 번잡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게임에 거부감이 없으면서 기본판도 재밌게 즐기신 분이라면 더욱 풍부해진 전략적 선택지에 크게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겟 패킹 (Get Packing)」

- 1회플

 

 

  여행을 가기 위해서 짐을 싼다는 컨셉의 퍼즐 게임입니다.

 

  가방은 퍼즐이 2층으로 들어갈 정도의 깊이이며 몇몇 퍼즐 조각은 2층 높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입체감을 살리는 퍼즐보다는 칠교놀이형 퍼즐에 가깝습니다. 컨셉은 좋았으나 퍼즐의 새로운 면은 부족해서 기대한 것에 비해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브라질 : 임페리얼 (Brazil : Imperial)」

-4인플 1회

 

 

  진행방식이 많이 간단해진 4X 게임입니다. 문명 장르의 게임이지만,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은 「사이드」와 비슷합니다. 몇 가지 액션을 돌아가면서 선택하고, 해당 액션에는 부가액션이 달려 있고 이를 강화할 수도 있죠.

 

  플레이 타임이 긴 것에 비하면 게임의 진행방식은 간단합니다. 기억해야 하는 규칙도 많지 않고요.   한국어 4X 게임이 선택지가 넓지 않은데, 어렵지 않으면서도 4X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플레이는 해볼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번뿐인 부족한 경험이고, 액션의 선택과 조합도 중요하지만, 운과 정치도 상당히 중요한 게임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취향 문제로 구입하지 않기로 정한 게임이네요.

 

 

 

 

 

「마라카이보 (Maracaibo)」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등으로 유명한 Alexander Pfister의 전략 게임입니다. 플레이어의 배가 항로를 따라서 여러 지역을 방문하고 방문한 지역에서 액션을 수행합니다. 자신의 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돈과 점수를 얻기도 하고, 열강 세력과 협력하여 우호도를 쌓기도 하고, 카드를 내려놓아 생산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액션을 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항로를 한 바퀴 돌면 한 라운드를 마무리하게 되고, 네 라운드를 플레이한 뒤 점수가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재밌을만한 요소는 이것저것 섞여 있습니다. 다양한 액션, 다양한 업그레이드, 카드를 통한 태블루 빌딩, 열강과의 선호도를 통한 영향력 요소. 이 요소들 중 어느 하나가 특별히 뒤쳐지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고요. 랜덤하게 정해지는 도시 액션의 효과, 다른 플레이어의 항해 속도에 따른 흐름의 변화를 읽는 것도 재밌고요.

 

  게임에 변화를 주어 색다름을 느끼게 하는 유인요소도 풍부합니다. 일반 게임의 세팅을 설명하는 카드가 세 종류가 있고, 만약 보다 점진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캠페인 모드도 존재합니다. 캠페인 모드는 레거시 게임처럼 회복불가능한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어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요소를 포함하여 게임판이 점차 변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카드는 그 수가 매우 많습니다. 게임에 반드시 포함되는 기본 카드가 있고, 일부가 랜덤하게 기본 카드에 섞여 들어가는 추가 카드가 (매우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두세 게임만으로는 모든 카드를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카드의 효과는 대부분은 간단한 편이고, 이름이 같고 효과는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 같은 계통인 카드가 여러 장 있는 게 다수입니다. 「테라포밍 마스」처럼 엄청나게 다양한 카드가 있거나 「아컴 호러 : 카드게임」의 조우 카드처럼 카드 덱의 흐름/테마를 읽는 재미까지 주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이건 비교대상이 카드가 게임의 중심이고 압도적인 경우일 뿐, 「마라카이보」도 절대 부족하지 않을 만큼 다양한 카드를 제공합니다. 카드가 다양해야 하고 덱이 고정되지 않은(혹은 거의 그 수준으로 카드가 많은) 쪽에 흥미를 느끼는 분에게는 충분히 합격점이 되리라 봅니다.

 

  열강의 큐브 개수 관련 인터페이스는 매우 아쉽습니다. 게임 중 세 열강의 큐브가 게임판에 몇 개나 올라가 있는지, 누가 많고 누가 적은지 확인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때그때 게임판 곳곳에 있는 3색의 큐브 개수를 세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공급처에 남은 큐브 수를 비교하기에는, 공급처를 떠난 큐브가 게임보드에서도 떠나는 경우가 있고요. 플레이어가 많을 수록 게임 중 더 자주 발생하는 일인데 인터페이스가 불편한 게 제가 느낀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이네요.

 

  객관적인 단점이라기보단 취향에 따라 큰 단점이 될 요소가 하나 있긴 합니다. 게임 중 얻게 되는 점수 중 열강과의 우호도를 통해 얻는 점수가 다른 점수와 비교하여 매우 크다는 겁니다. 그래서 열강 세력에 관련된 액션들의 중요도가 높고, 거기에 어떤 점수 요소를 덧붙이느냐가 전략의 주가 됩니다. 이처럼 주요소가 정해져 있고 다른 건 부요소가 되는 모양새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Alexander Pfister의 게임, 더 나아가 복잡한 유로 전략 게임을 좋아한다면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아컴 호러 카드게임 : Edge of the Earth Campaign Expansion」

-2조사자 보통 난이도 1회

 

*중요한 스포일러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주 사소한 정보도 모르고 싶은 분은 주의해주세요.

 

 

 

  소설 「광기의 산맥」을 매우 좋아해서 남극을 배경으로 한 이번 캠페인은 기대가 컸고, 결과적으로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 캠페인입니다.

 

  한 번에 캠페인이 모두 발매되는 걸 이용하여 기존 캠페인과는 구성이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캠페인 성취도 및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4~10 시나리오를 진행하게 됩니다. 아예 플레이하는 시나리오가 달라지는 갈래길이 있는 구조는 아니고, 선형적인 시나리오 중 일부 시나리오를 생략하고 넘어가거나, 메인 스토리에서 살짝 벗어난 독립 시나리오 비슷한 느낌의 시나리오가 메인 스토리 사이사이에 껴들어가는 형식입니다.

  저는 시나리오 분기에 따라 아예 플레이하지 못하는 시나리오가 생기는 식을 기대했기에 좀 아쉬운 방식이었지만, 기대와 달랐을 뿐 기존에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식이랑 비슷한 느낌이 들기에 점진적으로 여러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난이도는 매우 쉬웠습니다. 아무래도 극단적으로 짧으면 4시나리오만에 게임이 끝나다보니 후반부 난이도를 약간 낮게 잡은 것 같아요. 그리고 스토리상 함께하는 탐사대원들이 성능도 좋고 시작할 때부터 플레이 영역에 들어온 상태로 시작해서 자기 덱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탐사대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난이도 하락에 큰 도움을 주고요.

  캠페인이 전반적으로 경험치가 적은 편 아닌데 시나리오 수도 많다보니 업그레이드도 꽤 많이 할 수 있었네요. 특히 제 경우 두 조사자 모두 '카론의 은화'와 '불가사의한 연구'를 채용했더니 게임이 끝날 땐 두 조사자 모두 엄청난 경험치가...

 

  이러한 낮은 난이도 및 유저 친화적인 요소 때문에 해외 유튜버 중에서는 "'던위치의 유산'이 아닌 캠페인 중 초보자가 처음 플레이하기에 가장 좋은 캠페인을 하나 고르라면 이걸 고르겠다."는 의견이 있던데 저도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난이도가 '던위치의 유산'과 비슷하거나 '던위치의 유산'보다 어렵고 '카르코사로 가는 길'보다 쉽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캠페인의 고유한 기믹인 추위 토큰은 게임 중 여러 가지 상황에서 늘어나거나 줄어들게 됩니다. 규칙만 봤을 때는 매우 불쾌한 시스템일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토큰을 처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고  냉기 토큰을 연속 두 개 뽑아서 실패하는 일도 생각보다 적었네요.

 

  덱에 들어갔다가 한 번 뽑혀서 폭로 효과를 적용하고 나면 덱에서 사라지는 테켈리-리 시스템도 재밌었습니다. 이 테켈리-리를 활용하는 조우들도 흥미로웠고요.

  랜덤하게 뽑아야 하는 캠페인 고유 카드가 조사자 덱에 출입하는 일도 잦아서, 덱은 각자 짜오고 캠페인은 공동 소유로 진행하는 분들은 좀 불편해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스포일러는 할 수 없지만, 마지막 시나리오의 기믹? 연출?은 지금까지 플레이한 마지막 시나리오 중 가장 좋았네요.

 

 

  스토리는... 영어로 플레이하느라 100퍼센트 이해하진 못했지만, 생존이 막막한 남극의 분위기가 잘 느껴지는 건 확실했네요. 스토리의 풍미는 '잊힌 시대'와 비슷합니다. (물론 시스템은 이쪽이 훨씬 낫습니다.)

  텍스트는 정말정말 많습니다. 탐사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의 수가 정말 많고, 영어라서 읽는 데 오래 걸렸다고 해도, 일단 기존의 다른 캠페인보다 양이 훨씬 많은 건 확실해요.

 

 

  정말 만족도가 높았던 시나리오여서 어서 한국어판으로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제가 느낀 캠페인별 만족도를 높은 것부터 낮은 것 순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카르코사로 가는 길 = Edge of the Earth

끝맺지 못한 의식

(모 시나리오를 제거한) 잊힌 시대

던위치의 유산

(모 시나리오를 포함한) 잊힌 시대

광신도의 밤

 

 

 

 

 

 

「아컴 호러 카드게임 : The Curse of Rougarou)」

-2조사자 보통 난이도 1회

 

 

  'Edge of the Earth' 캠페인을 끝낸 후 마치 독립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것처럼 토큰 풀을 조정하여 플레이하였습니다.

 

   독립 시나리오 모드에서는 숫자 토큰이 -6까지 들어가는 걸 보고 난이도가 높은 시나리오라 생각하고 (남극에서 살아돌아온 조사자, 라는 느낌도 줄 겸) 캠페인을 끝낸 조사자를 데리고 갔습니다. 근데 토큰만 화려하니, 조우 카드나 시나리오 구성은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조사자 덱이 경험치가 빵빵고 강력하다보니 굉장히 싱겁게 끝났습니다.

 

  카드 퀄리티는 알고서 산 거니까 불만은 없지만, 컨텐츠 구성면에서도 아쉬움이 큰 시나리오네요. '엑셀시어 호텔 살인사건'이 괜히 최고의 독립 시나리오라 평가받는 게 아님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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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붉은 대성당 (The Red Cathedral)」

 

  주사위 + 론델(정해진 순서로 나열된 액션 트랙을 일정 칸 전진하여 액션을 고르는 방식)을 이용하여 자원 수집을 포함한 간단한 액션들을 하고, 이렇게 모은 자원을 성당 건설에 투입하여 승점을 버는 전략 게임입니다.

  「붉은 대성당」의 핵심이 되는 자원수집+배달 시스템은 매우 단순한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전략게임 수작이 된 것은 게임의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규칙이 아주 중요한 양념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자원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한 곳에 주사위가 많아지면 그만큼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내 다음 사람이 큰 이득을 보는 상황을 피하고 싶기도 하죠. 그러나 이 게임은 자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에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뒷 사람의 창고가 많이 찼다면 그걸 역이용하여 거리낌 없이 액션을 할 수 있고, 이게 플레이어 운신의 폭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 게임에서 승점이라 할 수 있는 요소는 십자가와 독수리 두 가지가 있습니다. 독수리가 십자가보다 더 상위이긴 한데, 그 간격이 유동적입니다. 초반에는 십자가를 많이 모아야 1독수리가 모이지만, 나중에는 점점 더 적은 십자가로도 독수리가 모이기 시작합니다. 즉, 게임 초반에는 독수리를 직접 받는 것의 효과가 더 강력해지고, 후반에는 십자가를 받는 효과가 초반보다 당력해집니다. 이 차이를 읽어내고 액션을 계획하는 순간부터 액면가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액션을 분석하게 되는 재미가 생깁니다.

 

  이 게임의 시스템 디자인 마감이 어느 부분이든 매우 뛰어납니다만, 저는 위 두 가지 요소가 이 게임을 뛰어난 게임으로 만든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전략게임 입문작'으로는 「노틀담」을 추천해왔는데, 이제는 「붉은 대성당」을 추천할 것 같습니다.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 (Lost Ruins of Arnak)」

 

*새의 길만 수회 플레이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은 요 1~2년 동안 나온 게임 중 가장 눈에 띄는 속도로 BGG 순위가 오르고 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물론 BGG 순위가 모든 게이머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만, 제가 해본 상위권 게임들은 그런 좋은 평가를 받을 이유는 항상 있어왔고,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이건 심지어 제 취향에 맞기까지 하네요.

 

  행동을 하고, 보상을 받는다는 아주 작은 재미들이 한 라운드 안에서도 매우 많이 축적되고, 이 보상을 다시 새로운 행동의 원동력으로 사용하기를 반복하죠. 솔직히 말해서 이 시스템들이 엄청나게 새로운 건 아니지만, 그것을 얼마나 맛깔나게 버무렸느냐의 관점에서 이 게임은 뛰어납니다.

 

  그래서 솔직히 여기에 뭔가 쓸 글은 별로 없습니다만... 이 게임에서 느낀 재미나 추천도는 오늘 게시물에서 가장 높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팬 암 (Pan Am)」

 

*3인플 1회

 

 

  플레이어들은 국제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를 다루어 노선 권리와 비행기를 확보하고 비행기를 노선에 배치하여 돈을 법니다. 이 과정에서 괴물 같은 초대형 항공사인 팬 암에 노선을 팔거나 주식을 구매하면서 최종적으로 (아마도 팬 암의?) 많은 주식을 모으는 게 목적입니다.

 

  게임의 체급은 딱 가족 전략 수준입니다. 물론 경우의 수나 돈 계산을 하지 않고서는 진행이 불가능한 게임이라 엄청 쉬운 게임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벤트나 주사위가 제공하는 무작위의 폭이 상당히 커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액션을 조율하는 전략의 재미까지 맛보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처음 1~2라운드는 매우 재밌어서 '어, 살까?'했다가, 게임이 끝날 즈음에는 '아, 내 구매 취향엔 안 맞는 게임이네.'하고 깨닫고 지갑을 닫은 게임이었네요.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엑셀시어 호텔 살인사건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Murder at the Excelsior Hotel)」

 

*독립 시나리오 2조사자 1회 클리어

 

  롤랜드 뱅크스 + 조 다이아몬드의 컨셉 조합에 독립 시나리오 모드로 해봤는데 그럭저럭 만족스러웠습니다. 초플이라서 '조금 찝찝하지만 설마 이게 문제가 되겠어...'라고 생각한 게 정확히 문제가 되어서 제가 원하던 결말은 보지 못했지만요ㅎㅎ

 

  게임의 시나리오는 선형적이지만, 후반부가 크게 달라지는 랜덤요소가 10가지가 준비되어 있고, 여기에서 (저를 입구컷 시킨)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변화도 있어서, 다시 플레이할 가치는 매우 높다고 느껴지네요.

 

  난이도는 높지 않습니다. 저는 19경험치 덱으로 플레이했는데 시나리오 난이도에 비해 덱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물론 롤랜드와 조의 고유 약점은 독립 시나리오에서는 아예 무시할 수 있다는 점도 있겠지만요.) 다음에 다시 한다면 9경험치 덱으로 하거나 캠페인 두 번째 시나리오가 끝난 직후 쯤에 플레이할 것 같습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끝맺지 못한 의식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The Circle Undone)」

 

*캠페인 2조사자 1회 클리어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확장이었습니다.

 

  바로 직전 캠페인인 「잊힌 시대」는 눈 앞의 상대가 빠른 잽을 계속해서 날리는데 그 잽이 아프기까지 해서 힘든 캠페인이었다면, 「끝맺지 못한 의식」은 무거운 뻘밭을 끝없이 걸어가다보니 점점 지쳐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어판이 나온 앞서 세 개의 캠페인은 '인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압도적인 공포와 이해 불가능한 현실'이라는 코즈믹 호러 치고는 그래도 (시스템적으로든 스토리적으로든) 적을 상대하거나 상황을 해소하거나 할 수 있었지만, 이번 캠페인은 (적어도 스토리적으로는) 무력함을 훨씬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무기력함이 싫어서 불호를 말하는 사례도 해외 평가에서 몇 번 봤는데, 저는 이 테이스트가 아주 입맛에 맞아서 좋았네요.

 

  현재 한국어판 캠페인의 제 선호도는 이렇습니다.

 

  카르코사로 가는 길 > 끝맺지 못한 의식 > (특정 시나리오를 제거한) 잊힌 시대 > 던위치의 유산 > (특정 시나리오를 포함한) 잊힌 시대 >= 광신도의 밤(=기본판)

 

 

 

 

 

「윙스팬 : 오세아니아 (Wingspan : Oceania)」

 

  최근 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 「윙스팬」 앱이고 오프라인에서는 풀확장 윙스팬을 자주 하게 되어서 의도치 않게 많은 비교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고민해본 결과 저는 오세아니아 확장이 유럽 확장보다 더 만족스럽습니다.

 

  오세아니아 확장에서 새롭게 추가된 카드가 가져온 변화도 물론 즐겁습니다만, 당밀의 추가와 개인판의 변화가 더 큰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윙스팬에서 현금성인 자원은 먹이/알/카드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는 게임이 진행되는 도중, 특히 초반에는 많을수록 좋죠. 그런데 기존 개인판 액션은 서식지에 놓인 새 카드 수가 비슷할 때 알 낳기는 할만한데 먹이 얻기나 카드 뽑기는 액션이 약하단 느낌이 강했습니다. 게임 초반을 중심으로 볼 경우 그 원인은 대략 세 가지입니다.

 

- (서식지 0~1장, 자원 지불하여 받는 보너스 제외) 먹이나 카드는 1개만 얻지만, 알은 2개 얻음

- 카드는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고, 먹이는 2~3개 내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알은 초반에는 1개만 지불해도 충분함

- (기본판에서는) 라운드 종료 보너스가 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음

 

  그래서 초반에 추가 먹이나 추가 카드를 주는 카드가 없다면 쉽지 않은 초반부를 경험하게 되어서 경험의 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세아니아에서 바뀐 액션은 (서식지 1카드, 자원 지불 보너스 제외 기준) 먹이 2개, 카드 2개, 알 2개로 일정합니다. 때문에 굳이 먹이/카드 관련 카드가 아니더라도 숲/물가에 아무 새 카드나 하나 내려놓고나면 해당 액션이 충분히 강력해지죠. 이 덕분에 초반 흐름이 막히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고 보다 다양한 새 카드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먹이와 카드 액션은 버프되고 알 낳기는 너프되었다고 볼 수 있어서 후반부에 알 낳기 액션이 다른 액션보다 무조건 좋지만은 않은 플레이도 자주 일어나고요.)

 

 

 

  당밀은 거의 와일드에 가까운 자원으로, 먹이 자원을 요구하는 거의 모든 경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정 자원을 요구하는 새 카드 효과에는 쓸 수 없고 라운드 끝나면 버려지는 정도?

  또, 이렇게 사용한 당밀은 당밀을 사용한 서식지에 쌓아놓게 되고, 게임 끝날 때 각 서식지에서 사용한 당밀이 많은 사람에겐 점수를 줍니다.

 

  이처럼 당밀은 다른 자원보다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 만큼, 먹이 얻기 행동이 가지는 위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내가 가져가려던 먹이를 저 사람이 먼저 가져갔어!'라는 상황이 내가 원하는 먹이를 바로 가져오기 힘들다는 약간의 불편함을 줬을 뿐, '이제 쟤가 나보다 유리해!'를 만들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누가 먹이통 재굴림의 기회를 가져가느냐, 그 결과 당밀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먹이 얻기 행동이 언제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게임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쉽게 말해, 그동안에는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이 거의 안 이루어지던 먹이 얻기 행동도, 이제 경쟁의 링 위에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벽게임'이라는 평가가 줄어들게 되는 거죠.

 

 

  저는 기존 「윙스팬」도 좋은 게임이라고 평가하지만, 오세아니아에서 개선된 요소가 매우 마음에 들어서 오세아니아 확장은 매우 중요한 게임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필구 확장? 그 정도는 아닙니다. 「윙스팬」을 처음 하는 사람이 반드시 사야 하는 확장은 아니에요. 기본판으로도 이미 좋은 게임이니까요. 하지만 「윙스팬」이 익숙해졌을 때 분위기를 바꾸고 향상시키기 위해 유럽과 오세아니아 중 하나만 고른다면 오세아니아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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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레거시/스토리 게임은 스포일러가 없고, 약한 스포일러 요소는 가림 처리해두었습니다.

 

 

 

 

 

 

「마이 시티 (My City) (2020)」

- 전체 캠페인 플레이 완료 (4인플)

 

  6월에 끝냈는데 바빠서 리뷰 쓰기를 미루다 보니, 거리두기 강화로 게임하기 힘들어지면서 의욕 감퇴로 더 미루다가, 결국 간단 리뷰로 적당히 마무리 짓게 되네요.

  경쟁 레거시 게임은 「차터스톤」, 「퀸즈데일의 부흥」, 「마이 시티」의 세 개를 해봤는데, 「마이 시티」가 가장 좋았습니다. 협력을 포함하면 여기에 「팬데믹 레거시」 시즌 0, 1, 2가 추가되는데, 이중에서도 공동 1등 정도?

 

이하 간접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한 평가가 있습니다.

 

 

 

 

 

 

 

 

 

 

 

 

 

  폴리오미노 놓기 게임을 기본적으로 좋아하여 가산점을 주기도 했지만, 가장 좋은 건 이 게임이 레거시의 핵심인 '룰의 개변'을 다루는 방식이었습니다.

 

  「팬데믹 레거시」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이나 게임 중 신경 써야 하는 요소 및 목표가 늘어나면서, 캠페인의 후반부로 갈수록 한 판 한 판이 매우 무겁게 느껴지는 걸 단점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전체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학습 곡선 자체는 가파르지 않긴 합니다.)

  그러나 「마이 시티」는 한 번 들어온 룰이 반드시 게임 끝날 때까지 함께하지는 않습니다. 룰의 삭제와 추가가 모두 이루어짐으로써 게임에 지속적인 변화를 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한 게임 한 게임이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것을 방지하였습니다.

 

 

  초기 구매자들은 코리아 보드게임즈의 실수(1챕터에 추가되는 룰A의 오역, 2챕터에 추가되는 요소 B가 1챕터에서 추가된 요소 C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이 미흡)로 캠페인 초기의 경험이 온전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저희 팀 요원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외모와 능력을 가졌던 요원의 초상화입니다.

「팬데믹 레거시 시즌 0 (Pandemic Legacy Season 0) (2020)」

- 전체 캠페인 플레이 완료 (3인플)

 

  얘도 6월에 끝냈는데 이제야 글을 쓰네요.

 

  스포 없이 적자면.... 위장 신분을 이용하여 게임 중에도 직업을 바꾸는 듯한 효과가 생기는 건 좋았습니다. 하지만 팬레 시리즈 중에서 처음으로 마지막 달을 실패로 끝내서 아쉬움도 가장 큰 팬레였습니다. 다만, 마지막 달의 성공/실패 여부와는 별개로, 게임에서 느낀 재미나 만족도 자체는 팬레 1, 2보다는 약간 부족했습니다. 아무래도 레거시 캠페인을 하는 동안 룰이 누적되고 복잡해지면서 피로도가 오는데, 비슷한 시기에 캠페인을 끝낸  「마이 시티」는 레거시 시스템임에도 너무 무겁지 않고 산뜻한 편이라 더 비교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서카디안 : 퍼스트 라이트 (Circadians : First Light) (2019)」

-다인플 수회

 

  한참 전에 킥스타터에서 받은 게임이고 플레이도 몇 번 했는데 간단 리뷰는 쓴 적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주사위를 이용한 일꾼 놓기 게임입니다. 라운드 시작 시 주사위를 굴리고, 주사위가 일터로 나갈 순서를 미리 정해야만 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준비되면 가림막을 열고 일꾼 배치 및 액션을 시작합니다. 주사위 눈이 높아야 좋은 액션과 주사위 눈이 모두 평등한 액션이 섞여 있고, 라운드 끝날 때 일꾼(=주사위)이 돌아오는 액션이 많지만 점수를 내는 액션은 일꾼이 돌아오지 않는 점이 재밌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플레이어의 주사위 눈을 몰라서 일꾼 놓기 계획을 잡는 부분이 너무 무작위적이지 않을까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본부HQ'라는 일터에 자기 주사위를 놓으면 돈 역할을 하는 자원 또는 점수 획득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아주 약간 받고, 그 주사위가 그대로 게임판에 남아 있다가 다음 라운드에 시작 플레이어의 주사위보다 먼저 일을 하러 갈 수 있습니다. 이걸 전략적으로 이용하면 필요한 일을 계획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또 계획 단계 때도 본부에 있는 주사위가 가장 먼저 고려되기 때문에 일꾼(주사위) 준비가 완전히 무작위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주사위 운이 전혀 영향이 없는 건 아니라서, 엄청나게 진지한 자세로 즐기는 게임은 아니지만요.)

 

  전반적으로 최근의 일꾼 놓기 게임들과 다른 경향성을 가진 게임이지만(예를 들어, 자신의 주사위를 보정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는 점?) 그것들이 그저 독특함으로 끝나지 않고 게임의 전반적인 재미의 방향에 잘 어울려서 무척 좋아합니다. 박스는 작지만(「서쪽 왕국의 성기사」와 같은 크기입니다.) 100분 정도 알차게 즐기기 좋아요.

 

 

 

 

 

 

「정령섬 : 가지와 발톱 (Spirit Island : Branch and Claw) (2017)」

- 1인플 십여 회

 

 

  협력 게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고, 1인플이 가능한 게임 중에서도 탑이라고 생각하는 게임이고, 지금도 1인플을 매우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만, '가지와 발톱' 확장은 완벽하게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점령/건설/탐험을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토큰들이 생긴 건 마음에 듭니다. 눈앞에 닥친 위험요소를 급하게 해결하기보단 미래에 다가올 위험요소를 미리 방어한다는 컨셉은 기존 「정령섬」의 재미와 일치하니까요.

 

  하지만 이벤트 시스템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기본판 정령섬에서 운이 작용하는 요소는 능력 카드 획득, 공포 카드, 오염된 섬, 탐험 정도였습니다. 운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게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운이 엄청 크게 작용하는 것도 아니었죠. 하지만 이번에 추가된 이벤트 카드는 제가 원하는 것보다 더 폭넓은 무작위 요소로 느껴졌습니다. 이벤트 카드 덕분에 기본판보다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 건 맞지만, 그 다양함이 꼭 재밌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이벤트 없이 하는 룰도 찾아보았지만 깔끔하게 느껴지진 않았고요.

 

  게임의 높은 완성도에 흠이 갈만한 단점은 아니고 사소한 취향 차이 수준의 요소이지만, 코로나 시국에 가장 많이 돌린 게임 중 하나라서 좀 아쉬운 맘 투덜거려봤습니다.

 

 

 

「하드리아누스 장벽 (Hadrian's Wall) (2021)」

- 1인플 수회, 2인플 2회

 

 

  짧게 요약하면, 엄청나게 거대한 규모의 「영리한 여우 (Ganz Schön Clever)」입니다. 자원으로 칸을 채워서 벌어들이는 콤보에서 재미를 느끼고, 다른 플레이어와의 인터액션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란 점에서요.

 

  여기저기서 자원을 끌어모아 아슬아슬하게 원하는 바를 이룰 때의 재미가 아주 큰 규모로 펼쳐집니다. 위에서 언급한 「영리한 여우」나, 「버건디의 성」 같이 작은 액션이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의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이 게임도 좋아하실 겁니다.

 

  대신 여러분이 알고 계신 그 어떤 게임보다 인터액션이 더 적은 것은 명백한 불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인플이 1인플보다 더 유리하거나 유의미한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게 1인플과 재미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가진 않습니다. 「Encore! (독어명 Noch Mal!)」이나 「크베들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가 「하드리아누스 장벽」보다 훨씬 더 인터액션이 활발한 게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p.s.

  이 게임은 '롤 앤 라이트'나 '드로우 앤 라이트'와는 거리가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카드 드로우의 형식을 취하긴 하지만) 일정 폭 안에서 무작위로 받게 되는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소모하여 다시 자원을 벌어들이고 점수를 높여갈지 결정하는 유로 게임의 감각이 강하죠. '드로우 앤 라이트'와 아예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드로우 앤 라이트'의 정의 및 거기서 기대하는 요소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것도 아닌 중간지대?

 

 

 

 

 

「아컴 호러 카드 게임 : 잊힌 시대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The Forgotten Age) (2018)」

- 1회클 (1조사자 1인플, 쉬움)

 

 

  스토리의 흥미로움, 몰입감, 풍부함, 각 시나리오가 주는 긴장감은 최고였습니다만, 딱 한 시나리오가 매우 큰 불만입니다. 이러한 시나리오형 게임에서 독특한 변화를 주는 것은 좋습니다만, 그 변화의 폭이 지나치게 커서 특정 아키타입의 덱은 아예 대응이 불가능하고, 시나리오 실패 시의 페널티도 지나치게 큽니다. 3~4인플을 주로 하신다면 힘이 약해지는 조사자가 있어도 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저처럼 1~2조사자 플레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단점이 너무 큰 캠페인. 그래서 제 평가는 '던위치의 유산'이나 '카르코사로 가는 길'보다 아래입니다. ('광신도의 밤'보다 조금 나은 정도...?)

 

 

 

 

 

「인더스트리아 (Furnace) (2021)」

- 2인플 기본룰 1회

 

  경매를 통해 카드를 가져가고, 카드를 통해 자원의 변환 및 소모(+득점)이 이루어지는 게임입니다. 다만 경매는 입찰 선언이 아니라 「태양신 라」처럼 입찰 기회가 한정된 방식이고, 유찰되더라도 입찰 디스크를 돌려받지 못하는 대신 자신이 입찰한 카드가 제공하는 보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낙찰받는 게 좋은 게 아니라, 적당한 유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죠.

  이러한 유찰 시스템에 흥미를 느껴서 구입했고, 플레이해본 소감도 만족입니다. 아직 2인플만 해본 거라 낙찰/유찰 시스템의 진미를 느껴보지 않았습니다만, 위에서 설명드린 시스템에 흥미가 느껴지신다면 꼭 한 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카드의 수가 적어서 플레이 다양성을 우려하신 분도 계신 걸로 아는데, (4인플이라 하더라도) 모든 카드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거니와, 카드가 등장하는 순서에 따라서 자원의 흐름이나 카드의 중요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걱정이 없습니다.

 

  2인플 시 더미 플레이어의 무작위성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습니다. 입찰에 몇몇 제한을 두는 규칙 덕분에 라운드 후반에는 더미 플레이어의 디스크가 놓일 수 있는 곳이 좁혀져서 마치 더미 플레이어의 입찰을 예상할 수 있는 듯한 상황이 생깁니다.

  다만 카드의 공급에 관해서는 2인플이 가지는 한계가 느껴지긴 했습니다. 아직 한 판밖에 안 해봐서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전체 36장(프로모 포함 시 37장) 중 24장의 카드만 등장하다보니 게임에 등장하는 카드의 내용이나 순서에 매우 큰 영향을 받습니다. 제가 했던 게임에서는 초반에 자원 변환 카드만 나오고 단순 자원을 얻는 카드 대부분이 4라운드에 나오거나 아예 안 나와버려서 매우 빡빡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었거든요. 인원수에 따라 쓰는 카드풀이 달라지지 않는 게임이라 2인플 시 카드 공급 경향이 큰 폭으로 변하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플레이하시는 분 성향에 따라서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겠네요.)

 

  2인플과 다인플의 경험이 다르고, 일반 규칙과 상급자용 규칙이 다를 것이 보여서 어서 다양한 상황에서 다시 플레이해보고 싶습니다.

 

 

 

 

 

 

 

「18릴리퍼트 (18Liliput) (2018)」

- 2인플 기본룰 1회

 

 

  택배가 다음 주에 올 줄 알았는데 오늘 온 덕분에 바로 한 판 돌려볼 수 있었습니다. (대신 이제부터 에러플을 했는지 룰북 복습을 해야 합니다...)

 

  「증기의 시대」는 많이 해봤지만 18XX 시리즈는 이번이 첫 경험입니다. 그래서 전반적인 게임 흐름을 뒤늦게 파악한 부분이 많았지만 - 두 번째 회사를 너무 성급하게 세움, 후반 D 열차가 매우 강력하고 4등급 열차조차 쇠퇴할 수 있기에 기차 구입을 위하여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도 중요함 - 그래도 작은 박스 사이즈에 기대 이상의 알찬 재미가 담겨 있는 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외 리뷰 중에서 '유로게임에 익숙한 게이머가 접하기 좋은 18XX 게임'이란 평이 있었는데, 아주 정확한 평이었습니다. 18XX 게임이 주식 요소가 강한 게임이라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이 게임은 자기 회사라는 개념도 존재하고 액션 선택도 유로 전략게임스러운 오픈 스네이크 (1-2-3-4-4-3-2-1)를 채택해서 게임이 아주 생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다만 돈 버는 법만큼은 너무 늦게 깨달은 게 아쉽네요ㅠㅠ

 

  저와 같이 한 플레이어 모두 「증기의 시대」를 좋아해서인지 「18릴리퍼트」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반대로 「증기의 시대」가 까다롭고 힘들게 느껴진다면 이 게임도 그리 즐겁지 않으실 겁니다.) 2인플이라서 주식 부분의 인터액션이 다소 약한 느낌도 있었고, 무엇보다 오늘 플레이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맘이 커서 어서 다인플을 해보고 싶네요.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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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오늘은 사진 없이 글만 있습니다. 그리고 각 게임별 문단 내용이 부실한 편이라, 오늘만큼은 리뷰라기보단 후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르네상스의 거장들 (Masters of Renaissance)」

 

플레이 경험 : 1인플 다수, 2인플 (아마도) 2회, 3인플 1회

 

  보드게임긱에는 「위대한 로렌초」의 카드게임 버전이라 되어 있지만, 카드게임보단 구슬게임 버전이라 부르는 게 더 특징을 잘 살리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위대한 로렌초」에서 시스템적으로 가져온 부분은 '신앙심 체크 시 일정 수준의 신앙심이 안 되면 손해를 본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프리액션으로 지도자를 내려놓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지도자 카드를 안 쓰고 버려서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 정도이며, 그 외에는 자원의 종류나 여러가지 외형적 요소를 가져온 정도라서요.

 

  가장 큰 특징인 구슬 시스템은 다인플보단 2인플일 때 더 빛을 발한다는 느낌입니다. 3인플만 되어도 내 플레이가 가져올 영향력의 예측이 쉽지 않더라고요. 대신 2인플에서는 내 플레이의 영향이 너무나 확실한 만큼 의미 있는 수싸움이 가능한 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안 띄지만, 구슬보다 더 이 게임을 빛내주는 시스템은 자원 용량 제한 시스템입니다. 1차적으로 얻는 자원들은 용량 제한이 강하게 걸리기 때문에 구슬을 사용하는 수싸움에 더욱 깊은 풍미를 더해주며, 이 자원들을 가공하여 용량제한을 벗어난 자원으로 만들 수 있기에 어떤 자원을 어떻게 가공할지 방향을 잡는 재미 역시 출중합니다.

 

  아쉬운 점은 종료 조건. 종료 조건 만족 시 그 라운드에 바로 끝나기 때문에 후턴 플레이어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쥐어준 게 아닐까 싶은 느낌이 있습니다. 신앙 트랙으로 게임이 끝났을 때 게임을 끝낸 플레이어는 보통 더이상 할 게 없다는 문제가 있어서 단순히 한 라운드 더 진행하는 걸로는 해결이 안 되긴 하지만요. 그래서 저는 게임 종료 후 마지막으로 남은 지도자 카드를 내려놓을지 신앙으로 바꿀지 정할 수 있는 식으로 하우스룰을 적용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전략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분에겐 2~4인플 모두 괜찮을 게임이고, 2인플에서의 수싸움을 즐기는 분에겐 큰 만족감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듄 : 임페리움 (Dune : Imperium)」

 

플레이 경험 : 1인플 3회, 3인플 2회

 

  1인플은 게임 규칙을 익힐 수는 있지만 다인플의 장점을 온전히 담지는 못합니다. 한 번 쯤은 도전해볼만 하지만, 한 번 성공한 이후로는 손이 안 가는 정도.

 

  다인플 시 게임 자체는 덱빌딩과 일꾼 놓기가 서로의 영역을 적절히 존중하면서도 적지 않은 존재감을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4개 세력의 아이콘은 귀하기 때문에 카드 구입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의 이후 행보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면이 있습니다.

 

  다만 책략 카드가 가지는 힘이 상당하고 라운드 종료 시 일어나는 전투력 비교에서 가장 많은 이득이 분배되기에, 무력 충돌보다는 수싸움을 선호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커서 방출하였습니다. 좋은 게임인 건 알지만 모임 성향에 안 맞은 경우네요. (누가 하자고 하면 흔쾌히 OK!)

 

 

 

  「수입/수출 (Import / Export)」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게임의 구조는 「Glory to Rome」처럼 액티브 플레이어가 액션을 선언하면 다른 플레이어는 액션을 따라가거나 쉬거나 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무거운 전략게임이 아닌 가볍게 플레이하는 게임으로 포지션을 잡으러 한 게 여기저기 보이는 편입니다.

 

  에러플이 많긴 했지만, 모티브가 되는 시스템이 주는 재미가 워낙 탄탄하다보니 만족스럽게 플레이한 편입니다. (한글화가 귀찮아서 언제 또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각각의 액션이 만들어내는 자원/카드의 흐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사소한 에러플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에러플 없이 다시 해보고 싶은데 벌써부터 룰이 가물가물...

 

  단, 게임 중 사용하는 돈이 모두 짝수라고 돈 역할을 하는 구성물을 (숫자 표시 없이) 한 개당 2 크레딧으로 지정한 것은 게임 중 혼동이 많이 일어나는 큰 단점.

 

 

 

 

「보틀 임프 (The Bottle Imp)」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카드에 적힌 점수를 모으는 트릭테이킹 게임이지만, 보틀에 의하여 '가장 강한 카드'가 계속해서 바뀌고, 마지막에 누군가 한 명은 점수를 먹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서 재미가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중에는 점수를 먹기 가장 유리한 카드를 내면 보틀의 다음 번 주인이 되기 때문에 언젠가는 보틀의 주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패를 운용하는 재미가 있었네요.

 

  잠깐 시간 때우기로 하려다가 에러플 잡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써서 어중간하게 플레이가 마무리되긴 했지만, 기회가 온다면 가까운 시일 내로 한 번 더 해보고 싶네요.

 

 

 

「카베르나 - 동굴 vs 동굴 확장 : 제 2시대」

 

플레이 경험 : 2인플 1회

 

  「카베르나 - 동굴 vs 동굴」은 매우 좋아하는 2인 게임이라서 확장을 산 지 오래되었지만, 플레이는 얼마 전에야 처음으로 해보았네요. 결과는 대만족.

 

  기존 게임이 끝난 후 2부에 해당하는 네 개 라운드를 더 진행하는 구성입니다.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게임을 두 번 하는 길이가 되어서 너무 과한 확장이 아닌가 예상했습니다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추가되는 두 번쨰 동굴 보드를 만족스럽게 채우기엔 빠듯한 시간이지만, 기존 게임에서는 할 수 없었던 여러가지(새로운 동굴 설비, 새로운 자원들 활용)를 할 수 있기도 하기에, 과하지 않으면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볼륨 추가였네요.

 

  기본판과 확장 모두 금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금의 가치가 많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가치 판단을 잘 하려면 몇 번 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염소 위에 염소 (Goat 'n' Goat)」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3인플은 덱이 두 바퀴 돌아야 끝나는데 생각보다 게임이 짧았습니다.

 

  제가 게임을 했을 때는 다들 안전하게 플레이하다가 후반에 한 명만 공격적으로 플레이 방향을 바꿨는데, 공격적인 플레이가 턴당 가져오는 카드 수가 많은 장점이 있어서 안전한 플레이가 부럽지 않겠더라고요. 아직 공격적인 플레이로 게임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평가를 속단하기 어렵긴 하지만, 숫자를 통한 간단한 딜레마가 잘 나타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카드 사이즈를 키운 건 칭찬 못하겠어요. 자리는 많이 차지하는데 카드가 커져서 생긴 장점은 느껴진 게 없네요. 기호 이해하기 쉽게 바꾼 건 장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히츠진」과의 통일성을 위해서 일본판 해구를 고려 중입니다.

 

 

 

  「실버 & 골드 (Silver & Gold)」

 

플레이 경험 : 3인플 2회

 

  카드 위에 마킹을 한다는 점에서 끌리고 평가가 나쁘지 않아서 해보고 싶었던 게임인데, 이번에 어른이날 행사 때 할인을 하길래 구입해봤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

 

  폴리노미오 카드 한 장을 펼치면 카드에 있는 폴리노미오를 자신이 가진 두 장의 카드 중 하나에 채우는 게 기본인 드로우 앤 라이트 게임입니다. 여덟 장의 폴리노미오 카드 중 무작위 일곱 장이 매 라운드 사용되고 가득 채운 카드가 점수가 되는 방식.

 

  카드 한 장에 공간이 많지 않아서 이걸 채우는 게 게임이 되나 싶었는데, 오히려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좁기 때문에 생기는 퍼즐적인 재미가 있어서 가벼우면서도 고민의 재미가 있는 수작이었네요. 카드 한 장을 채울 때마다 나름의 달성감도 있기에 게임이 늘어지는 부분도 없고요.

 

  카드 위에 직접 표시하는 특성상 슬리브는 의미가 없고, 게임의 수명이 곧 동봉된 펜의 수명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펜을 다 쓸 때 쯤이면 이미 돈값 이상 즐긴 상태일지라 펜이든 게임이든 기분 좋게 새로 구입하게 될 것 같네요.

 

 

「포인트 샐러드 (Point Salad)」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실버 & 골드」보다 기대가 컸던 게임인데,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큰 게임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저기서 조금씩 점수를 버는 '포인트 샐러드' 장르를 컨셉으로 삼은 게임입니다. (「버건디의 성」, 「테오티우아칸」 등이 이런 장르에 속합니다.) 수많은 행동이 각자 다양한 점수를 제공하고, 그중 나에게 도움이 되는 요소를 취사선택하는 게 재미인 장르죠. 이 게임도 그만큼 모든 카드가 조금씩 점수가 되기는 합니다만... 제가 포인트 샐러드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나에게 주어진 기회와 선택을 조합하여 상호작용 및 득점을 하는 거지, 진짜로 점수를 여기저기서 줍기만 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네요. 이 게임에서 이뤄지는 선택과 결과는 그렇게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중고로 팔기에는 애매한 가격대의 게임이라서 일단 가지고 있다가 몇 번 더 해보긴 하겠습니다만, 이 게임이 엄청 좋아질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 맵 컬렉션 7 - 일본 / 이탈리아 (Ticket to Ride Map Collection 7 : Japan / Italy)」

 

<일본>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게임판의 상당수 노선은 신칸센(회색) 구간으로, 이 구간을 지을 때는 사용하는 카드는 평소와 같지만, 완성된 노선에는 자신의 기차를 노선 길이만큼 놓는 게 아니라, 공용 신칸센 열차를 놓습니다. 점수는 얻지 않는 대신 신칸센 트랙을 짓는 데 사용하는 카드의 수는 기록합니다. 이렇게 지어진 신칸센은 티켓 성공을 위한 연결 확인 시 모든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게임 중 신칸센을 짓는 데 쓴 카드 수의 합계 순위에 따라 가점/감점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신칸센 규칙에 개인 기차 수 제한(20개)이 더해져 일반적인 T2R과는 많이 다른 티켓/득점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제가 했던 게임에선 세 명 모두 60점 근처의 점수가 나와서 인상적이었네요. (160점 아님...)

 

<이탈리아> (플레이 경험 : 3인플 1회)

  「티켓 투 라이드 : 유럽」 등에 존재하는 페리 노선이 존재합니다. 기존 페리는 일정 수 이상의 기관차 카드(와일드 카드)가 반드시 필요한 방식이었는데, 이탈리에는 이러한 구간을 2칸 채울 수 있는 카드가 있어서 패리의 길이에 비해 카드 모으는 스트레스는 적은 편입니다.

  이탈리아의 각 도시에는 소속 지방을 뜻하는 아이콘이 있는데, 자신의 열차 네트워크가 다양한 지방을 연결할수록 게임 종료 시 받는 보너스가 커집니다. 일부 지방은 지방에 속한 모든 도시를 연결하면 이 수치를 높여주고요.

  길이가 7인 페리 노선도 두 개 짓고 꽤 다양한 지방을 연결한 덕분에 1등을 해서 특히 더 인상이 좋은 맵이네요. (다만 지방 연결 수치는 열심히 했음에도 최대치가 아니었습니다. 아예 이쪽을 특화하는 전략도 가능해 보이네요.)

 

  일본 맵은 기존 T2R과는 다른 화끈한 변화가 필요한 플레이어가, 이탈리아 맵은 기존 T2R에서 변화가 적은 쪽을 선호하는 플레이어가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 아래에는 「언락! 6~8」에 대한 간단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는 최대한 배제하였으며, 해당 시나리오를 시작하자마자 알 수 있는 요소는 일부 표기되어 있습니다. 조금의 스포일러도 보고 싶지 않은 분은 스킵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락! 6 (Unlock! Timeless Adventure)」

  시즌 6부터 튜토리얼이 3.0으로 업그레이드되고, 기존에 있던 Code 기능이 Machine으로 흡수되는 대신 대신 각 시나리오별로 특별한 기능을 가진 버튼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The Noside Show(난이도 1) : Machine의 중요도가 높아진 만큼 적극적으로 사용하긴 하는데, Machine을 이용하는 퍼즐이 맥락에 맞게 부드럽게 이어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Arsene Lupin and the Great White Diamond(난이도 2) : 다인플 강제는 아니지만, 2인 이상일 때 재밌어지는 요소가 있습니다. 언락! 앱을 실행하는 기기의 화면이 큰 편이 좋습니다.

-Lost in the Time Warp(난이도 3) : 난이도는 2.5 정도의 느낌. 완성도와 재미가 매우 뛰어나서, 시리즈 전체 시나리오 중에서도 가장 맘에 드는 편인 시나리오였습니다. 적어도 「언락! 6~8」 중 에서는 가장 만족스럽고, 시리즈 전체에서 고른다면 시즌 1의 Squeek and Sausage, 시즌 3의 The Adventurers of Oz와 함께 가장 맘에 드는 세 시나리오 중 하나입니다.

 

 

  「언락! 7 (Unlock! Epic Adventure)」

-The Seventh Screening(난이도 1) : 기존 언락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에게 충격을 선사할 시스템을 들고 나왔지만, 명목상의 난이도가 낮아서인지 고유 시스템이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2인 이상의 플레이어를 요구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설명서에 적힌 인원수도 2~6인.)

-The Dragon's Seven Tests(난이도 2) : 기존에 존재하던 시스템 하나를 일부러 최대한 배제하였고 Code를 대체하는 인상의 고유 시스템을 매우 자주 활용합니다. 고유 시스템에서 호불호가 꽤 갈릴 것 같지만, 고유 시스템의 활용도는 훌륭한 편. 다인플 강제는 아니지만, 플레이어 수가 많을수록 재밌어지는 기믹이 하나 존재합니다. (대신 각 플레이어가 모두 언어적 장벽이 없어야 합니다.)

-Mission #07(난이도 3) : 엄청 신선하다기보단 기출 변형 느낌의 시나리오이지만, 구성이 매우 탄탄합니다. 난이도는 2.5 느낌. 두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어서 덱이 얇다 보니, 덱에 남은 카드를 기억하기 쉬운 단점이 있습니다.

 

 

  「언락! 8 (Mythic Adventure)」

  이 시즌부터는 스텝-바이-스텝 해설지를 제공하더군요. 앱에서 제공하는 힌트/솔루션만으로 부족한 경우 도움이 됩니다.

-In the Clutches of Hades(난이도 1) : 이게 어떻게 난이도 1이야!!!!!!!!!

-Professor Noside's Animal-O-Matic(난이도 2) : 시나리오를 시작하자마 스마트 기기의 카메라를 활용하는 기믹이 등장하고, 이 기믹을 시나리오 내내 빈번히 활용합니다만, 인식률이 좋지 못합니다. 검은 매트를 사용하면 인식을 못하는데 목재 책상 위에선 인식이 된다거나, 꽤 많이 줌인을 해야지만 인식이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 것 때문에 페널티 등으로 시간 손해를 많이 봐서 썩 재밌게 즐기진 못했습니다.

-Around the World in 80 minutes(난이도 3) : 역시 스마트 기기의 성능을 활용하는 편인 시나리오이지만, 앞의 시나리오와 달리 진행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신선하면서도 납득가는 방식의 진행이 많아서, 「언락!」 시리즈가 장기화되었지만 실망하지 않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였습니다. 다만 훗날 한국어판 발매 시 지도에 있는 Sea of Japan은 코보게의 고민거리가 될 것 같네요.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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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긴 글 써내려가기 힘들어서 두서 없이 주관적인 장단점 정도만 짚는 식으로 썼습니다.

 

 

보드게임 플레이 횟수

: 기본판 4개 캠페인 모두 클리어

- The Long Hunt 캠페인 4회 (1인 1헌터 2회, 2인플 1회)

- Growing Madness 캠페인 1회 (1인 2헌터)

- Secrets of the Church 캠페인 1회 (1헌터)

- Fall of Old Yharnam 캠페인 1회 (1헌터)


  따라서 본문의 모든 내용은 기본판만을 기준으로 하며, 대다수 내용이 1인플을 기준으로 합니다.

 

  원작 비디오게임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딸 만큼 재밌게 즐겨서 원작 비디오 게임과의 비교가 많습니다. (소울 시리즈는 해본 적 없음)

 

 

 

장점

 

 

 

▷적절한 규모의 캠페인

 

  강한 테마, 멋진 피규어, 스토리 요소가 있는 협력 게임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반지의 제왕 : 가운데땅 여정」은 매우 긴 캠페인 길이가 저에겐 큰 단점이었습니다. 다양한 육성 및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은 가능하겠지만, 한 가지 게임을 위해서 같은 멤버가 자주, 오래 만나야 하는 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어요.

  「블러드본 보드게임」의 캠페인은 매우 짧습니다. 세 개 챕터로 구성되며 1~2인플 기준 한 챕터가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죠. 중심이 되는 사건이 있긴 해도 그 외의 부분들은 인스턴스 던전의 느낌이 강한 구조라 스토리적인 장점은 「반지의 제왕 : 가운데땅 여정」보단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만, 그만큼 부담도 적어서 저에겐 큰 장점이었습니다.

 

 

 

▷보드게임에서도 건재한 유다희와 극복의 재미

 

  원작 비디오게임은 처음 만나는 적부터 매우 위협적인 강함을 보여주고 비디오게임 중에서도 어려운 게임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캐릭터 조작이 익숙해지고 적의 공격을 파악하는 눈이 생기면서 점점 더 어려운 적을 상대할 수 있게 되는 재미가 살아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호평하는 작품이죠. 극복하는 재미가 살아 있는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 역시 난이도가 즐거운 의미로 높습니다. 보드게임 규칙이 복잡하다는 의미나, 클리어의 문이 매우 좁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한두 번의 실수가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실력이 쌓이면 캠페인 클리어가 어렵지 않다'는 의미에서요.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헌터의 최대체력은 6입니다. 필드에 있는 일반몹들의 공격은 평균 2~4의 피해가 들어가고 특수능력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회복이나 회피 수단 없이 한 번만 맞아도 사망 위기이고 두 번 맞으면 확정 사망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공격속도와 화력을 이용하여 맞기 전에 적을 죽이거나, 경직(stagger)이 붙은 공격을 먼저 함으로써 적의 공격을 무효화하거나, 적 행동 덱에 남은 카드를 고려하여 충분히 감내 가능한 공격만 당하거나, 적의 공격에 맞춰 언제든지 회피가 가능하도록 여유 슬롯 및 카드를 준비해두거나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조종하는 실력이 늘어나면서 높은 난이도는 진입 장벽이 아닌 극복하는 재미의 대상이 됩니다.

 

 

 

▷ 기본판만으로도 충분한 볼륨, 1인플과 다인플 모두 훌륭한 게임 디자인

 

  저는 피규어 퀄리티, 아트웍 같은 하드웨어적인 부분도 좋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규칙과 컨텐츠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게이머입니다.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건 결국 잘 짜여진 규칙과 잘 준비된 컨텐츠를 통해 제공되는 재미의 개성과 퀄리티라고 보는 편이에요.

 

  비슷한 시기에 킥스타터 펀딩 및 배송이 진행되었고 똑같이 소니 퍼스트 비디오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호라이즌 제로 던 보드게임」은 개성적인 장점도 많지만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매우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세한 부분을 빼고 이야기하다면, 기본판의 컨텐츠 부족, 2인플 기준 협력도 경쟁도 애매한 부분이 존재하는 게임 규칙이 제일 아쉬웠어요. 특히 규칙의 애매함은 원작 비디오게임을 옮겨오는 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보드게임으로서의 재미와 완성도를 일부 놓쳤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블러드본 보드게임」은 제가 「호라이즌 제로 던 보드게임」에서 느낀 갈증을 확실하게 해결해주었습니다.

 

  기본판만으로도 게임 캠페인이 4개로 단순히 클리어 한 번만 따져도 10시간 이상 분량입니다. 일반적들이 같은 적이어도 행동 패턴이 두 가지씩 존재하고, 몇몇 캠페인은 이러한 일반 적의 구성을 자유롭게 바꿀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캐릭터별 개성이 더해져서 일반 적이라고 해도 전혀 다른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도 생기고요. 기본판만 따졌을 때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1인플이 구색 맞추기 수준인 게임도 많지만, 「블러드본 보드게임」은 1인플의 플레이 흐름도 자연스럽고 재미가 뛰어납니다. 각 챕터의 맵이 아주 넓진 않기에 한 명이서도 충분히 맵 탐색 및 챕터 진행이 가능하고, 오히려 1인플일 때 주어진 라운드 수가 더 많기도 합니다. 2인플일 때는 특유의 어그로 시스템을 이용하여 헌터 한 명에게 공격이 몰리는 걸 방지하는 등, 1인플로는 느낄 수 없는 협력의 재미도 피부로 느낄 수 있고요. 「호라이즌 제로 던」이 기본 규칙인 경쟁 규칙이 충분히 공정하고 긴장감 있는 경쟁을 제공하지 못하고, 변형 규칙인 협력 규칙의 경우 경쟁 규칙에 맞춰서 디자인된 카드가 너무 많다는 문제점 때문에 한계가 있었기에, 「블러드본 보드게임」의 협력플은 협력 게임의 기본기를 잘 지킨 것만으로도 저에겐 큰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일반 적이나 보스 중 한 칸에 있는 모든 헌터를 공격하는 패턴이 다수 있어서 다인플은 1인플보단 신경써야 할 게 많습니다. 3인플 이상일 경우 이러한 공격 패턴 때문에 1~2인플보다 난이도가 높아지리라 생각하고요. 3~4인플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저는 이 게임의 최적 인원이 1~2인이리라 예상합니다.)

 

 

▷ 원작 팬이 재미를 느낄 요소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비디오게임 원작 보드게임은 원작 재현과 완성도 추구의 균형잡기가 큰 과제입니다. 비디오게임 중 다수는 실시간 게임이지만 보드게임 중 다수는 턴제 게임이라는 차이도 있고요. 저는 이 부분에서도 「블러드본 보드게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무기의 공격 슬롯마다 속도와 피해량이 다르고, 여기에 플레이어가 가진 카드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활용을 통해서 스태미너를 관리하고 적의 반응에 집중하는 느낌이 잘 살아 있습니다. 정해진 단계를 따라가는 보드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액션 게임 같은 '컨트롤의 재미'가 있어요.

 

  원작 비디오게임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초반에 만나게 되는 야수의 무서움을 기억하실 겁니다. 계단 위에 올라가니 거대한 검은 야수 두 마리가 짜잔~하고 나타나고, 무서워서 열심히 도망쳤더니 다른 적들보다 훨씬 먼 거리까지 쫓아오죠. 이는 보드게임에서도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Scourge Beast는 플레이어를 쫓아올 때 다른 적의 두 배의 속도로 움직이고, 확률적으로 추가 동료를 소환하는 어빌리티를 가지고 있죠.

 

  이처럼 원작 보드게임이 가진 수많은 개성적인 시스템 - 변형 무기,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의 위험성, 필드의 적의 부활, 안개 벽, 다양한 사냥도구의 활용, 비디오게임에서 적들이 보여준 주요 패턴 등 - 가 보드게임의 시스템에 맞춘 형태로 훌륭하게 재현되어 있습니다.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원작의 주요 이벤트도 대다수 등장하고요. (보드게임의 볼륨을 위하여 원작에는 없던 이벤트도 많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단점

 

 

▷ 빈틈이 많은 규칙, 규칙서, 진행 불가 오류

 

  완벽한 게임 규칙/규칙서라는 건 꿈만 같은 이야기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만, 「블러드본 보드게임」은 유독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조건이 만족되었을 때 '원하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의 설명을 automatically라고 해놓고 규칙서에 '원할 경우 사용'이란 말을 안 해주어서 헷갈리게 한다거나, insight 토큰이 존재하는 게임에서 '완료한 퀘스트'를 insight라 부르지만 이걸 규칙서에 언급을 안 해주었기에 규칙서만으로 게임 진행이 안 된다거나,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특정 장소가 반드시 필요한데 게임 준비할 때 그 타일을 따로 빼두란 말을 안 해두어서 문제가 생긴다거나... 이것 말고도 문제점이 많아서 인터넷의 도움 없이는 규칙 파악이나 게임 진행이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CMON이라는 대형 퍼블리셔에서 발매 전 검수조차 안 한 건가 싶을 정도에요.

  게임을 플레이하시려는 분은 반드시 BGG에 올라온 비공식 FAQ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boardgamegeek.com/thread/2578097/bloodborne-faq-thread

 

Bloodborne FAQ Thread | Bloodborne: The Board Game

So I think we can all agree that, whilst this game has a lot going for it, it's in desperate need of an FAQ. In the meantime, however, I thought I'd put some of the more popular points down here to try and help new players now that

boardgamegeek.com

 

 

▷ 피규어를 제외한 구성물 퀄리티의 아쉬움

 

  플레이별 개인 보드, 캐릭터 보드, 공용 보드가 얇은 종이입니다. 카드랑 같은 두께인 것 같아요. 맵 타일은 두꺼운 보드인데 나머지는 왜 이런 수준인 건지 의문. 맵 타일도 마감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타일 덱 셔플 시 빠르게 훼손이 일어나고 뒷면 색감이 다른 게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타일 덱 셔플은 안 하고 주사위를 사용해서 뽑고 있네요.

  기본 제공되는 플라스틱 인서트 트레이의 카드 슬롯이 카드 사이즈에 딱 맞아서 카드에 슬리브를 씌우면 카드가 안 들어갑니다. (CMON이 내는 게임들의 고질적인 문제이죠.) 슬리브를 꼭 하는 입장에선 트레이가 없는 것만 못한 경우라 인서트 플라스틱 트레이는 버렸습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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