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 - 올빼미 신전

플레이 경험 : 아르낙 매우 많음, 올빼미 신전 3인플 1회

 

 

  '뒤틀린 갈림길' 확장에 포함된 올빼미 신전입니다. (한국에서는 '모험의 궤 (빅박스)'에 동봉으로만 판매하였고 별매 버전은 현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올빼미 신전의 특별한 요소로는 '올빼미 신전 타일'과 '등불 토큰'이 있습니다.

 

 

  기존 조사 트랙의 윗 칸에서 구입할 수 있던 '신전 타일'이 사라진 대신 올빼미 신전 타일이 생겼습니다. 조사 트랙에서 특정 칸에 먼저 도착하면 주던 보상이 대부분 사라진 대신, 해당 칸에 있는 사람은 선착순으로 올빼미 신전 타일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올빼미 신전 타일을 (점수 값어치에 무관하게) 두 개 모을 때마다 합쳐서 우상 타일을 넣어서 보조 행동을 얻을 수 있는 추가 슬롯이 생깁니다.

 

  슬롯이 추가된 만큼 우상 타일을 더 공급하기 위하여 1단계 현장 중 절반은 새로운 현장 발견 비용에 금화가 추가로 드는 대신 우상 타일을 하나 더 줍니다. 그리고 (캠프 칸을 비롯하여) 우상 타일과 상호작용하는 칸이 소소하게 많아졌다는 점도 특기할만합니다.

 

 

  조사 트랙에서 돋보기를 은퇴(?) 시킬 수 있는 샛길이 곳곳에 있습니다. 돋보기가 은퇴하고 나면 이제 등불이 조사 트랙에서 출발할 수 있고요. 체감상으로는 등불이 주는 조사 트랙 등반 혜택이 더 큰 느낌이었는데... 첫 게임에서는 조사 트랙 전진이 시원찮았던지라, 아직 큰 체감은 못했습니다. 다음 번 플레이 때는 돋보기 옥상 등반을 하든, 돋보기 빠른 은퇴 후 등불 질주를 하든 해보고 싶네요.

 

 

 

  조사 트랙을 먼저 도착하는 것만으로는 바로 혜택이 생기지 않고 올빼미 신전 타일을 구입하고 우상 타일까지 끼워야지 메리트가 완성되는 구조라서, 올빼미 신전에서 추가된 혜택을 챙기기 위한 밑작업은 많이 요구되지만, 그 혜택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아닙니다. 오히려 '남이 다 먹게 두면 크게 밀린다.'는 점에선 기존 조사 트랙에서 먼저 올라가면 좋다를 약간 비틀었는데 그 과정에서 점수도 챙겨준다는 정도라고 느꼈네요.

 

  오히려 올빼미 신전 타일을 지원하기 위해 우상 공급량을 늘리고 우상과의 상호작용 요소를 추가한 게 더 재밌게 느껴졌다 싶기도 합니다.

 

 

  아르낙은 아르낙인지라 게임은 여전히 매우 재밌었지만, 다른 신전 트랙보다 특별하게 더 재밌다는 느낌은 부족했습니다. 대신 화사한 분위기의 아트웍은 압도적 호감이네요. (아무래도 기존에는 현장 쪽 아트웍은 똑같고 조사 트랙만 바꿔서 더 체감이 큰 것 같기도 합니다.)

 

 

 

 

 

 

「아컴 여행 가이드」

플레이 경험 : 2인플, 1인플 1회

 

 

  플레이어가 도시 투어 루트를 짠다는 느낌으로 진행하는 롤&라이트 게임입니다.

 

 

  주사위 결정 단계에서 주사위 값 두 개가 정해지면, 그 값으로 개인판의 좌표에 관광객을 배치하고 그 근처에 여행 경로 후보를 추가합니다. 모든 라운드가 끝나면 그동안 그린 경로 중 한붓 그리기 형태로 최종 코스를 결정하고, 해당 코스에 인접한 관광지 및 관광객 기반으로 점수를 얻습니다.

 

  아컴 시는 아컴 시이기에, 차원문(!)을 이용하여 한붓 그리기를 점프할 수도 있습니다. 차원문을 이용하거나 특별한(!) 장소에 도달하면 게임 종료 시 광기가 쌓이게 되고요. 광기는 게임 종료 후 강림하는 고대의 존재들을 마주할 때 페널티가 발동될 확률을 높이는 데 일조합니다.

 

   고대의 존재는 네 종류 중 하나가 사용되는데, 게임의 규칙 및 종료 시 페널티/이득에 변주를 줍니다. 이 고대의 존재를 상대로 성공(주사위 5-6.)을 얻으면 역으로 점수를 벌기도 하고요. 고대의 존재를 마주할 때를 대비하여 게임 중 아이템을 모을 수도 있고요.

 

 

  고대의 존재를 마주한다는 결과를 고려했을 때 플레이어의 선택이 고민되는 요소가 분명히 있긴 한데... 주사위가 정해졌을 때 그 주사위로 선택할 수 있는 좌표가 두 개뿐이라는 점에서 플레이어의 운신의 폭이 너무 좁다고 느낄 여지가 있습니다. 좌표 설정 후 경로를 그리는 경우의 수까지 생각하면 경우의 수가 적은 게 아니고, 주사위도 다섯 개를 굴린 후 돌아가면서 밴픽을 하는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아무래도 한 번 사용된 좌표는 또 쓸 수 없는데, 주사위는 같은 값이 또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의 영향인 것 같기는 합니다.

 

 

  아직 「인스머스 여행 가이드」는 안 해봤기는 하지만... 보관 박스가 사실상 없고 구성물만 보내주는 거나 마찬가지인 포장 방식, 게임성에 대한 만족감이 크게 높지는 않다는 점까지 겹쳐서, 현재로서는 다른 사람에게 구입을 추천하거나 후속작으로 예정(?)된 '킹스포트 여행 가이드'의 구입은 좀 조심스러울 것 같습니다.

 

 

 

p.s.1

  개인판이 모두 동일한 줄 알았는데, x축이랑 y축이 증가순인지 감소순인지가 달라서 네 장의 개인판이 모두 (숫자 배치뿐이긴 해도) 다르더군요.

 

p.s.2

  '대학 온천'의 오역도 감점 요인입니다.

 

p.s.3

  기본적으로 기호화되어 있어서 검정 마카만으로도 진행 자체는 되지만, 한 눈에 자신의 상태를 보려면 색깔이 있는 편이 좋습니다. 문제는 게임 규칙상 모든 플레이어가 동시에 같은 색깔 마카를 써야 해서 기본 동봉된 마카만 써서는 주고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네요. 심지어 처음 쓰는데도 잘 안 나오는 마카도 있었고요.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 - 거미 신전

플레이 경험 : 아르낙 매우 많음, 거미 신전 3인플 1회

 

 

  '뒤틀린 갈림길' 확장에 포함된 올빼미 신전입니다. (한국에서는 '모험의 궤 (빅박스)'에 동봉으로만 판매하였고 별매 버전은 현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거미 신전에서는 조사 트랙에 있는 제단을 활용하여 다양한 유물 카드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여기에 비용으로 사용하는 '검은 석판'이 추가되었습니다.

 

 

  조사 트랙에서 자신의 토큰보다 아래쪽에 있는 제단에 검은 석판을 바치면 제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빈 제단이면 카드 열에 있는 아무 유물 카드를 가져와서 제단에 놓고 사용할 수 있고, 이미 카드가 놓인 제단이면 그 카드의 효과를 사용합니다. 게임 종료 시 각 제단을 가장 많이 사용한 플레이어들은 약간의 승점도 받고요.

 

  검은 석판은 일반 석판과 값어치는 같은데 구할 수 있는 루트가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일반 석판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제단에 바치는 것도 유물 카드 사용 비용인 석판을 내는 셈이고요.

 

  다만 제단에 사용한 검은 석판은 게임 종료 시 감점이 발생합니다. 플레이어들이 게임 중 사용한 검은 석판의 수에 따라서 감점 수치가 정해지는데, 개당 감점이라서 무시무시한 감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첫 게임에서 -40점 받았습니다....)

 

 

  조사 트랙의 제단을 통해 유물 카드를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할 수 있게 된 만큼, 게임이 훨씬 윤택하고 풍부하게 진행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검은 석판의 감점도 이러한 이유로 존재하는 요소일 테고, 조사 트랙이 다른 신전보다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감점이라는 페널티가 있긴 하지만, 게임 중 비용이 아니라 게임 후 감점이라서 게임 진행 중에는 불편함 없이 고민이 다양해지는 구조라서 올빼미 신전보다 훨씬 만족스럽고, 나아가서 전체 신전 중에서도 가장 만족도가 높은 신전 중 하나입니다. (첫플임에도요!)

 

 

  만약 '뒤틀린 갈림길' 확장이 별도로 발매된다면, 저는 이 거미 신전 하나만으로도 구입할 가치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밤 분위기의 훌륭한 아트웍도 좋고요!)

 

 

p.s.

  조사 트랙에서는 보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의 첫 게임에서는 1단계 현장에 보석을 주는 현장이 전혀 안 나와서 조사 트랙 전진이 쉽지 않았네요. 그래서 그런지 다들 점수도 70점 내외로 종료되었습니다.

 

p.s.2

  조사 트랙의 갈림길이 단순히 자원만 바꾸는 게 아니라 아예 등반 보너스까지 바꾸는 것도 재밌는 요소였습니다.

 

 

 

 

 

 

「다윈의 여정 : 오세아니아」

플레이 경험 : 다윈 매우 많음, 오세아니아 2인플 1회

 

 

  최근 킥스타터 후원자 배송이 진행된 「다윈의 여정」의 새로운 지도입니다. 기본판에서도 사용 가능한 새로운 개인판이 등장하였고, 위험이라고 하는 리스크 관리 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위험은 육상/해로 트랙을 남들보다 먼저 가거나, 특정 종에 대한 표본 발견을 남들보다 먼저 했을 때 주로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쌓인 위험은 라운드 종료 시 (매 라운드 변경되는) 위험 페널티를 곱셈으로 받게 만듭니다. 따라서 무조건 앞서가는 플레이가 아닌,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 감내할 가치가 있는 위험 및 그 페널티인지를 판단하고 관리하는 실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저는 기본판 지도에서는 라운드가 시작한 뒤에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어서 전략적인 수싸움이 가능한 점을 좋아했고, '불의 땅' 확장에서 게임 중에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랜덤 요소가 등장하는 건 불호였습니다. 이번 '오세아니아'에서는 라운드 시작 시 모든 정보가 공개된 수싸움이 진행되기에 저는 '불의 땅'보다 '오세아니아' 쪽이 훨씬 더 맘에 듭니다.

 

 

  오세아니아 확장이 상당히 맘에 들어서 그런지, 오세아니아 펀딩의 이슈를 잘 해결한다면 후일 나올 「다윈의 여정」 빅박스 및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갈릴레오의 진실」은 꼭 구매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네요. (기본판에 있는 그 회사 로고도 없앨겸...)

 

 

p.s.

  위험 페널티 때문에, 최종 점수는 기본판보단 낮게 나오는 편인 것 같습니다.

 

 

 

 

 

「터미너스」

플레이 경험 : 5인플 1회 (첫 게임 추천 세팅)

 

 

  플레이어는 자신의 미플을 액션 칸에서 시계방향으로 원하는 만큼 이동시켜서, 도착한 칸에서 선택 가능한 행동들 중 하나를 수행합니다. 즉, 론델 방식이긴 한데, 이동력의 제한은 없는 대신, 한 라운드 동안 행동 트랙을 세 바퀴 돌면 끝이라는 점엔 주의해야 합니다.

 

 

  론델 게임 답게, 내가 하고 싶은 행동들은 절대로 내가 원하는 순서대로 있지 않습니다. 한 칸에서도 여러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바퀴 동안 내가 이 칸에서 어느 행동을 할지, 그리고 선점 요소를 위해서 이 칸을 뛰어넘고 다른 칸으로 빨리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행동도 마냥 단순하진 않은 게, 특정 칸에서만 가능한 행동도 있지만, 인접한 두 칸 중 아무 칸에서나 선택 가능한 행동도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건설한 개발 구획에 자신의 로비스트를 올려놓으면 특정 칸에서 선택 가능한 행동이 늘어나기도 하고요. 다만 개발 타일에 로비스트를 올릴 수 있는 건 두 명뿐이기도 하고, 로비스트가 사용할 곳은 많은데 수는 제한되어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기대를 크게 하지 않고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론델의 핵심 재미인 '행동 순서를 내 맘대로 하기 어렵다.'는 부분이 게임을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더 정교하게 짜여 있음을 느꼈네요. 바퀴 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행동 트랙을 많이 이동하는 것에는 매우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도 좋았고요.

 

  플레이어에게 특별한 능력을 주는 업그레이드 기술이 하나하나 전부 강력한데, 그 구매 비용은 매우 저렴한 대신, 기술은 두 개까지만 보유할 수 있어서 기술 구매의 노력을 요구하기보단 단순히 선택과 활용에만 고민을 요구하는 것도 상당한 호감 요소였습니다.

 

 

  몇 번 더 하고 싶기도 하고, 심지어 구매까지 고민될 정도로, 생각보다 더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p.s.

  5인 전원 첫플이어서 다들 어리버리하느라 게임이 오래 걸렸고, 중후반부터는 게임의 전략 요소를 하나씩 꺠우치면서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제 다음 플레이를 위한 복기 겸해서 몇 가지 남겨봅니다.

 

- 개발 타일이 주는 행동이 좋다고 해서, 로비스트들을 개발 타일에 너무 많이 올려놓지 말자. 프로젝트에 올릴 로비스트가 부족해진다.

- 로비스트 판매(!)로 자원 얻는 행동도 마찬가지.

- 할 게 없다고 행동 공간을 뛰어넘기 전에는 한 번 더 고민하자. 특히 로비 공간에서, 로비스트를 회수하는 거는 생각보다 좋은 행동이다.

- 기술 타일은 여섯 개 모두 보기보다 훨씬 좋다. 특히 자원 치환 및 추가 라바콘은 후반에 큰 규모로 행동을 해야 할 때 한정된 자원 창고 슬롯을 상당히 잘 쓸 수 있게 해준다.

- 프로젝트에는 로비스트가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상당히.

- 한 해가 시작할 때 주는 자원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다음에 하면 첫 해에는 꼭 허가서(Permit)를 받을 것이다...

- 역 제한 증가(물방울 토큰 이동)은 미리미리 해두자. 게임 종반에 하려면 자원 창고 공간이 부족해서, 한 바퀴 동안 역 제한 증가와 선로/역 건설을 모두 하기는 매우 힘들다.

- 두 번째, 세 번째 해를 시작할 때 턴 순서에 따라 받는 혜택은 매우 미미하다. 그보다는 턴 순서에 따라서 자원 가격이 달라지거나 선점 요소를 뻇기는지가 더 중요하다. 반대로 이 부분에서 영향이 적다면 굳이 앞 턴을 잡으려고 몸부림칠 필요가 없다.

- 행동 칸이 제한된 만큼, 자원을 기본 행동이 아닌 곳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상당히 좋은 효과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건설 중 다른 사람 역에 연결해서 받는 1 에너지는 생각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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