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써서 게임을 다 쓰긴 어렵고 기억이 어느 정도 또렷한 것만 최대한 써보겠습니다.

 

 

 

시볼루션

Civolution

 

 

  콘에서 구매한 게임 중 가장 많이 돌린 것 같습니다. (대부분 1인플이지만 대신 하루 한 판씩 하고 있네요.)

 

  예전에 쓴 1회플 소감에서는 「버건디의 성」과 차이가 크다고 했는데, 하면 할수록 결국 한 가족(사촌 정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사위의 랜덤성을 경계하며 준비하거나, 나온 결과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점수가 나오는 포인트 샐러드라는 점에서요.

 

  물론 「버건디의 성」은 주사위의 값과 무관하게 모든 액션이 가능하지만 액션의 구체적인 내용이 달라지는 구조인 것에 반해, 「시볼루션」은 주사위의 값에서 이미 액션이 갈리는 대신 액션을 할 수만 있으면 액션의 내용에서는 주사위의 값이 상관이 없다는 점은 차이가 있지만요.

 

  그래서 「시볼루션」은 특정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에는 리스크가 있고, 꼭 실행해야 하는 계획은 미리 준비를 해놓거나 약간 혜택이 줄어들더라도 기회가 왔을 때 바로 해버리는 게 좋다는 게 최근 생각입니다.

 

  다만 주사위 결과를 나름대로 조합해서 결과를 내는 전술성이 강한 게임이다보니, 각 액션의 디테일이나 파급효과를 모르는 첫플보다는 2, 3회플이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룰마를 하게 되면 이해도가 있는 상태에서 해서 첫플에도 비교적 더 재밌게 즐기는 것 같고요.)

 

  초보 세팅으로 즐긴 2인플은 250점 정도 나왔는데, 숙련자 세팅으로 즐긴(+가벼운 마음으로 고민하기보단 빠르게 하는) 1인플은 200점을 겨우 넘기고 있는 게 최근 고민이네요.

 

 

 

 

 

 

 

 

 

레이징 로봇

Raising Robot

 

 

개인판을 가꾸는 목적은 「윙스팬」처럼 특정 액션을 할 때 더 많은 혜택을 받기 위함인데, 액션의 선택 방식은 「산 후앙(푸에르토 리코 카드 게임)」, 「레이스 포 더 갤럭시」의 방식을 따르는 게임이라고 하면 이 게임의 소개가 끝난다고 볼 수 있겠네요.

 

  플레이어가 선택한 액션이 공개되고 나면 동시진행이라서 6인인데도 플레이가 막힘이 없었던 건 장점이고, 같이 하는 플레이어와의 소통의 재미는 플레이어가 의도적으로 신경써야만 살아난다는 건 단점입니다. (결국 동시진행 게임의 숙명이지요.)

 

  「윙스팬」이 컬렉팅 박스 팔아놓고 확장 발매가 늦어지는 거랑 퍼블리셔가 불만이어서 팔았는데, 이 게임을 구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고민 중입니다. (우선 콘 신작부터 충분히 즐기고....)

 

 

 

 

 

 

 

로보트릭

Robotrick

 

 

  3인 전용 트릭테이킹 게임인데, 4번째 플레이어는 로봇 AI가 맡습니다. 로봇의 핸드와 카드를 내는 습관은 모두 공개된 상태라서, 자신이 낸 카드에 로봇의 반응을 예측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스페이스 크루」나 「반지원정대 트릭테이킹」 2인플을 해보신 분은 어떤 느낌인지 아실 겁니다.)

 

  트릭을 이긴 게 로봇이냐 사람이냐에 따라 승점/감점을 얻게 되는데, 승점도 한 라운드에 세 번까지만 얻을 수 있고 이후에는 감점이 되기 때문에 로봇 및 다른 플레이어의 성향을 잘 파악해야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 콘에서 구매한 가벼운 게임 중에선 가장 만족도가 높고, 3인 경쟁 트릭테이킹 중에서도 가장 재밌게 즐기고 있어요.

 

 

 

 

 

 

 

스위트랜드

Sweet Lands

 

 

  잘 섞어서 맛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법이죠. 「스위트 랜드」의 각 요소요소는 새롭기보단 어디선가 많이 본 것들이지만, 그 요소들이 귀여운 게임 구성물과 함께 한 곳에 잘 어우러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전략 게임을 많이 해본 분이라면 생각보다 금방 익힐 수 있고, 반대로 이 게임이 귀여워서 도전한 뒤 이 게임에 익숙해지면 다른 게임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될 거란 느낌이네요.

 

  워낙 출중한 신작(저에겐 「시볼루션」)이 많은 시기라서 우선도는 금방 낮아져버렸지만, 언제든 다시 하고 싶은 재미와 귀여움이 있는 게임입니다.

 

  다만 아이콘이나 카드 인터페이스가 안 좋은 건 단점이고, 또 아무 비용 없이 소량의 자원이라도 얻는 형태의 메인 액션이 없다시피해서 전략 게임에 약한 분들이 했을 때 허덕일 수 있는 건 주의할 점이겠네요.

 

 

 

 

 

 

반지원정대 트릭테이킹 게임

The Fellowship of the Ring : Trick-Taking Game

 

 

 

  사실 처음에는 '반지의 제왕' IP에 묻어가는 게임이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완성도 있고 재미의 깊이가 있어서 놀란 게임입니다. 3, 4인은 못해보고 1, 2인만 해봤는데 적어도 카드게임치고 비싼 값은 한다는 게 첫인상이네요.

 

  다만 이걸 끝까지 깰 멤버를 모을 수 있을지는...ㅠㅠ

 

 

 

 

 

 

 

크로놀로직 : 파리 1920

Kronologic : Paris 1920

 

 

  「튜링 머신」 작가 페어의 작품이고, 구성물 중에도 「튜링 머신」과 비슷한 게 있습니다. 사건 관계 인물의 시간대별 동선을 파악해서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는 디덕션 게임이에요.

 

  사건의 종류에 따라 추리해야 하는 요소 규칙이 조금씩 달라지고, 여기에 '인물들은 반드시 매 시간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는 규칙을 통해서 연역되어 나오는 정보들을 활용하는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튜링 머신」의 경우 '퍼즐 게임'으로선 아주 높이 평가하지만 '보드게임'으로선 고평가하기 조심스러운 게, 플레이어간 상호 작용이 '누가 먼저 맞췄나 비교' 외에는 전혀 없다는 점이 큰 단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크로놀로직' 시리즈는 플레이어가 알아내는 정보 중 전체와 공유해야 하는 정보와 혼자만 알게 되는 정보가 섞여 있어서 다른 사람과 같이 플레이하는 의미가 매우 크더군요. 내가 어떤 질문을 게임에 던져야 남은 도움이 안 되는데 나에게 도움이 안 될까 고민하는 맛이 좋았어요.

 

  덕분에 시나리오 하나하나의 플레이 만족도나 밀도가 「튜링 머신」보다 훨씬 높아서, 비록 시나리오가 15개밖에 없긴 해도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네요. (게다가 작가가 BGG에 PnP 시나리오를 공개하기도 했고요.)

 

  어서 시리즈의 다른 작품이나 확장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피쉬 앤 트릭

Fishing

 

 

  프리드만 프리제의 카드 게임은 대부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 믿고 구매했고, 「피쉬 앤 트릭」도 제 취향에 딱 맞았습니다.

 

  자기가 딴 카드가 다음 라운드의 핸드가 되는데, 만약 딴 카드가 부족하면 바다 덱에서 더 좋은 카드를 받을 수 있어서, '점수 vs 파밍'의 재미를 트릭 테이킹 장르에서도 잘 살렸단 느낌입니다.

 

  파밍으로 나오는 카드가 100퍼센트 예상하는 건 불가능하고, 또 다른 사람이 이전에 딴 카드가 많으면 그 카드 중 일부는 대기 카드가 되기도 하기에 트릭 테이킹 장르의 주요 전략인 카운팅이 의미가 낮아서, 아예 트릭 테이킹을 파티파티한 마음으로 웃고 떠들며 즐기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파밍 카드 요약표를 안 넣어준 건 단점인 것 같았지만... 게임을 파티파티하게 즐긴다고 생각하면 사실 별로 안 중요할 것 같기도 하고요.

 

 

 

 

 

 

 

 

섀클턴 베이스

Shackleton Base : A Journey to the Moon

 

 

  올 상반기에 가장 만족한 게임은 「세티」였지만 「세티」를 처음 즐긴 건 작년이라서 올해 상반기 최고의 게임 자리는 좀 고민이었는데, 「섀클턴 베이스」의 만족도가 너무 높아서 고민이 해결되었습니다.

 

  화끈한 플레이어간 상호작용까지 고려하여 전략을 선택하는 재미, 기업 조합으로 확연하게 달라지는 게임 흐름, 설령 비슷한 세팅이라고 해도 플레이어의 선택이 게임을 크게 바꾸게 된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플레이어들의 전략적 존재감 모두 너무 좋네요.

 

  이렇게 재밌을 줄 알았으면 선주문을 취소하지 않으면 더 좋았겠지만, 설령 런칭 정가로 사더라도 후회하지 않았을 게임이라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규칙서나 카드에서 문장도 불명확하고 게임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건 큰 단점입니다. 번역이 아니라 원문부터 있던 문제이긴 한데, 카드 중에 오역이 의심되는 카드도 있고요.

 

 

 

 

 

캐슬 콤보

Castle Combo

 

 

   카드 아홉 장을 구매하면 끝인 게임이지만, 그 카드를 고민해서 구입하고 배치하는 재미가 아주 일품입니다. 주변에도 많이 추천하고 있고, 누가 하자고 하면 아무 군말 없이 바로 착석할 그런 게임이에요. (저는 안 샀지만...;;)

 

 

 

 

 

 

종이와 바다

Sea Salt & Paper

 

 

 

  간단한 셋 컬렉션 게임이지만, 의외로 한 턴 한 턴 다가오는 고민이 재밌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뭘 모으는지 예측하는 재미, 나의 소중한 한 턴을 어떤 카드를 모을지 고민하는 재미난 셋 컬렉션의 원초적인 재미인데, 이 게임 덕분에 오랜만에 그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진하게 우려낸 맛으로요.

 

  그리고 제 주변에선 잘 안 쓰지만, 점수를 크게 벌기 위한 베팅이 가능하단 점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무엇보다 종이접기로 만든 개성적인 일러스트가 극장점이에요. 예쁜 카드 좋아하는 분에게 강추합니다.

 

  확장은 아직 안 샀지만, 확장 없이도 만족도가 너무 좋아서 오히려 확장을 구입할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입니다.

 

 

 

 

 

우리 사이 냥이

Cat Between Us

 

 

  플레이어들이 내려놓은 카드의 '숫자'가 플레이어들이 손에 남긴 카드의 '색깔'별 밸류를 결정하고, 밸류 합이 라운드 시작 시 정해진 숫자 이하이면서 그 값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승리합니다. 이렇게 세 번 이기면 게임 전체에서 승리하는데, 한 번 이길 때마다 받아야 하는 카드 장수와 남겨야 하는 카드 장 수가 하나씩 늘어나서 밸류 컨트럴이 어려워지는 묘미도 있습니다.

 

  5, 6인플에서는 플레이하는 카드보다 남기는 카드가 많아서 내 전략보다는 다른 사람의 눈치 보기 및 기도가 더 힘이 강해서 편하게 웃고 즐기는 느낌이고, 3, 4인플은 전략적으로 수싸움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생겨서 저는 3, 4인플이 취향이긴 하네요.

 

  일러스트의 귀여움은 설명이 필요 없겠고요.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 뉴질랜드

Great Western Trail : New Zealand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 아르헨티나」는 인터페이스적인 불만도 있었거니와,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과의 차별점이 새로운 재미를 주었는가에 대해선 물음표를 지울 수 없어서 방출했는데,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 뉴질랜드」는 아예 작정하고 덱에 포함가능한 특수 카드가 게임에 다수 등장해서 덱빌딩적인 재미가 강화된 점이 좋았습니다.

  조만간 해구를 한다면 이 게임이 1순위이지 싶네요.

 

 

 

 

 

 

르사파

Resafa

 

 

 

  올 상반기 새롭게 배운 게임 중 가장 맘에 들었던 게임인데,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 뉴질랜드」를 만나면서 공동 1위가 되었다가, 「섀클턴 베이스」가 나오면서 공동 2위로 내려간 「르사파」입니다.

 

  아무래도 아트웍 스타일도 있고 타이밍도 안 좋아서 언급은 적은 것 같지만 저는 매우 맘에 들어하는 게임입니다.

Posted by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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