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40 정도에 도착했는데 이미 줄이 상당히 길더군요. 주로 코리아보드게임즈 전용관 줄이었는데, 이번에는 코보게가 마켓 계산대도 늘리고 마켓 대기줄도 벽을 따라 준비한 덕분에 수많은 인원이 5분만에 입장할 수 있더군요.
가자마자 일행과 함께 「퍼틸리티」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퍼틸리티 (Fertility)」
4인플 (모르, J님, M님, N님)
자기 차례가 되면 소지한 2x1 타일 세 개 중 하나를 공용 게임판에 놓습니다. 플레이어들이 기존에 배치한 타일과 같은 색깔 칸이 인접해야 하며, 이렇게 인접한 색깔 및 지도 보너스(가릴 때 또는 인접할 때, 1x1 빈칸을 만들 때)에 따라 자원을 얻거나 기념비를 설치하고, 자원을 활용하여 간단한 점수 액션들을 할 수 있습니다.
앞 사람이 만들어놓은 게임판 환경에서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칸을 찾거나 다음 차례인 플레이어에게 복이 굴러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는 게 게임의 주요 재미입니다. 자신의 차례에 벌어들인 자원 중 쓰지 않은 것은 모두 버려지기 때문에 단순히 많이 버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에서도 전략적인 요소가 발생합니다.
가볍고 아기자기하게 플레이하기엔 나쁘지 않지만, 최근 이 정도 체급의 게임은 구입하는 데 특히 주의하고 있기도 하고, '내가 잘 되는 것'보다 '남이 잘 되지 않는 것'에 더 신경쓰는 게임은 구입을 꺼려하는 편이라서 체험해본 것에 만족하고 구입은 포기하였습니다. (페스타 시작하자마자 「퍼틸리티」 테이블에 앉은 이유가 아직 구입을 결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임은 제 뒤에서 제가 생각한 거 이상으로 이득을 보고 계셨던 N님의 압승.
「에코 링크 (Eco-Links)」
4인플 (모르, J님, M님, N님)
여섯 마리 동물의 위치가 정해지면 각 플레이어는 자기 게임판의 동물들을 연결시키기 위해 타일을 배치합니다. 이때 동물이 없는 곳으로 길이 연결되거나 길이 어긋나게 타일을 배치해서는 안 됩니다. 실시간으로 퍼즐을 진행하여 먼저 완성할수록 높은 점수를 얻지만, 대신 다음 라운드에 사용할 수 있는 타일에 제한이 생깁니다.
제가 예전에 매우 재밌게 했던 「터보 택시 (Turbo Taxi)」와 비슷한 시스템인데 육각형이라는 것과 앞서가는 플레이어에게 제한이 생기는 요소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봉고 익스트림」, 「우봉고 3D」 등의 공간지각력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요ㅎㅎ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하고자 겨우 두 판만 했는데 같이 하신 분들은 퍼즐 맞추기 힘들다고 그만하자고 하시더군요 ㅠㅠ 테이블에서 설명해주신 코보게 직원분께서 제 개인판 사진을 찍어가신 게 뿌듯했습니다 ㅋㅋ 사고 싶기는 한데, 샀다가 제가 설명하고 제가 이기는 게임이 될 것 같아서 걱정이네요. 오늘도 제가 압도적으로 앞서나가는 중에 중단했습니다...ㅎㅎㅎ....
이후 보드엠 부스에서 「사이언시아」도 해보려 했는데 이제 막 설명을 시작하는 등, 타이밍이 안 좋아서 포기했습니다. 3관, 1관 가볍게 둘러보기만 한 후, 코보게 마켓에 가서 게임을 사서 나왔네요. 저는 부탁받은 것까지 합하니 30만원이 넘어서 매트도 하나 받아서 지인분 드렸습니다 ㅎㅎ; 엄청 무거웠어요...
식사 후, N님과는 인사 후 나머지 세 사람은 저희 집으로 이동하여 이번주 집모임을 시작하였습니다. W님도 이때 합류.
첫 게임은 페스타에서 구입한 「블랙아웃 홍콩」. 미리 영어 규칙서를 읽어뒀기 때문에 펀칭 후 슬리브만 씌우고 바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블랙아웃 홍콩 (Blackout Hong Kong)」
4인플 (모르, J님, M님, W님)
심각한 정전이 발생한 홍콩을 배경으로 시민들이 겪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조직을 운영하여 승점을 얻는 전략 게임입니다.
라운드 시작 시 자원 주사위를 굴려 결과를 확인한 후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슬롯(게임 시작 시 3개, 게임 중 1개 추가 가능)마다 한 장씩 카드를 뒷면으로 놓아 계획을 세웁니다. 이후 슬롯에 놓은 카드를 사용하면서 자원을 얻거나 전문가 카드의 기능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가진 자원을 활용하여 목표를 달성하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나거나 카드 회수 시 할 수 있는 액션이 늘어나고, 게임판에 큐브도 배치할 수 있게 됩니다. 이후 정전 지역을 수색하여 자원이나 승점을 얻을 수 있고, 새로운 목표를 구입할 수 있으며, 게임판에 큐브를 놓은 정도에 따라 몇몇 지역이 안정화되면서 주변에 큐브를 놓은 플레이어들이 승점을 받게 됩니다. 손에 남은 카드가 일정 수 이하라면 자신의 슬롯 중 한 곳에서 카드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카드를 회수할 때 그동안 달성한 목표 및 지역 안정화에 따라서 보너스 액션을 수행하고요.
카드를 슬롯에 배치하고 슬롯 단위로 카드를 회수하는 방식에서는 디자이너의 전작인 「몸바사 (Mombasa)」가 생각났습니다. 「몸바사」를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게 2~3년 전이라서 구체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인상만 비교해본다면, 「몸바사」는 '제약 조건이 많아서 게임이, 특히 책이 매우 힘들다.'는 인상이 남아 있는데 비해, 「블랙아웃 홍콩」은 무료로 받는 자원이나 적은 비용으로 하는 액션이 충분히 있어서 「몸바사」만큼 힘들지는 않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목표 카드 달성을 통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늘리거나 카드 회수 시의 보너스 액션을 늘릴 수 있고, 중요한 점수/자원 공급책인 수색 및 지역 안정화에 필요한 큐브를 지도에 놓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목표를 가져오고 어떻게 해결할 건지' 퍼즐을 풀듯이 고민하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또한, 사용한 카드를 마음대로 회수할 수 없고 손에 든 카드가 줄어들었을 때 하나의 슬롯만 회수할 수 있고, 목표 달성 조건 중 하나의 슬롯에 특정 색 조합으로 카드가 모여 있어야 하는 것도 있어서, 어느 카드를 어느 슬롯에 깔고 언제 회수할 것인가 하는 중기 계획도 재밌게 즐겼고요. 이런 점들이 취향 적격인지라, 「몸바사」보다 더 맘에 들어서 구입하길 정말 잘했어요.
게임은 수색을 활발히 진행하고 카드 회숫 시 보너스 액션을 알차게 확보한 M님이 1등, 비슷한 전략을 취한 제가 5점 정도 차이로 2등이었습니다.
이어서 작가의 전작인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을 확장 포함하여 플레이하였습니다.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Great Western Trails)」 + 「북으로의 철로(Rails to the North)」 확장
4인플 (모르, J님, M님, W님)
저와 W님은 확장을 해봤고, J님과 M님은 기본판을 플레이해본 적이 있어서 너무 간단하게만 설명을 하고 방심했더니, 여기저기서 사소한 에러플이 작렬하는 한 판이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 금방 잡아서 (아마도)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 미묘한 한 판이었네요. (사진에도 에러플이 찍혀있네요.)
저는 4소를 빠르게 한 장 가져온 후 확장 영역에 집을 많이 놓아서 검은 디스크를 빨리 빼는 쪽으로, W님은 건물을 중심으로 하여 집을 여럿 놓는 방향으로, M님은 종합적으로 가면서 중후반에 소를 많이 사는 전략으로 진행하였습니다. (J님은 기억이 안 나네요...) 저는 빠르게 두 개의 검은 디스크를 해제하여 5핸드 6이동력을 확보한 덕분에 특별히 부족한 부분 없이 게임을 진행하여 집 15채를 모두 건설하는 데 성공하고 적은 수의 소(333-44)로 샌 프란시스코와 뉴욕 모두 한 번씩 배달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결과는 제가 1등, M님이 2등. 저와 M님이 작가의 두 작품 모두 1, 2위를 해서 신기했네요.
저녁 식사 후 한 시간 이내의 간단한 게임을 찾던 중, 마친 개봉 노플이었던 「하트 오브 크라운」이 낙점되었습니다.
「하트 오브 크라운 (Heart of Crown)」
4인플 (모르, J님, M님, W님)
모두 「도미니언」에 능숙하고 M님이 한 번 해본 적이 있고 기본 세트였기도 해서 특별히 막히는 점 없이 플레이는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플레이어들이 자금력이 되기 시작할 때 쯤, 어느 공주를 어느 타이밍에 옹립하고 그 후 승점을 내려면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가, 라는 부분에서 「도미니언」과 매우 큰 차이를 보이더군요. 승점을 내려면 카드를 사기만 하면 되는 「도미니언」과 달리, 구매 턴을 포기하고 손에 든 승점(에 해당하는) 카드를 등록하는 턴을 가져야 한다는 점 때문에 차이가 컸습니다. 공주가 제공하는 특수능력 및 공주를 옹립할 때 생기는 직할지도 활용의 여지가 컸고요.
「도미니언」을 매우 좋아하는 만큼 덱빌딩 게임은 두루 즐겨보는 편입니다만, 앱으로는 즐겨도 실물로는 구입하지 않거나 구입해도 방출하는 게임이 많았는데, 「하트 오브 크라운」은 아직까진 매우 긍정적인 상황입니다ㅎㅎ
게임은 가장 먼저 공주를 옹립하고 승점도 가장 먼저 모으기 시작한 제가 23점으로 승리하였습니다!
「하트 오브 크라운」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마침 페스타에서 넓게 나온 슬리브도 구입해둔 「더 시티」를 마지막 게임으로 정하였습니다.
「더 시티 (The City)」 2019년판
4인플 (모르, J님, M님, W님)
특별히 전략...을 세울 것도 없이, 8장 내외로 카드를 깔 때쯤이면 끝나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저는 초반에 상업 아이콘을 이용하는 건물이 나와서 이를 활용하여 수익을 늘리고, 중반에 교통 아이콘을 이용하는 건물이 나와서 승점을 모아갔네요. 덕분에 1등! 오늘 1등 많이 했네요ㅋㅋ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인데, 번역이 너무 엉망으로 나와서 이게 보약 쪽이 잘못한 건지 아니면 게임 자체가 용어 설정이나 규칙서 작성을 이상하게 한 건지는 영어판 킥스가 집에 와봐야 알 것 같네요. (일단 한국어판이 용어 통일 자체를 실패한 사례도 하나 있고요.)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거의 12시간을 먹는 시간 빼면 보드게임만 생각하고 구입하고 플레이하면서 보낸 하루였네요.
'리뷰 및 후기 모음 > 모임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 23, 24일 주말 게임 후기 (0) | 2022.04.25 |
---|---|
[2019.02.16] 집 모임 후기 (0) | 2019.02.16 |
[2019.02.02] 집 모임 후기 - 「트램웨이즈」 등 (0) | 2019.02.03 |
[2019.01.19] 집 모임 후기 (0) | 2019.01.20 |
[2018.12.25] 집 모임 후기 (0) | 2018.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