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간단 리뷰'는 제가 최근에 플레이한 보드게임 중 새롭게 배운 게임이나 특별히 코멘트할 게 있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해보는 게시물입니다. 읽으실 때 플레이 횟수가 적은 상태에서 게시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플레이 횟수가 특히 부족한 게임은 제 플레이 경험 폭을 적어놓았습니다.
「아를의 평원 (Fields of Arle) 빅박스」
플레이 횟수 : 확장 포함 3인플 2회
우베 로젠베르크 디자이너의 「아그리콜라」 계통 일꾼놓기 작품은 여럿 있는데, 저는 「카베르나」와 「아를의 평원」은 「아그리콜라」와 유사성이 높은 작품, 「기도하고 일하라」와 「오딘을 위하여」는 차별성이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르 아브르」나 「레이크홀트」는 「아그리콜라」 계통이라 하기 곤란한 정도라 생각하고요.)
「아그리콜라」와 「카베르나」는 한때 소장했다가 방출한 작품입니다. 「아그리콜라」는 드래프트 등을 적용했을 때 늘어나는 재미나 밸런스적 장점에 비해 피로도가 매우 높아지고, 그렇다고 드래프트를 안 하자니 뭔가 불균형이 심해지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한층 개선되었을 「카베르나」에 기대를 걸었으나, 「카베르나」는 알아야 하는 건물의 수가 너무 많아서 시작하는 거 자체가 너무 힘들었어요.
「아를의 평원」은 제가 「카베르나」와 「아그리콜라」에 느낀 아쉬움이 딱 맞게 개선되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건물은 「카베르나」만큼 부담될 만큼 많지는 않으면서도 다양성을 확보할 만큼은 등장하고, 「아그리콜라」와 일꾼놓기가 주던 다양한 재미 요소가 잘 살아있었어요. 「아그리콜라」에서는 직업과 보조설비라는 형태로 각 플레이어마다 다른 효율을 제공하던 방식은 여러 도구 및 도구를 활용하는 행동에 흡수되었다고요.
특히 '라운드마다 계절이 다르고, 계절에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이 다르다. 단, 계절별로 단 한 번(3인플은 두 번)은 다른 계절의 액션이 가능하다.'는 방식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테마가 살아있으면서도 게임의 재미가 극대화되는 지점이라고 느꼈네요. 계절의 흐름에 순응하며 계획을 잘 짜는 것도 좋고, 다른 계절의 액션을 활용하여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다른 계절의 액션을 사용하면 다음 계절에 턴 순서가 불리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을 택하고 어느 것을 포기할지도 고려하는 게 즐거웠습니다.
인원수가 최대 3인이면서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편이긴 한데, 요즘은 집에서만 적은 인원수로 게임을 하다보니 이 부분이 단점으로 느껴지지도 않네요ㅎㅎ
「블랙 엔젤 (Black Angel)」
플레이 횟수 : 3인플 1회
내가 가진 주사위 중 하나로 액션을 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주사위를 사와서 액션을 합니다. 시스템적으로는 포인트 샐러드가 될 것 같은데, 점수에 매우 짠 게임이라서 게임 종료 시 50점을 못 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1점 1점을 내는 게 빡빡하기 때문에, 액션 하나 하나를 소중히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생각해야 할 것도 많고 자원 관리도 잘 해야 하고요.
내가 한 행동이 공용 게임판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액션의 효능을 높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를 잘 예상해야 하는 부분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득이 된다고 해서 행동을 무조건 피하게 되는 게임은 좋아하지 않지만, 「블랙 엔젤」처럼 각자가 매순간 이득을 취하면서 결국 서로 이득을 보게 되는 적당한 밸런스가 갖춰진 게임은 좋아합니다.
다만 주사위 구성이 0 1 1 2 3 3이고 주사위 보정이 주사위를 뒤집어서 +2 또는 -2를 하는 것뿐인데, 그러면 0 or 2가 1 or 3보다 나쁜 게 아닌가... 싶긴 해요. 주사위의 운이 충분히 배제되어 있는지가 궁금한데, 아직 룰을 겨우 익힌 초보 수준이라서 확신은 없네요.
점수나 자원이 펑펑 터지는 경우가 많은 최근 유행과는 거리가 있는 게임입니다만, 반대로 그런 이유에서 꽤 마음이 가는 게임입니다. 에러플 없이는 아직 한 번밖에 못 해봤는데, 조만간 재도전해봐야겠어요.
(사진 없음)
「퀸즈데일의 부흥 (The Rise of Queensdale)」
3인플 7회 (4시대까지 진행)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결과(자원 4종, 액션면 2개)를 활용하여 일꾼놓기 방식으로 자원을 모으거나 다양한 액션을 하는 간단한 규칙이 중심이 되는 경쟁 레거시 게임입니다. 레거시가 진행됨에 따라 주사위에 붙일 스티커를 구입하여 주사위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자신의 개인 영역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건물을 건설하여 영구적으로 소유하는 게 가장 큰 레거시적 요소입니다.
경쟁 레거시 게임은 「챠터스톤」만 해봤는데, 「챠터스톤」보단 훨씬 좋았습니다. 「챠터스톤」은 6인플까지 가능한 대신 인원이 부족하면 메인 컨텐츠마저 게임상에 덜 공개될 가능성이 높은 구조인데, 「퀸즈데일의 부흥」은 메인 컨텐츠를 놓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또한 레거시적으로 뒤쳐진 플레이어를 서포트하는 장치가 많아서 승자독식이 반복되는 일을 막고 뒤쳐진 플레이어도 즐겁게 뒤쫓아가는 게 가능한 점도 좋네요.
아직은 매너리즘보다는 흥미를 느끼는 정도가 더 큽니다. 다행히 뼈대가 되는 게임 구조가 매우 단순하고 한 게임에 걸리는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짧기 때문에 너무 몰아서 하지만 않는다면 클리어할 때까지 질리지 않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번역이나 구성물 퀄리티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문장은 읽기 힘들 정도로 부자연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안 그래도 스토리에 몰입하기 힘든 게 경쟁 레거시인데, 번역마저 안 좋으니 스토리엔 흥미가 안 생기네요. 구성물은 '우리 게임은 조금 스포일러 당해도 별 문제 없어.'라는 건지, 세심함 없이 거의 전부 보이는 방식입니다. 「팬데믹 레거시」가 상자 등을 통해서 얼마나 스포일러 방지에 열심히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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